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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아름다운 이야기-남을 위해 기도하는 모임

찰라777 2010. 3. 29. 05:07

삶이 아름다운 이야기

남을 위해 기도하는 작은 모임 '자비공덕회'

 

 

 

 ▲자비공덕회장 명조 스님이 네팔관광청 한국사무소장인 시토룰나 씨에게 네팔 어린이 12명의 학자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3월 27일 오전 11시, 수유리 북한산 자락에 있는 작은 암자인 향운사 '자비공덕회'에서는 네팔 어린이 12명에 대한 학자금 전달식이 조촐하게 열렸다.

 

'자비공덕회(http://cafe.naver.com/buddhajb)'는 남을 위해 기도하며 작은 선행을 실천하는 모임이다. 학자금 전달식은 20여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자비공덕회장인 석명조 스님이 네팔관광청 한국사무소장 케이피 시토울라(K. P. Sitoula)님에게 전달되였다.

 

이날 전달된 학자금은 공부는 하고 싶으나 가정환경이 어려워 학교에 가지 못하는 12명의 네팔 어린이들에게 학비와 생활비로 쓰일 예정이다. 이들 12명의 어린이들은 네팔 동부 칸첸중가(8586m)의 히말라야 산맥 참프라마리(Chhapramari)라는 오지마을에 살고 있는 가난한 아이들이다.

 

 

▲자비공덕회 학자금지원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게된 <그룽 카말>(가운데) 어린이 가족.

그는 네팔 동부 히말라야 칸첸중가 오지마을에서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매일 남을 위해 기도를 하며 작은 선행을 실천하는 자비공덕회 회원들이 향운사 암자에 모여

네팔 어린이12명에게 학자금을 전달하며 기뻐하고 있다.

 

 

이 어린이들은 돌을 깨거나 노동을 하여 자신의 생계를 꾸려 나가야 하기 때문에 공부를 하고 싶으나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 가난한 어린이들이다. 이 어린이들은 2만원이면 한 달 동안 학비와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자비공덕회에서는 12명의 어린이들이 초등학교에서부터 전문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2년간 매월 24만원의 학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네팔은 학비가 따로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한 달에 2만원이면 한 어린이가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고 자립할 때까지 마음 놓고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 

 

 ▲학자금을 전달하고 법문을 하는 명조스님

 

 

"이 세상의 모든 행복은 남들의 행복을 바라는데서 오고, 이 세상의 모든 불행은 자기 자신의 행복을 바라는 데서 옵니다. 남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만 해도 부처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것보다 더 많은 공덕을 얻는데, 불우한 이웃을 위해 실제로 행동하는 것은 얼마나 더 많은 공덕을 가져오겠습니까?"

 

명조 스님은 이날 법회에서 어려운 가운데서도 <남을 위해 매일 기도>하며 작은 정성이라도 모아서 불우한 이웃을 돕는 것이 부처님이 가르치신 자비행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또한 매 순간순간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부처님의 무한 가피를 입어 저절로 행복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네팔 어린이들을 대신 하여 학자금을 전달받고 기뻐하는 케이피 시토울나 씨  

 

 

"행복지수는 부자 나라 사람들보다도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어요. 네팔 사람들은 힘들게 하루 벌어서 하루를 먹고 살아도 항상 얼굴에 웃음이 있어요. 그러나 여기 서울 사람들은 네팔인들에 비해 엄청난 부자이면서도 얼굴에 웃음이 별로 없어요. 그러니 행복이라는 것은 물질보다는 마음에서 오는 것 같아요."

 

12명의 네팔 어린이들을 대신하여 학자금을 전달 받은 시토울라 씨는 한국에 18년 간 거주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 있는 네팔 노동자들을 돕고, 한국과 네팔 간의 문화교류에 힘쓴 공로로 지난해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받기도 한 그는 한국에서 여러가지를 배우고 기쁜 일도 있었지만, <남을 위해 기도하는> 자비공덕회로부터 고향에 있는 어린이들의 학자금을 전달 받은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했다.

 

 

▲어려운 가운데 남을 위해 기도하며 불우한 이웃을 돕고자 자비공덕회를 창립한 명조, 지상 두 스님

 

 

 

 자비공덕회는 수유리에 소재하는 <향운사>라는 작은 토굴에 기거하고 있는 명조, 지상 두 비구니 스님의 뜻으로 작년 6월 창립되었다. 거실을 법당으로, 부엌을 상담실로 사용하고 있는 작은 토굴에서 남을 위해 기도를 하고 있는 명조스님은 자신도 10년여 동안 심장병을 앓고 있는 환자로서 현재도 심장 박동기를 달고 도반인 지상스님의 간호를 받으며 투병을 하고 있는 중이다.

 

 

두 스님들은 그동안 신도들로부터 시주를 받아 신세만 지고 살아와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이를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어려운 가운데서도 <남을 위해 기도하는 모임>인 <자비공덕회>를 창립하게 되었다고 한다. 종불사나 법당을 짓는 불사보다도 불우한 이웃을 돕는 작은 자비행의 실천이 진정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

 

자비공덕회는 현재 4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일 집에서 남을 위해 기도를 하며 각자의 <자비보시함>에 500~1000원을 성의 껏 모아, 매월 넷째 토요일 날 10시에 모여 정기법회 시에 함께 모여 기도를 하며 자비행을 실천하고 있다.

 

이 모임은 단순히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는 것만으로는 정성이 담겨 있지않으므로, 반드시 <남을 위해 기도를 한 날>만 보시금을 넣도록 하여 기도와 보시를 생활화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작은 선행이라도 생활화하여 행동으로 실천할 때에 자신을 고통으로부터 구제할 수 있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