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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의 한쪽 유방이 납작한 이유 - 남인도 탄자부르 궁전

찰라777 2014. 5. 12. 07:03

화려한 색채로 채색된 탄자부르 궁전 

 

 

 

▲타밀나두 주  탄자부르 궁전  

 

 

인류의 어머니라 불리는 까웨리 강

 

마두라이를 출발하여 긴 여정 끝에 탄자부르에 도착했습니다. 7시간의 이동 끝에 도착한 탄자부르는 까웨리 강을 따라 비옥한 토지를 가진 풍요로운 땅으로 촐라왕국의 고대수도이기도 합니다. 까웨리(Cauvery)강의 850km 물줄기를 따라 형성된 비옥한 땅들은 촐라왕국, 판다왕국, 체라 왕국의 터전이 되어 뛰어난 건축적, 정신적 문화를 이룩하는 터전이 되었습니다.

 

▲남인도 여행경로와 까웨리 강

 

전설에 따르면 까웨리 강은 약 1800년 전 촐라제국의 왕 칸타만(Kantahaman)이 그의 영토에 물을 가득 흐르게 달라고 기도했을 때 생겼다고 합니다. 그의 간절한 기도에 성자 어거스티야(Agasthya)가 응답하여 거대한 물 항아리를 기울었고, 그가 흘려보낸 물이 지금의 카르나타라Karnataka)주의 고지에서부터 벵골 만까지 흘러갔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 강을 '인류의 어머니''여신'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AD 850년에 건설 되었다는 촐라 왕국은 전성기인 13세기에는 스리랑카, 말레이 반도와 수마트라까지 포함하여 인도지나 반도의 대부분을 지배했다고 합니다. 이 역사 깊은 강은 오늘날에도 카르나타카 주와 타밀나두 주의 광대한 농경지의 매우 중요한 젖줄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촐라왕국의 고대 수도였던 탄자부르 궁전

 

특히 브리하디스와라사원을 세운 라자라자(985-1014) 왕과 막강한 해군을 양성하여 인도양의 항로를 제패한 라젠드라 1(1014-1044) 시기에 촐라왕국은 그 전성기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탄자부르는 건축표면에 돋을새김과 채색을 결합한 독특한 미술양식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바라문 문화가 크게 발달된 도시 곳곳에는 시바신과 크리슈나 신을 모신 크고 작은 사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우리가 먼저 도착한 곳은 탄자부르 궁전입니다. 오늘은 특히 시바 신의 축제가 있는 날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 유명한 브리하디스와라 사원은 축제가 절정에 이르는 저녁때쯤 들리기로 하고 먼저 탄자부르 궁전에 들렸습니다.

 

촐라시대 궁전과 박물관, 그리고 도서관이 함께 있는 이곳은 미로처럼 복잡합니다. 궁전 입구에 도착하니 돋을새김으로 화려하게 채색을 한 시바 신과 다양한 문양들이 퍽 이색적으로 다가옵니다. 코끼리와 난디가 겹쳐있는 천장의 그림도 퍽 특이하군요. 올록볼록 화려하게 채색된 문양들이 눈을 어리둥절하게 합니다.

 

▲화려한 돋을새김 색채로 채색된 탄자부르 궁전 입구의 천장과 벽. 코끼리인가? 난디인가?

 

▲노래하는 시바신

 

 

 

▲올록볼록 화려하게 채색된 여신상 

 

이 궁전에는 커다란 회랑과 넓은 홀, 감시탑과 병기고 탑, 그리고 안뜰이 있는 방대한 건물이 미로처럼 얽혀있습니다. 먼저 표지판을 따라 로열 팰레스 박물관으로 들어갔습니다. 사르포지 2세가 통치하던 19세기 초반의 왕실유물들을 다양하게 전시해 좋고 있는데 사진촬영을 금지하고 있군요.

 

또한 이곳 박물관에는 종려나무 잎에 쓰인 '라마의 사랑 이야기'를 쓴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산스크리트어로 된 이 서사시는 시인 발미키(Vālmῑki)BC 300년 이후에 쓴 것으로 추정되며, 지금 전해지는 것으로는 약 24,000개의 2행연구가 7권으로 나뉘어 있다고 합니다.

 

박물관과 붙어있는 사라스와티 마할 도서관은 종려나무 잎에 기록된 30,000여종이 넘는 필사본을 저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반인에게는 공개를 하지 않아 들어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이 도서들은 인도 토착민인 드라비다 인들의 전통문화가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미술관 천장에 그려진 화려한 벽화

 

 

 

▲종루

 

▲미술관 입구

 

▲궁전 뜰

 

 

 

▲천장에 채색된 화려한 문양

 

시바신이 춤을 멈추면 우주가 멈춘다?

 

특히 촐라시대의 청동상들은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청동상들은 왼쪽유방이 납작한가 하면 더러는 오른쪽 유방이 없기도 합니다. 샌딥의 설명에 의하면 신들은 남성도 여성도 아진 중성형태의 성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쪽 유방이 납작하다고 하는군요. 여러 개의 팔을 가진 시바 신의 동상도 한쪽에 유방이 납작하게 새겨져 있기도 합니다.

