결국 너구리에게 케이오 패를 당하고 항복을 하고 말았다.
너구리는 망사 펜스를 뚫고 보라는 듯 땅콩을 맛있게 서리해 먹었다.
역시 너구리의 꽤는 보통이 넘는다.
여우가 지어 놓은 집을 여우를 몰아내고 너구리가 차지를 한다더니...
너구리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땅콩을 거두어 들이기로 했다.
너구리를 먹을 정도면 사람도 먹을 수 있을만큼 땅콩이 여물었다는 증거다.
땅콩을 몇 개 껍질을 벗겨보니 먹을만큼 여물어 있다.
땅콩을 뽑아내서 테라스로 옮기고 거적으로 덮어두었다.
너구리는 테라스까지 뒤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땅콩을 서리한 자리에는 무와 배추를 더 심을 예정이다.
날마다 너구리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는데 차라리 잘된 일인 것 같다.
내년에는 땅콩을 심는 것을 고려해 보아야 할 것 같다.
"ㅎㅎ 너구리야, 내가 졌어. 먹을 만큼 먹었으니 나머지는 나도 좀 먹어야지."
(201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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