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희망의 씨앗'네팔 방문기②-모금운동과 방문준비
천수관음 자비의 손길로 모아진 위대한 선물
30대를 목표로 했던 컴퓨터가 70대로…
장학금을 후원하고 있는 아이들이 단 한번만이라고 컴퓨터의 자판을 만져 보고 싶다는 소식을 받은 후, 컴퓨터 모금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컴퓨터가 한 대도 없었던 버드러컬리 학교는 2010년 자비공덕회 네팔 현지 학교를 방문하여 기증한 컴퓨터 10대로 컴퓨터교실을 열고 있습니다.
▲컴퓨터 교육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버드러칼리 학생들은 컴퓨터 자판을 합번만이라도 만저보는것이 소원이다.
컴퓨터 교육은 4학년부터 12학년까지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어 실시를 하고 있습니다. 2010년 이 후부터 컴퓨터 기초교육 코스, MS오피스 사용법,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이메일, 인터넷 사용법등 12 단계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버드러컬리 초중고, 전문대학전체 학생 수는 1000명이 넘으며, 컴퓨터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은 한 달에 100루피(1200원)의 사용료를 부담하고 컴퓨터교실 차례를 기다리고 있으나, 10대의 컴퓨터로는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하여 극소수의 학생들만 컴퓨터를 만져볼 수 있는 실정입니다. 학생들의 가장 큰 소원이 컴퓨터를 만져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듣고 나서 명조, 지상 스님과 회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여 컴퓨터 30대를 목표로 하고 2013년 8월 공식으로 모금운동을 전개하기로 했습니다. 홈페이지에 모연문을 올리고, 신문과 인터넷에도 이 내용을 알렸습니다. 과연 목표한 모금운동이 이루어질까? 하는 우려를 하면서도 그대로 밀고 나갔습니다.
컴퓨터 10대를 선 듯 보시하신 안양 관음사 성혜스님
▲컴퓨터 10대를 선듯 기증하신 안양 관음사 성혜스님
처음에는 지지부진하던 모금운동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탄력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금년 5월 안양 관음사 성혜스님께서 데스크 탑 10대를 보시하시겠다고 선 듯 약속을 하시면서 컴퓨터 모금운동은 탄력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자비공덕회는 성혜스님께서 동체대비 자비의 손길을 내밀면서부터 용기를 얻어 모금운동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습니다.
성혜스님께서는 지난 2011년 7월부터 우리 자비공덕회가 장학금을 후원하고 있는 버드러칼리 전문대학생들 30명에게 매년 300만원의 학자금을 지원하여 학생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는 등 자비공덕회의 동체대비 자비 행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노트북 30대를 기증받은 성천거사님
▲노트북 30대를 기증받게 해준 성천거사님
명조, 지상 두 스님께서 온 힘을 다하여 모금운동을 펼치셨습니다. 그리고 심해정 회장님(컴퓨터 5대 기증), 염불성 부회장님(컴퓨터 5대 기증), 그리고 무량수 재무보살과 선법성 총무보살님, 그리고 감사 성천거사님께서 마음을 내어 모금운동에 열과 성의를 다했습니다. 성천거사님께서 우리금융에서 컴퓨터 30대를 기증받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우려 활동을 해주셨습니다. 그 결과 뜻하지도 않았던 노트북 30대를 기증 받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작게는 1만원에서부터 크게는 100만원까지 보시를 해 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국내는 물론 멀리 해외에서도 크고 작은 성금을 보내주셨습니다. 이 지면을 통해서 정성스럽게 보시를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해서 데스크 탑 40대(네팔 현지구입), 노트북 30대, 총 70대를 네팔에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은 법당을 가득 채운 선물꾸러미
컴퓨터뿐만이 아닙니다. 네팔 아이들과 학부모, 선생님들께 드릴 선물도 의외로 많은 분들로부터 기증을 받았습니다. 핸드백 100개(남대문 사루비아 핸드백 선혜 보살님), 의류 100점(동대문 관음행 보살님), 구두 50켤레(금강구두 심해정 보살님), 볼펜 1000자루 등이 모여 졌습니다.
발로 뛰며 행사를 준비한 석정거사와 무량수 보살
이번 행사는 네팔 현지와 늘 연락을 취하며 현지 행사 준비는 국제운영위원인 석정거사(케이피 시토울라)님의 역할이 없으면 도저히 이루어 질 수 없는 일입니다. 그는 항상 매우 긍정적인 마인드로 매사를 추진하였습니다.
