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찰라의농사일지]감자, 옥수수, 당근, 강남콩, 땅콩, 곰취, 참취, 상추 파종

찰라777 2013. 4. 2. 07:17

감자, 옥수수, 당근, 강남콩, 땅콩, 곰취, 참취, 상추 파종

 

 

◆감자파종

 

10일전에 남작 씨감자를 전곡 육모상에서 사두었더니 전부 싹이 돋아나 있다. 감자를 심기 위해 이미 복토를 하고 퇴비를 뿌려 놓았었다. 화학비료는 일체 주지 않기로 했다. 씨감자를 반으로 잘라서 자른 면을 아래로 하고 씨눈을 위로 향하게 하여 30cm 간격, 10cm 깊이로 심었다. 모래성분이 많은 밭이라 물은 잘 빠지겠지만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작년에는 4월 13일 일경에 심었는데 가물기도 하여 별로 수확을 거두지 못했다. 금년에는 작년의 5배 정도 면적에 감자를 파종했는데,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다. 보통 10일 후에 싹이 나온다고 하는데, 싹이 나오고 나면 흙을 잘 북돋아 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원래 15cm 깊이로 심으라고 책에는 되어 있는데, 싹이 나면 5울 10일 경 비닐을 벗기고 북을 좀 높이 돋아줄 계획이다.

 

 

 

 

 

◆당근파종

 

여름당근을 파종했다. 2주 전에 퇴비를 뿌린 밭에 3~5cm의 얕은 고랑을 내고, 당근 씨를 모래에 섞어서 뿌린 다음 흙을 살짝 덮고 물뿌리개로 물을 충분히 준 다음 다시 부엽토를 엷게 뿌려 덮어 두었다. 원래는 씨를 젖은 수건으로 감싸 발아를 한 다음에 심어야 발아가 잘되는데, 날씨가 계속 따듯할 것을 예상하여 그냥 심기로 했다.

 

씨를 뿌린 뒤 7~10일 뒤면 발아를 한다고 했는데, 이파리가 나면 솎아내고, 흙 북돋우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엉긴 것을 과감히 솎아내고 최종적으로는 10~12cm 간격으로 솎아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옥수수 100립 파종

 

옥수수 씨를 사러 진상면 육묘상회에 가는데 슬픈 소식을 들었다. 임진교를 막 지나려고 하는데, 가수 박상규씨의 영면 소식을 들었던 것. 우리와 같은 세대인 그가 뇌졸중으로 세상을 뜨다니 어쩐지 서글프다. 모쪼록 더 좋은 세상에 태어나기를 빈다.

 

진상 제일육모사회에서 얼룩 찰옥수수 200개(10,000원), 강남콩 100개(6000원)를 사왔다. 종자 값도 꽤 비싸다. 다음에는 종자를 잘 아껴두어야 할 것 같다. 작년에는 옥수수를 적게 심기도 했지만 바람으로 다 무너져 버려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미 만들어 놓은 이랑에 5~6cm의 구멍을 파고, 40cm 간격으로 옥수수 한 알씩을 심었다. 흙을 가볍게 누르고 5cm 정도 깊이로 심었다. 아내가 옥수수를 워낙 좋아하여 작년보다는 훨씬 더 많이 심었다. 우선 100립만 심고, 100립은 비탈진 밭에다 15일 후에 심을 예정이다. 그래야 시차를 두고 싱싱한 옥수수를 먹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흐음~ 벌써 옥수수 익어가는 소리가 들이는 같다.

 

물을 주어야 하는데 내일 비가 온다고 해서 주지 않았다. 만약 내일 비가 오지 않으면 반드시 물을 주는 것을 잊지 말자. 옥수수 역시 잎이 나면 흙 북돋아 주기를 해주고, 30cm 정도 크면 곁눈을 뽑아버리고 원줄기 그루만 남겨두어야 한다.

 

 

 

 

 

 

◆강남콩 100립 파종

 

강남콩은 응규가 적극 권장하여 파종을 하기로 했다. 밥에 넣어 먹으면 너무너무 맛이 있다는 것. 이랑에 깊이 5~6cm의 고랑을 파고, 30cm 간격으로 세줄로 심었다. 3cm 정도 얇게 덮어 두었는데 새들이 파먹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또 새가 파먹으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내일 비가 오지않으면 물을 주는 것을 잊지말자.

