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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9]혁명의 피가 강물처럼 흘렀던 궁전광장

찰라777 2005. 3. 12. 05:12


혁명의 피가 강물처럼 흘렀던 궁전광장






‘피의 일요일’과 볼셰비키 혁명. 혁명의 그늘아래 피가 강물처럼 흘러갔던 곳이 바로 에르미타주 광장이다. 마치 모자이크의 성처럼 보이는 반원형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으로 둘러싸인 궁전광장은 러시아 역사의 살아있는 현장이다.

러시아 혁명의 진원지인 상트페테르부르크는 1825년 농노제 폐지와 전제정치의 폐지를 위한 혁명의 깃발이 나부낀 이후 수 없이 많은 피의 혁명이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농노제가 폐진 된 이후에도 인민주의자(나로드니키) 혁명운동이 빈번하게 일어났으며, 1905년에는 러일전쟁 패배로 굶주림과 자유를 갈망하는 민중들이 네프스키 대로를 행진하며, 궁전광장에서 제2차 러시아 혁명을 일으켰다. 이른바 ‘피의 일요일’이라 불리어지는 혁명이다.

이어서 1917년 2월 혁명, 그리고 제정러시아의 정치를 결정적으로 붕괴시킨 10월 혁명이 이곳에서 일어났다. 이 혁명은 볼셰비키의 승리를 의미하며, 레닌을 지도자로 하는 세계 최초의 소비에트 공산정권을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이 광장에는 피가 강물처럼 흘러넘쳤다고 한다.

지금 궁전 광장에는 피의 역사를 묻어둔 채 말이 없다. 광장 중앙에는 무게가 600톤에 달한다는 알렉산드르의 원기둥이 하늘 높이 솟아 있다.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기념탑은 기둥도 없이 높이 47.5미터에 직경 4미터의 거대한 화강석으로 만들어져 있다.

아치 위에는 말이 끄는 전차를 탄 승리의 여신상이 바람을 가르며 서 있다. 그 뒤로는 에르미타주 미술관이 연녹색의 벽에 하얀 기둥과 금색으로 된 조각들이 광채를 발하며 서 있다.

지금 보면 평화롭게만 보일 뿐, 피를 흘리며 자유를 외친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광장에는 곰과 함께 놀고 있는 러시아 소년이 눈길을 끈다.

그는 곰에게 재주를 피우도록 종용하고 곰은 소년의 지시에 따라 재주를 피우고 있었다. 이들이 어찌 혁명의 피를 알수 있으리오. 다만, 찬 바람만이 윙윙거리며 역사의 진실을 말해주고 있을 뿐…

자, 이제 그 유명한 에르미타주 박물관으로 들어가 보자.

1인당 320루블에 카메라 100루블, 비디오 촬영을 하려면 260루블을 별도로 내야 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나는 비디오 촬영을 포기하고 카메라 한대만 들고 사람들이 들끓고 있는 미술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chal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