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를 맞아히여 입추의 여지없이 몰려드는 중국관광객들
중국의 국경절에 몰려드는 인파들
10월 4일, 해는 보이지않고 날씨가 여전히 흐리다. 태양이 귀하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청암고진 입구에 도착하니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마침 이날은 중국의 국경절로 10월 1일부터 7일까지 황금연휴가 지속되고 있다. 1949년 10월 1일 모택동은 천안문 광장에서 군중들에게 중화인민공화국을 선포하였다. 즉 현재 중국의 개국기념일이다.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를 선포하고 있는 모택동. 중국은 이날을 국경절로 정하고 있다.
그 후 1949년 12월 3일 중앙인민정부위원회에서 “매년 10월 1일을 중화인민공화국을 선포한 날로 정하고 중국의 국경일로 지정했다. 쌍십절(10월 10일)은 중화민국(현재 대만)의 건국기념일이다. 중국의 지도자 쑨문(孫文)은 1911년 10월 10일 무창에서 청나라를 무너뜨리기 위해 신해혁명을 일으키고, 중국의 왕정을 종식시키고 중화민국을 탄생시켰다. 그러므로 중국의 국경절과 쌍십절을 혼동하여서는 안 된다.
어떻든 중국인들은 10월 1일부터 일주일 동안 황금연휴를 맞이하여 중국의 유명한 풍경구는 초만원을 이룬다. 청암고진 입구에서부터 먹거리를 파는 노점상들이 죽 늘어서 있다. 국경일을 맞이하여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성을 구경하기보다는 국경절에 몰려드는 중국 사람구경
때문지 않는 노점상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노점상들이 물건을 사라고 호객을 하지도 않고 그냥 조용히 앉아만 있다. 그만큼 귀주성은 아직 때 묻지 않는 순수성을 간직하고 있다는 증거다. 한국의 관광객들도 이제 막 발을 딛기 시작하고 있어 돋체 외국인을 만나기가 힘들다.
우리일행들은 노점상들로부터 대추, 석류, 밤 등을 샀다. 흥정하면 노점상들은 추가 달린 아주 오래된 저울로 무게를 달고 가격을 정한다. 그 모습이 너무나 순박하여 마음이 고요해질 정도다. 노점상들은 거의 다 이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묘족(苗族:미아오족)들이라고 한다. 과일 중에서 대추 맛은 일품이다. 사과 맛을 풍기는 달착지근한 대추는 주머니에 담고 다니며 하나나씩 먹기에 그만이다.
▲묘족 할머니 노점상이 감을 저울에 달고 있다.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 석류
▲귀양의 노점상들은 호객행위가 일체 없다. 아직 때묻지 않은 순박함을 그대로 간직히고 있다.
아내는 어느 묘족 노파로부터 석류를 샀다. 사과처럼 붉게 익은 석류를 쪼개 맛을 보라는 노파의 권유로 석류 알을 씹어 먹어보니 달고 새콤하다. 저 붉은 석류알갱이를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석류 맛이 상큼하네요!”
“대추 맛도 그만인데요.”
성 앞에 당도하니 오색 깃발이 펄렁이는 위풍당당한 성문이 가로막고 있다. 귀양에서 29km 떨어진 청암고진(靑岩古鎭)은 푸른 돌로 지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명나라 초 1378년 군사요새로 주둔군의 보급창으로 이용되었으며, 윈난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지금은 묘족과 한족들이 주로 공예품과 먹거리를 팔고 있다.
▲푸른 돌로 만들었다는 청암고진 요새
사람구경 먹거리 구경
인파를 헤집고 성 입구를 들어서니 손오공과 저팔계가 반긴다. 아마 고성의 분위기를 한껏 돋우기 위해서 입은 복장인 모양이다. 관광객들이 우스운 표정을 짓는 손오공과 저팔계와 함께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찍는다.
청암고진의 옛 거리는 마치 윈난성의 리장이나 산시성의 핑야오성을 방불케 한다. 비좁은 성 안 길은 발을 딛을 틈도 없이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안내자의 말로는 공식으로 발표된 인구는 13억 8천만 명 정도 되는데, 호적에 올리지 않은 인구가 2억 명이 넘어 거의 16억 명이 될 거라고 한다. 과연 인구대국답다.
아이를 등에 업거나 가슴에 안은 사람들도 있다. 꽃을 파는 소녀, 묵묵히 망치를 두들겨 공예품을 만드는 청년, 피리를 부는 소년, 떡방아를 찧는 사람, 국수발을 빼는 남자… 차량통행이 금지된 거리는 모든 사람들을 오랜 과거로 되돌려 놓고 있다.
명나라 시대의 거리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형식적인 재현이 아니라 실재 사람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예스런 거리를 따라 각종 고전 의상, 인형, 탈, 그림, 칼, 장식품, 목걸이, 귀걸이 등 기념품가게가 죽 늘어서 있고, 중간 중간에 먹거리를 파는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
그 중에서도 묘족들의 공예품은 볼만한 구경거리다. 귀주성은 윈난성 다음으로 소수 민족이 모여 사는 성이다. <민족품10원점> 가게도 보인다. 모든 물건이 10원이다. 부적을 파는 곳도 있다. 염주를 깎는 장인도 보인다. 특이한 점은 모두가 침묵을 지키고 조용히 자기 할 일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때 묻지 않은 그들의 모습이 무척 호감이 간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성한 청암고진
우리나라 인사동도 차량통행을 금지하고 과거의 모습을 재현한 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중국을 여행 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다. 윈난성의 리장 고성이나, 산시성의 핑야오성도 옛 풍습과 거리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사람들이 과거의 모습대로 그대로 실재 살고 있다. 여행자들은 이런 거리를 좋아한다.
▲명나라 시대 모습을 그대로 볼수 있는 청암고진
청암고진을 나온 우리는 중국 현지 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산해진미가 회전 신탁에 쏟아져 나왔다. 허지만 역시 담백한 한국 밑반찬이 인기다. 저마다 한 가지씩 준비해온 밑반찬이 회전식탁에 놓여졌다. 멸치 볶음, 김, 장조림 등 담백하고 매콤한 밑반찬이 역시 입맛을 돋운다. 아내가 가져온 들깻잎 장아찌도 잘 팔린다.
점심을 먹은 후에 우리는 천하담 풍경구로 향했다. 천하담 풍경구에 더욱 많은 관광객들로 대 만원이다. 우리는 입구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기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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