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텃밭일기

오, 위대한 자연이여!-고구마, 오이, 수박, 호박 밭 일구기

찰라777 2014. 4. 18. 06:21

세월호 침몰사고로 온 나라가 큰 슬픔에 잠겨있습니다.

삼가 비명에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아직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자님들이

속히 구조되기를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바라보면 볼수록

들으면 들을수록

가슴이 아프고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텃밭을 일구면서도 내내 가슴이 먹먹하기만 합니다.

그 구멍이 뚫린듯한 먹먹한 가슴을 안은 채 텃밭을 일구었습니다. 

 

슬픔 가운데서도 감자는 척박한 모래땅을 뚫고

생명의 싹을 내밀고 있습니다.

 

-감자싹

 

 

어려운 때일수록 모두가 각자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야 겠지요.

비록 작은 농사를 짓지만 농부는 때를 놓치면 안됩니다. 

고구마를 심을 이랑을 쇠스랑으로 파서

정성껏 만들었습니다.

 

손이 부르트는 고통이 따르지만

할일은 해야 합니다.

올해는 계절이 빨리 다가와서

5월 초에는 고구마를 심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고구마 밭

 

 

호박과 오이, 참외, 수박을 심을 구덩이도 깊게 파서

퇴비를 넣어주었습니다.

이 역시 5월 초에는 모종을 구해와 심을 예정입니다.

 -호박밭

 

 -토마토, 오이밭

 

-참외, 수박밭

 

 

대파도 조금 심고

-대파

 

 

아욱도 아랫집에서 모종을 얻어와

몇 포기 심었습니다.

 

-아욱 모종

 

 

 

된장과 간장을 분리해서

항아리에 담았습니다.

금년에는 아랫집 현이 할머니집에서 메주를 가져와 담갔는데

역시 현이 할머니의 메주담는 솜씨가 좋군요.

작년에 제가 담근 된장보다

훨씬 잘 숙성이 된 것 같습니다.

-된장

 

-간장

 

 

말린 청시레기를 불을 지펴 삶았습니다.

가뭄이 심한 봄철이라 불씨가 티어나갈가봐 걱정이되어서

아예 아궁이를 막고 불을 지폈습니다.

시레기 삶은 냄새가 아주 구수하게

미각을 자극하는군요~

-시레기 삶기

 

 

옥수수 모종도 사와 심었는데

석양빛을 받아 싱싱하게 살아주는군요.

 -옥수수 모종

 

 

4월 2일날 심은 상추가 아주 싱싱하게 잘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부직포를 덮는 등 애지중지하며 보호를 했더니

이렇게 응답을 해주는 군요.

 

이 세상 모든 일은 정성을 들인만큼

반드시 응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추위를 이기고 싱싱하게 자라준 상추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4월 2일날 파종했던 상추

 

 

딸기도 5그루 심었습니다.

벌써 꽃이 피었군요.

빨간 딸기가 열려줄지 기대가 됩니다.^^

 -딸기

 

 

작년에 심었던 더덕도 줄기를 뻗으며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오, 위대한 자연의 섭리여!

 -더덕순

 

 

두릅도 잎을 내밀기는 하지만

너무 가물어서 피다가 말군요.

물을 정성껏 뿌려주고

주변을 정리해 주었습니다.

 -더덕순

 

 

아주 오래된 영산홍입니다.

추위에 몸살을 하며 끙끙 앓터니

이렇게 아름답게 피어났군요.

 

오, 영산홍의 끈기와 인내에

그저 감사를 드릴뿐입니다.

-영산홍

 

슬픔가운데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작은 농부의 일손은 바쁘기만 합니다.

 

데바의 신이시여!

아주 작은 일에도

더욱 정성을 들이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자꾸만 게을러 지려고하고

태만해지려고 하는

이 마음을 채찍질하여 주시옵소서.

 

꿀벌은 슬퍼할 겨을이 없습니다.

작은 농사이지만 정성을 들여

풍성한 수확을 거두어서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 먹을 수 있도록 보살펴 주소서.

 

 

(2014. 4.15 텃밭을 일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