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허브의 여왕'라벤더...연천의 시크릿 가든 허브빌리지

찰라777 2015. 5. 22. 04:22

보랏빛 라벤더 천국...연천 임진강변 허브빌리지

 

 

 

▲보랏빛 라벤더가 천국을 이루고 있는 연천 허브빌리지

 

 

5월이 오면 나는 연천 임진강변 허브빌리지로 간다. 그곳에는 '허브의 여왕' 불리는 라벤더가 보랏빛 천국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라벤더를 좋아하지만 유난히도 보라색 라벤더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한 배려이기도 있다.

 

 

▲보랏빛 라벤더가 물결을 이루고 있다.

 

아내가 보라색을 좋아 하는 것은 장모님으로부터 유전이 된 것 같다. 구순이 되신 장모님은 기억을 상실한 치매 상태에 있지만, 지금도 보랏빛만 옷만 입고 계신다. 아마 다른 기억은 모두 잃어버렸지만 보라색만은 기억을 하시는 것 같다. 모전자전(母傳子傳)이랄까? 아내가 보라색을 좋아하는 것은 영락없이 장모님을 닮았다.

 

 

 

연천군 임진강변에 펼쳐진 허브빌리지는 약 17,000여 평의 언덕에 라벤더를 중심으로 허브향이 물씬 풍기는 허브정원이다. 지중해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허브빌리지에 들어서면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소설 '비밀의 화원' 무대를 상상케 한다. 하늘과 강, 그리고 산야, 그리고 형형색색의 신비한 꽃들의 세계로 빠져 들어간다. 자연과 문화가 경계 없이 어우러진 허브빌리지에 들어서면 라벤더를 비롯한 허브 향에 젖어들며 저절로 마음의 안식을 느끼게 한다.

 

 

 

요즈음 허브빌리지는 라벤더가 한창이다. 이른 아침 허브빌리지를 찾았다. 광주에서 올라온 처제에게 라벤더 꽃을 구경시켜 주기 위함도 있지만, 라벤더가 필 무렵 허브빌리지는 몇 번을 방문해도 자꾸만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한다.

 

 

 

오늘(518)은 마침 월요일인지라 인적도 드물다. 정문 앞에는 탐스런 불두화가 싱그럽게 피어 있다. 고풍스런 건물입구에는 각종 허브가 진열되어 있고 천장에 매단 화분에도 꽃들이 가득하다. 우리는 마치 오래된 시크릿 가든의 문을 여는 기분으로 허브빌리지를 들어섰다.

 

 

 

 

 

 

정문을 들어서면 귀여운 토끼처럼 생긴 라벤더 꽃이 예쁜 미소를 지으며 길손을 반긴다. 프렌치 라벤더 꽃이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귀를 간질이고, 바람개비 조형물이 시원스럽게 돌아간다. 커피 하우스에서는 커피향이 라벤더 향기와 어울려 기가 막히게 후각을 자극한다.

 

 

 

라벤더 향기도 좋지만 이렇게 멋진 커피하우스에서 풍기는 원두커피 향은 나는 참을 수 없게 만든다. 그냥 지나치기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눈앞에 펼쳐진 라벤더 꽃을 보자 와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며 유혹을 한다. 커피는 나중에 마셔도 된다.

 

 

원두커피향이 짙게 흘러나오는 티 하우스. 와풀과 아이스크림도 있다.

 

 

 

더구나 라벤더 정원에서는 기막힌 장면이 연출되고 있지 않은가? 아무도 없는 라벤더 가든 중앙에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이 긴 머리에 중절모를 쓰고 홀로 거닐고 있었다. 라벤더 님프인가?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내가 헛것을 본 것인가 하고하얀 소복이 보랏빛 라벤더와 대조를 이루며 절묘하게 어울린다.

 

 

 

보랏빛 라벤더 꽃 속을 거닐고 있는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은 마치 라벤더 정령처럼 보인다. 예로부터 보라색은 왕실의 색으로 사용되어 왔다. 보라색은 우아하고 고상함을 느끼게 하고 인간으로 하여금 신앙심을 자아내게 하기도 한다.

