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무너져 내리는 빙하-페리토 모레노

찰라777 2008. 6. 7. 08:13

▲ 우르르 쾅쾅! 천둥치는 소리를 내며 호수로 침잠하는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놓칠 수 없는 파타고니아의 백미다.

 

 

 ▲무너져 내리는 빙하를 관람하고 있는 여행객들. 이 거대한 빙하 앞에 서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무너져 내리는 빙하의 장관, 페리토 모레노 빙하

 

아메리카는 분명 축복 받은 땅이다. 이 축복 받은 대륙의 알라스카에서 시작된 로키 산맥과 적도에서 솟아난 안데스 산맥은 공룡의 등뼈 모양을 이루며, 지구상의 온갖 진기한 아름다움이 보석처럼 숨겨져 있다. 그 중에서도 남미대륙의 끝 파타고니아의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위대한 자연만이 연출할 수 있는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당신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 자연의 위대함이 그곳에 있다!

 

태평양의 습한 공기가 안데스 산맥에 부딪쳐 엄청나게 쏟아져 내리는 파타고니아의 만년설은 녹지 않고 바람과 비에 다져지며 계속 쌓여간다. 그렇게 수천, 수 만년 동안 겹겹이 쌓인 눈은 그 자체의 엄청난 무게로 압박을 받아 그 속에 하유된 기공이 방출하며 빙하로 형성된다. 눈의 압력으로 다져진 파타고니아의 빙하는 극지방의 얼음 빙하 하고는 좀 다른 형태다.

 

이렇게 형성된 빙하는 그 두께가 50~60m에 달해 계속 눌러 내리는 눈의 중력이 커지면서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높은 곳으로부터 지형이 낮은 곳으로 조금씩 밀려 내려온다. 빙하는 하루에 2m씩 내려오다 보면 그 끝은 호수로 빙산이 되어 무너져 내린다. 빙산이 루비처럼 푸른 호수로 무너져 내리는 그 희한한 광경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자연의 괴이한 모습이다. 

 

 

 ▲수천년동안 눈이 쌓여 생긴 빙하는 살아서 움직이듯 낮은 곳으로 서서히 흘러내린다.

 

 

"우르르 쾅쾅!"

 

마침 우리가 페리토 모레노 빙하에 도착을 하였을 때, 빙하가 천둥치는 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빙하의 본체에서 떨어져 나가며 아픔을 호소하듯 굉음을 내는 빙하는 안개 같은 물보라를 튀기며 아르헨티노의 비치 빛 호수로 스르르 침잠을 한다. 그 광경은 실로 말과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경이로움의 극치다. 이곳의 빙하는 마치 생명처럼 살아서 움직인다.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여 두 번씩이나 펑크가 나는 자동차를 타고 악전고투 끝에 안데스 산맥을 넘어온 보람이 헛되지 않고 있었다. 워나겡 험한 비포장 도로가 위험하기도 하지만, 이 지역의 열악한 자동차 정비는 믿을 수가 없다. 그러나 도중에 구아나코나 난두 같은 파타고니아의 야생동물들과 조우하는 것은 특별한 볼거리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로스 글레셔리(Los Glaciares)국립공원은 190여개의 크고 작은 빙하가 덮여 있는 빙하 국립공원이다. 그 중에서도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길이 50km, 폭 5km, 높이가 60~100m로 가장 아름답다. 지형 상 육지와 아르헨티노 호수에 맞닿아 있는 모레노 빙하는 몇 해에 한 번씩 수압의 차이로 인해 터널이 만들어 지고,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는 시기에 그 터널이 붕괴되는 장면을 연출한다.

 

그래서 페리토 모레노 빙하로 가는 전진기지인 칼라파테(Calafate)에는 여름 성수기인 11월~2월이면 전 세계에서 몰려온 배낭여행자들로 붐빈다. 그들은 페리토 모레노 빙하의 아름다운 장관을 구경하고, 웁살라 빙하를 거쳐, 피츠로이 산군으로 트레킹을 떠난다.

 

 

  ▲그 끝이 아득히 보이지 않는 빙하는 길이가 50km를 넘는다

 

 

 

 ▲안데스 산맥을 넘어 칼라파테로 가는 길에 펑크난 자동차. 우리는 잠시 팜파스에 고립되어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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