 

씨를 뿌린 뒤 2~3일이면 싹이 튼다고 하는데 하아~ 녀석들의 새싹에 벌써 눈에 선하다. 이파리가 2~3장이 되면 작은 묘는 뽑아버리고 튼실한 것만 골라 북토를 잘해주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50~60이면 수확이 가능하다고 하니 수확을 한 다음에는 검은콩을 심을 예정이다.

 

 

 

 

 

◆땅콩파종

 

땅콩은 작년에 대박을 낸 바 있다. 한가마 정도를 수확을 해서 무려 스물 세집이나 나누어 먹은 땅콩이 아니던가? 이번에는 작년에 심었던 밭에는 고구마를 심고, 고구마를 심었던 자리에 땅콩을 심었다. 땅콩역시 작년보다 2주정도 빠르게 심는 샘이다. 껍질을 까지 않고 보관해 놓은 땅콩씨를 벗겨서 파종을 정성스럽게 했다.

 

땅콩은 씨방줄기가 땅에 잘 묻히도록 북토를 3번 이상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알이 굵어지기 시작하면 너구리로부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망사를 치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작년에 너구리 피해를 막느라 어찌나 부산을 떨었던지... 장화, 헌 운동화, 신문지, 토끼인형까지 동원을 했는데, 금년에는 연이네 집에가서 개똥도 미리 구해다가 통로쪽에 뿌려 놓아야 할 것 같다.

 

 

 

 

 

 

 

◆곰취와 참취 파종

 

곰취와 참취도 시험 삼아 파종을 해보았다. 원래 발아가 잘 안 되어 씨를 파종하는 것은 뭣하지만 일단 호박밭 사이 매화, 살구나무 밑에 자투리 밭을 만들어 파종을 하고 왕겨로 덮은 뒤 물을 충분히 주었다. 만약 발아가 안 되면 모종을 사와서 심을 예정이다.

 

 

 

 

 

 

 

 

 

◆치마상추, 적상추, 꽃상추 씨를 육묘판에 심다

 

치마상추, 적상추, 꽃상추 씨를 육묘판에 심어보기로 했다. 그냥 노지에 뿌리면 자라는 것도 더디고 솎아내기도 힘이 들기 때문이다. 비닐하우스가 없어서 키우기가 어렵지만, 거실에 들여 놓고 키워보기로 했다 만약 잘 자라지 않으면 모종을 사오면 될것이다. 한 구멍에 두 개의 씨를 심었다. 육모판에다 산에서 가져온 부엽토를 넣고 물을 후북이 주었다. 처음으로 해보는 육묘인데 잘 자랄지 궁금하다.

 

 

 

◆곰보배추 이식

 

연이 할머니 밭에서 냉이를 캐다가 야생 곰보배추를 발견했다. 곰보배추는 기침과 감기 특효약이라고 하는데, 일식 집에서 고급요리로 나온 것을 몇 잎 먹어 본 기억이 났다. 그래서 그 곰보배추를 모종을 해서 몇 포기 심어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명약이라 하더라도 체질에 맞게 처방이 필요하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그냥 참고로만 알아두어쓰면 한다.

 

 

 

 

◆부뚜막 시멘트

 

마지막으로 지난번에 만들어 놓은 야외부뚜막에 시멘트를 발랐다. 진흙과 황토에 볏짚을 잘라 단단하게 만들기는 했지만 장마철에 비를 맞으면 허물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멘트가 모자라 위쪽만 발라야 했다. 40kg들이 한 포대를 사올까 하다가 포대를 터놓으면 못쓰게 되므로 1.5kg짜리 세 포를 사왔다. 양을 잘못 계산한 것이다. 다음에 다시 한 포대를 사와 옆에도 마저 발라야 단단할 것 같다.

 

 

 

만우절, 무척 긴 하루다!

 

바뻤지만 너무 행복한 하루였다!

샤워를 하고 응규와 함께 막걸리 한잔하며 저녁을 먹고나니 몸이 노곤하다. 그러나 잠들기 전에 기억이 생생할 때 농사일지를 생각나는 대로 갈겨 써 본다. 작년에 써 놓은 농사일지를 보니 금년 농사에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짓는 농사이지만 생산적인 일이라 마음이 뿌듯하다.

 

끝으로 나와 함께 생산적인 일을 죽마고우 응규에게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 세상에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단 한 사람만이라도 있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너무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