▲이번 행사 손발로 뛰며 불철주야 준비를 한 자비공덕회 국제운영위원 석정거사(케이피 시토울나)가
네팔 현지에 도착하여 버스에 올라 짐을 확인하고 있다
네팔 현지에서 컴퓨터를 구입하는 일, 3개 학교에 컴퓨터를 설치하는 일, 우리 회원들의 비자, 항공권, 여행 일정을 준비하는 일 등을 밤을 새워가며 추진하였습니다. 그는 전화통신이 어려운 네팔 현지와 수없이 국제전화를 하며 행사를 준비하였습니다. 그의 열정이 없었더라면 언어와 풍습이 다른 복잡한 국제적인 행사를 쉽게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컴퓨터 기증패와 플래카드도 제작을 하여 준비를 했습니다. 좀 번거로운 일 같기도 하지만 행사를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제작물들도 무량수 재무보살이 제작회사에 자비공덕회의 봉사 활동을 위한 것을 전해 아주 원가로 제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준비과정에서 무량수 보살님의 역할도 컸습니다. 볼펜, 가방, 플래카드와 기증패 등 잡다한 심부름을 마다않고 발로 현장을 뛰며 봉사를 하여 주었습니다. 봉사란 누군가 이렇게 몸을 던져 하는 사람이 있어야 이루어지는 것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법과 상에 안주하지 않는 아름다운 보시행
이러한 보시 행은 참으로 아름다운 행입니다. 그 누구도 이득을 취하지 않고 진심으로 마음을 내서 행하는 보시이기 때문입니다. 금강경에 ‘보살은 모든 법에 안주 하지 말고 보시를 행하라’라는 부처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보시란 베푼다는 뜻으로, 부단히 자기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한편으로는 힘이 미치는 데까지 다른 사람을 위해 힘을 기울이며 살아가는 것 중의 하나이겠지요. 부처님은 또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이른바 물질에 안주하지 말고 보시를 하라. 소리와 향기와 맛과 감촉과 일체 작용에도 안주하지 말고 보시를 하라.”
이렇게 안주를 하지 않고 되돌아 오는 것을 바라지 않는 무주상 모시야 말로 그 복덕이 헤아릴 수 없이 크다고 하셨습니다. 이번 우리 자비공덕회에 컴퓨터 모금운동에 동참을 하신 모든 분들의 마음이 다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컴퓨터 자판을 한 번만이라도 만져보고 싶은 네팔의 아이들에게 그냥 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무주상 보시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렇게 이번 ‘2014년 희망의 씨앗 네팔 후원 봉사 활동을 열정적으로 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 많은 짐을 어떻게 운반할까?
기증품을 향운사에 모아 놓고 짐을 정리하니 작은 법당에 가득 찰 정도로 많았습니다. 10월 25일 기도법회가 끝나고 스님과 회원들과 함께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짐을 종류별로 구분하여 봉사를 떠나는 회원들에게 나누어 운송할 수 있도록 정리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의 운송 규약은 승객 1인당 화물 운송 짐 1개 23kg, 핸드캐리어 짐 1개 10kg으로 제한을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짐을 분산해서 실어야 운송료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룸메이트별로 가방 하나는 아이들 선물을 싣는 가방으로 정하여 짐을 실을 수 있도록 부탁을 하였습니다. 노트북은 귀중품이라 부서지기 싶기 때문에 각자가 하나 내지는 두 개씩 손에 들고 기내에 탑승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노트북 하나만해도 3kg이 넘습니다.
그렇게 되다 보니 핸드캐리어 짐이 많아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70을 전후한 보살님들에게는 매우 번거롭고 버거운 일이지만 모두가 기꺼이 응낙을 해주셨습니다.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마음을 내는 일이란 어렵기도 하지만 이렇게 선 듯 나서시는 것을 바라보며 선근을 닦은 분들이라는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염화시중의 미소를 지으시는 명조 스님
짐을 모두 정리하고 플래카드를 점검하였습니다. 몸이 불편하여 이번 봉사 현지를 동행하지는 못하지만, 명조스님께서 플래카드를 펼쳐 보이며 만면에 웃음을 가득 지으시며 행복해 하셨습니다.
그 명조스님의 미소가 모두의 힘든 심신을 눈 녹듯 풀어 주셨습니다. 염화시중의 미소라고 할까요? 그날 짐을 정리했던 우리 모두가 스님께서 미소를 지으시는 뜻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심장이식을 위한 장기 등록을 해 놓고 계시지만 늘 이렇게 미소를 잃지 않고 있습니다.
마음은 네팔 현지로 달려가 아이들을 만나고 싶지만 건강 때문에 그렇지 못하는 스님의 마음이 미소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지요. 스님께서 못 가는 대신 우리들에게 무사히 잘 다녀오라는 마음의 미소를 지으시는 거지요. 육신은 힘이 들지만 늘 미소를 머금고 계시는 스님의 모습은 참으로 우리들에게 행복한 마음을 갖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이 났습니다.
27일 날은 이 짐을 용달차에 싣고 인천공항으로 떠나기만 하면 됩니다. 27일 새벽 5시에 석정거사와 내가 향운사에 와서 짐을 용달차에 싣고 지상 스님과 함께 인천공항으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네팔 방문 회원 중에 남자 거사는 석정거사와 나 둘 뿐이서 포터 역할(?)을 자청해서 하기로 하였습니다.
세상은 악한 사람보다 선한 사람이 참으로 많습니다. 자신의 처지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남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이번행사를 준비하면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세상은 또 이렇게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