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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바티칸 궁전인가?

찰라777 2014. 4. 29. 07:53

여기가 바티칸 궁전인가?

천국의 정자, 마두라이 티루말라이 나약 궁전

 

 

▲마두라이 티루말라이 나약 궁전

 

 

남인도 타밀나두 주의 제2도시인 마두라이는 가장 큰 마을이라는 뜻으로 예부터 타밀 남부의 중심지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맏’은 ‘큰’이라는 뜻이고, ‘우라이’는 ‘울(타리)’이라는 뜻으로 우미말의 ‘마을’과 같은 의미라고 합니다.

 

▲호텔 옥상에 바라본 마루라이 시내

 

 

타밀어는 우리나라 말과 유사한 단어가 많군요. 샌딥은 우리말과 타밀어 사이에 몇 가지 유사한 단어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우리 말의 '쌀, 뉘, 벼, 모, 낱알' 등은 타밀어로 '쏘르, 넬, 비어, 무디, 낟 뚜르' 등으로 발음을 한다고 합니다.

 

또 ‘아궁이’를 ‘아그니(Agni)'라고 발음하는데, 이는 죽은 자를 저 세상으로 데려갈 때 불을 밝혀 인도하는 신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 갔을 때 가장 높은 산의 이름이 <아궁산>이어서 아궁이를 연상케 했는데, 이는 오래 전부터 인도 남부 타밀 인들이 집단이주를 하여 거주하면서 생긴 이름이라고 합니다.

 

▲나약궁전을 세운 티루말라이 나약 왕의 동상 

 

우리말이 인도로 전래되었는지, 아니면 인도 말이 우리나라에 전래되었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두 나라의 어원의 상당히 유사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셉딥의 재미있는 설명을 들으며 도착한 곳은 티루말라이 나약 궁전이라는 거대한 궁전이었습니다.

 

궁전 입구에 들어서니 칼을 든 티루말라이 나약 왕의 동상이 우뚝 서 있습니다. 궁전 안으로 들어서니 마치 로마의 바티 칸 궁전을 연상케 할 정도로 거대한 돌기둥들이 죽 늘어서 있습니다.

 

 

 

 

 

▲로마의 바티칸 궁정을 연상케 하는 나약 궁전

 

 

지금의 마두라이를 건설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나약 왕조의 티루말라이 나약 왕이 1636년에 건축했다는 이 궁전은 스리미낙시 사원과는 달리 이슬람양식과 중국양식까지 가미하여 지은 인도사라센 양식의 건물이라고 합니다.

 

3700㎡에 이르는 넓은 궁전은 안뜰과 천단, 왕궁의 극장을 겸한 대연회장, 신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재는 당초규모의 1/4만 남아있다고 합니다. 높이 20미터에 이르는 원주(pillars)에는 여러 부조가 새겨져 있는데 마치 바티칸 궁전의 원주처럼 우람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건축당시 궁전 규모. 지금은 빨간줄 부분만 남아있다.

 

 

▲천장에 새겨진 부도와 문양

 

 

 

 

 

 

 

▲연꽃무늬

 

 

“나약 왕은 이 옥좌에 앉아서 매일 연회를 즐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가 죽고 난 후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그의 손자인 쵸까나타 왕이 궁전의 상당부분을 파괴해 버렸다고 합니다.”

 

▲니약왕이 앉아서 연회를 즐겼다는 옥좌

 

 

대전의 중앙에는 붉은 의자가 하나 놓여있는데 나약왕은 이 옥좌에 앉아 매일 연회를 즐겼다고 합니다. 천장에는 왕과 왕비를 상징하는 마카라(makala, 용왕)를 조각하여 놓았는데, 물고기 꼬리에, 펭귄 몸체, 사자머리나 코끼리 머리 모양을 한 얼굴에 독수리의 눈을 하고 무섭게 쏘아보고 있습니다. 연꽃무늬를 한 천장의 그림도 무척 화려합니다. 과연 왕이 즐길만한 ‘천상의 정자’ 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마두라이는 많은 축제가 있는데 그 중에서 4월과 5월 사이에 열리는 치드라이 페스티벌이 가장 크다고 합니다. 미낙시와 순다레스와라의 결혼을 축하하는 이 축제는 무려 14일 동안 열리는데 이 시기에 여행을 오면 아주 볼거리들이 많겠지요.

 

여행은 방문 시기에 따라 상당히 의미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마두라이를 고대 촐라왕조의 수도 탄자부르로 향했습니다. 

 

 

 

▲궁전 옆 미술관에 배치된 조각품을 설명하고 있는 현지가이드 샌딥

 

 

 

 

 

 

 

 

 

 

 

 

 

 

 

 

 

 

 

 

 

 

▲미술관의 조각품과 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