 

 

 

내가 라벤더를 처음 접한 곳은 지난 2005년 호주의 최남단 태즈매니아 섬에서였다. 태즈메니아를 여행할 때 방문했던 브리스토우 라벤더 농장(Bridestowe Lavender Estate)은 약 265에이커에 이르는 방대한 라벤더 농원이 펼쳐져 있다.

 

 

▲호주 태즈매니아에 있는 븰스토우 라벤더 농원

 

 

들판에 끝없이 펼쳐진 보랏빛 라벤더의 향연은 그만 이 여행자의 넋을 빼놓고 말았다. 아내와 나는 라벤더 향기 그윽한 보랏빛 들판을 거닐며 "여기가 꽃의 천국인가?" 라고 할 정도로 황홀경에 빠지고 말았다. 잉글리시 라벤더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브리스토우 라벤더 농장은 여행자의 발길을 오래도록 머물게 한다.

 

 

▲잉그리시 라벤더

 

 

라벤더는 지중해 지방에 자생하는 다년생 관목식물로 포기 전체에서 상쾌하고 가벼운 수목향이 퍼져 나온다. 라벤더는 잉글리시 라벤더와 프렌치 라벤더로 대별된다. 이곳 허브빌리지에 자라고 있는 라벤더는 프렌치 라벤더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토끼의 귀'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프렌치 라벤더는 꽃봉오리가 마치 토기의 귀처럼 생겨서 생긴 이름이다.

 

 

▲귀여운 토끼귀처럼 생긴 프렌치 라벤더

 

 

라벤더 정원을 거닐면 저절로 마음이 안정되고 평정을 되찾게 된다. 라벤더는 노여움을 진정시키고, 심리정화 작용으로 중추신경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해준다. 그래서 특히 불면증에 효과가 크다고 한다.

 

 

 

지금 연천 허브빌리지는 보랏빛 라벤더 천국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허브빌리지에는 불두화, 붓꽃, 캐모마일, 샤스타데이지, 부처꽃, 알리움, 찔레꽃, 작약, 우단동자, 이팝나무 등 수많은 꽃들이 천국을 이루고 있다. 프렌치 라벤더는 5월 말경까지 절정을 이룰 것 같다. 5월이 다 가기 전에 가족과 함께 라벤더 향기에 취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게스트 하우스

 

 

 

▲허브빌리지 정상에 설치된 옴파로스(그리스 델피의 옴파로스 모형과 같음)

 

▲양외 공연장(가끔 결혼식도 한다)

 

 

 

▲허브 온실

 

 

 

서양 붓꽃

 

 

작약

 

 

향기가 기가 막힌 미스킴 라일락

 

 

불두화

 

 

클럽 플로라 게스트 하우스

 

 

 

 

 

 

사랑의 정원

 

 

사랑의 화신 큐피드 상

 

 

 

 

 

 

 

 

 

 

이팝나무 꽃

 

 

 

게스트 하우스

 

사랑의 화신 큐피드

 

 

사랑의 화신 큐피드와 임진강

 

 

공연장

 

 

옴파로스와 임진강

 

 

우단동자 꽃

 

 

야외 족욕탕(무료)

 

 

허브찜질방 : 주중 오후 1시~오후 6시, 토요일 오전 9시~오후 8시, 일용일 오전 9시~오후 6시, 매주 화요일 휴무

 

한식당 초리 : 주중 오전 11시~오후 9시, 주말 오전 8시 30분~오후 9시, 매주 화요일 휴무, 허브비빔밥 8,000원

 

 

 

 

※참고사항

 

*라벤더 꽃은 5월 30일까지 피어있을 것 같습니다.

*허브빌리지는 10여년 전에 전 전두환대통령 장남인 전재국씨가 오픈하여 운영을 하다가 지금은 국가로 귀속되어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일반인에게 매각공고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찾아 가는 길

 

주소 :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북삼리 222/031-833-5100

홈피 : www.herbvillage.co.kr

입장료 : 평일 6,000원, 주말 공휴일 7,000원(어린이 5,000원 6,000원, 단체 20인 이상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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