 

▲춤추는 시비신이 춤을 멈추면 우주도 멈춘다고?

 

▲신은 남성도아니고 여성도 아니라고. 한쪽 유방이 없는 신을 표현한 조각

 

 

 

▲신의 존재를 설명하는 현지가이드 샌딥도 신을 닮은 것 같기도...

 

 

▲남인도의 부처상

 

이곳 박물관에는 특별히 춤추는 시바 신의 청동상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현지 가이드 샌딥은 춤추는 사바 신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춤추는 시바 신은 네 개의 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도 최고의 신으로 추앙받는 시바는 무용의 창시자인 동시에 무용의 왕으로 널리 날려져 있습니다. 인도인은 시바의 열광적인 춤이 우주적 진리를 담고 있고 세계를 창조하는 근원이라고 믿고 있으며, 시바의 '백여덟 가지 춤'이 모든 춤의 동작을 내포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춤추는 시바 신

 

시바의 춤은 힌두 전통에 따라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 남인도의 시바 청동상은 오른 쪽 위의 손은 작은 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북은 리듬을 맞추기 위한 것입니다.

 

이 북소리는 신의 계시, 전승, 주문, 주술, 신적인 진리를 전달하는 수단의 소리를 뜻합니다. 또한 태초의 우주 발생적인 힘 속에 있는 절대자의 생산적인 에너지인 최초의 진리를 잉태한 창조의 순간을 의미합니다.

 

춤추는 시바 신 청동상

 

왼쪽 윗 손의 손가락은 반달모양을 취하고, 손바닥 위에는 불길을 가지고 있는데, 불은 세상을 파괴하는 요소로, 암흑의 시대가 끝 날 때 불은 창조의 몸체를 파괴하고 자신도 꺼져 버린다고 합니다.

 

오른 쪽에 위로 편 손은 평화와 보호를 뜻하는 것으로 '두려워 말라'는 동작이며, 왼쪽 아래로 뻗은 손은 가슴으로 비껴 올려 들고 있는 발을 가리키고 있는데, 이 발은 해방과 구원을 의미합니다. 이 손은 코끼리의 코처럼 길게 뻗은 자세를 취하고 있지요. 이는 시바의 아들로서 장애물을 제거하는 가네쉬 신을 의미합니다.

 

춤추는 시바 신을 둘러싸고 있는 불꽃과 고리는 그 속에서 춤을 추는 신에 의해 함께 움직이는 자연의 춤, 즉 우주의 역동적인 모습과 피조물들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힌두교인 들은 시바가 춤추기를 멈추면 우주의 활동도 정지한다고 믿고 있지요."

 

"어휴~ 복잡하기도 해라. 춤추는 시바 신이 그런 오묘한 뜻을 가지고 있다니 놀랍군요."

  

샌딥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나니 시바가 춤을 추는 이유를 어렴풋이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미술관을 천천히 돌아 나오는데 건너편에서 종소리가 울려나왔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궁전 안에 설치된 작은 사원에서 힌두 사제가 푸자(기도)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노파가 줄을 당겨 종을 울리자 힌두교의 바라문 사제는 여러 개의 촛불에 불을 붙여 오른손에 들고, 왼손에는 작은 종을 흔들며 주문을 외면서 사원주변을 돌았습니다. 아마 부정한 악귀를 쫓아내는 의식인 것 같습니다.

 

악귀를 쫓아내는 힌두교 바라문 사제

 

▲악귀를 쫓아내는 힌두교 바라문 사제의 푸자

 

 

▲저녁 푸자를 올리는 힌두교 바라문 사제

  

 

▲푸자에 참석한 힌두교인의 자세가 매우 진지하다

 

그리고 사제가 내민 촛불에 신도들은 양 손바닥을 대고 합장을 합니다. 사제가 불기운으로 신도들의 부정한 기운을 털어내는 의식이라고 하는군요. 쌀가루를 머리에 배에 바른 자제는 살잡이 매우 좋습니다. 힌두의 사제들은 하나같이 뚱뚱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의식을 주관하는 사제들은 모두 윗저고리를 입지 않고 있는데 살이 뒤룩뒤룩 쪄서 뒤뚱거리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편해서일까요? 아니면 너무 잘 먹어서 일까요?

 

자제는 마지막으로 푸자를 올렸던 음식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들은 음식 쟁반위에 약간의 돈을 놓고 접시에 든 음식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감자와 쌀, 그리고 마살라 향이 강한 음식은 신이 주신 음식이라고 합니다. 한 접시를 먹어보니 제법 맛이 좋습니다. 우리나라 절에서 기도 후에 먹는 공양과 비슷한 음식입니다.

 

▲바나나에 꽂현진 향불

 

바나나에 꽂아 놓은 향도 매우 색다르게 보입니다. 바나나가 흔한 남인도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힌두의식을 가까이서 이렇게 자세히 보기는 처음입니다. 힌두사제가 준 음식의 뒷맛을 느끼며 우리는 탄자부르 궁전을 떠나 브리하다스와라 사원으로 향했습니다. 사원 입구에 도착을 하니 수많은 사람들로 매우 혼잡합니다. 모두 시바 신의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