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한 밤중에 일어난 청개구리 소동

찰라777 2014. 7. 6. 22:23

잠자리채로 생포한 청개구리 방생

 

 

 

 

 

75일 밤 11. 화장실에 갔던 아내가 갑자기 "!" 소리를 지르며 뛰어 나왔다.

 

"여보, 왜 그래요?"

"빨리 들어가 욕실 벽을 좀 봐요."

 

화장실로 들어가 벽을 보니 청개구리 한 마리가 벽에 붙어 있었다.

  

", 싱겁긴. 청개구리 아니요?"

"저 애가 어디선가 뛰어 오더니 내 팔에 붙지 않아요. 어찌나 섬뜩하고 놀랬는지……."

"정말 놀랬겠는데. 헌데 저 녀석을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긴요. 빨리 잡아서 밖으로 던져 버려야지요?"

"하지만 잘못 잡다간 녀석의 생명이 위험하거든아마 모기나 파리를 잡아먹으려고 들어온 모양이야."

 

 

 

 

청개구리는 사람에게 유리한 양서류이다. 우리 주위에 있는 파리나 모기 등 해로운 곤충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녀석들의 속성은 낮에는 돌 틈이나 나무줄기에 숨어 있다가 밤에 활동을 하며 곤충이나 벌레를 잡아먹는다.

 

닫힌 유리창 틈새로 어떻게 들어 왔을까? 아마 유연성이 있어서 아주 작은 문 틈새로 들어온 모양이다. 이곳 38선 이북에 있는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은 워낙 청정한 지역이라 청개구리는 물론이고 밤이면 반딧불도 날아다닌다.

 

청개구리는 폐와 피부로 호흡을 하기 때문에 피부가 부드럽고 대단히 민감하다. 딱딱한 물건으로 잡다간 청개구리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 나는 잠시 궁리 끝에 밖으로 나가 잠자리채를 들고 왔다.

 

 

 

 

그런데 녀석을 잠자리채로 덮치려고 하면 어느새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 피해 버린다. 이벽 저벽으로 피해서 달아나는 청개구리와 한참 실랑이를 했지만 쉽게 잡을 수가 없었다. 청개구리 발에는 빨판과 흡반이 있어 미끄러운 벽에도 착 달라붙어 잘도 기어오른다.

 

 

 

", 제발 잡혀줘. 그렇지 않으면 넌 곧 질색해서 죽고말거야."

 

지리산에 살적에 집안으로 들어온 청개구리가 하룻밤을 견디지 못하고 죽고 만 것을 여러 차례 본 적이 있었다. 실내는 공기가 탁하기도 하지만 건조해서 곧 말라 죽고 만다. 청개구리는 그만큼 오염도에 민감하다. 만약에 녀석을 생포하지 못하면 오늘밤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나는 좁은 사각의 벽안에서 한동안 청개구리를 잡느라 땀을 뻘뻘 흘려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녀석을 잠자리채로 생포를 했다. 잠자리채 그물 안에 갇힌 청개구리는 놀란 듯 눈을 뎅그렇게 뜨고 가쁜 호흡을 하고 있었다.

 

 

 

 

", 나도 숨이 차긴 마찬가지야. 좀 쉽게 잡혀주었으면 피차가 힘들지 않았을 텐데."

"여보, 아직도 못 잡았어요?"

", 지금 막 생포를 했소."

 

생포한 청개구리를 아내에게 보여주었더니 빨리 밖으로 내보내라고 성화를 떨었다. 나는 녀석을 들고 밖으로 나와 방생을 해주었다. "청개구리야, 잘 가거라. 그리고 다신 집안으로 들어오면 안 돼. 그 땐 사망이야 사망."

 

잠자리채에서 풀려난 청개구리는 폴딱 뛰더니 이내 어두움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컴컴한 밤하늘에 별만 총총 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