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희망의 씨앗' 네팔방문기

하늘엔 별이 빛나고, 땅에는 아이들의 눈동자가 빛나네!

찰라777 2014. 12. 14. 06:19

[희망의 씨앗 네팔방문기⑤]

하늘엔 별이 빛나고, 땅에는 아이들의 눈동자가 빛나네!

 

이마에 티카의 축복과 네팔 캡을 머리에 쓰고...

 

우리는 인근에 있는 두 개의 학교를 더 방문해야 했다. 하나는 잔타초등학교이고, 다른 하나는 자나죠티고등학교라고 했다. 버드러칼리학교에서 컴퓨터 교실을 열자 인근에 있는 다른 학교에서도 단 한 대의 컴퓨터만이라도 좋으니 컴퓨터를 보내달라는 간절한 요청이 들어왔다.

 

그래서 한국자비공덕회는 이번에 마련한 총 70대의 컴퓨터 중 학생 수가 가장 많은 버드러칼리학교(1000여 명)에 40대, 자나죠티고등학교(500여 명)에 20대, 잔타초등학교(300여 명)에 10대를 배분하기로 했다. 몇 대 안 되는 컴퓨터이지만 그들의 간절한 요청과 학생 수를 고려하여 컴퓨터를 안배하기로 한 것이다.

 

▲ 네팔 전통 토속 춤을 추며 환영을 하는 잔타초등학교 학부모님들

 

이 두개 학교는 버드러칼리학교보다 더 깊숙이 위치하고 학교환경도 훨씬 열악한 편이라고 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먼저 잔타초등학교로 갔다. 사방이 어두워지며 땅거미가 지기 시작했다. 교문에 도착을 하니 늦은 시간인데도 많은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이 모여서 환영을 하여 주었다.

 

네팔 전통복장을 한 남자어른들이 북을 치고, 학부모님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토속적인 전통춤을 추면서 우리들을 학교 교정으로 인도를 했다. 교문 앞에는 하얀 교복을 입은 어린이들이 꽃병을 들고 우리들을 환영해 주었다. 

 

▲ 네팔전통복장을 하고 북을 치며 환영을 하고 있다.

 

 

▲ 교문에서 환영을 하고 있는 학생들

 

꼭 지리산 어느 산간벽지에 있는 작은 초등학교처럼 보였다. 학교 교실 앞에 소박하게 꾸며 놓은 환영식장에 도착을 하자 사람들이 머리에 금빛 찬란한 꽃잎을 뿌려주었다. 그리고 이마에 붉은 색 티카를 듬뿍 찍어주며 축복을 내려주더니 네팔 전통모자인 네팔 캡(Nepal Cap)을 머리에 씌워주었다.

 

이마에 찍어주는 붉은 티카(Tika)는 제3의 눈, 마음의 눈이란 뜻을 가진 것으로 신의 축복을 내려주는 성스러운 의식이라고 한다. 갑자기 이마에 티카 세례를 받고 네팔 캡을 쓴 회원들은 당황하면서도 모두들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황금빛 꽃을 뿌려주고, 티카를 찍고, 모자를 씌워주는 것은 네팔에서 가장 귀한 손님에게 내려주는 축복이라고 한다.

 

▲ 이마에 티카 축복을 받고, 네팔 캡을 쓴 회원들이 당황해 하면서도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한국자비공덕회는 이 학교에도 20명의 장학생을 후원하고 있다. 장학금을 받기 위해 자꾸만 집에서 멀리 떨어진 버드러칼리학교까지 지원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 지역 어린이들의 편리를 위해 1년 전부터 별도로 20명의 학생을 선발하여 후원하고 있다.

 

컴퓨터 교실에 들어가 보니 컴퓨터 책상 위에 예쁜 커버까지 깔아놓고 매우 깨끗하고 깔끔하게 컴퓨터 교실을 장식해 놓고 있었다. 버드러칼리학교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정성을 들여 컴퓨터 교실을 꾸며 놓고 있었다. 그들이 컴퓨터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 깔끔하게 꾸며 놓은 잔타초등학교 컴퓨터 교실

 

▲ 컴퓨터 교실을 열고 환호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님들

 

 

그러나 우리는 이 학교에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이곳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자나죠티고등학교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손을 흔들며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환호를 받으며 잔타초등학교를 떠났다. 정말 순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한참을 달려 자나죠티고등학교에 도착을 하니 벌써 컴컴한 밤이 되고 있었다. 이렇게 늦은 밤까지도 선생님들과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는 그들을 보자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원래는 이런 기념식을 모두 생략을 하고 학교를 잠시 방문만 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귀한 손님이 온다며 그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환영행사였다. 시토울라 씨에 의하면 네팔은 귀한 손님이 오면 이렇게 환영식을 하는 것이 오래된 관습이라고 했다. 귀한 손님을 맞이하려고 애쓰는 네팔 사람들의 호의를 무시하면 오히려 큰 실례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행사를 밤늦게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 검정 네팔 캡을 씌워주며 환을 하는 자나죠티고등학교 학부모님

 

 

자나죠티고등학교에서는 황금 꽃목걸이를 걸어주더니 검은 색의 네팔 캡을 머리에 씌워주었다. 어디를 가나 황금색 꽃목걸이는 기본적으로 걸어주는 모양이다. 우리는 하루에 세 번의 꽃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었다.

 

환영행사를 하는데 전기가 나갔다 들어왔다 하며 깜박거렸다. 교장 선생님이 우리에게 주는 감사장을 낭독하는데 몇 번이나 전등불이 꺼져 중단을 해야 했다. 전등불이 꺼지니 그야말로 사방이 칠흑같이 어두웠다. 컴컴한 하늘에는 별이 총총 빛나고 있었다. 전기불이 계속 꺼졌다 켜졌다 하는 바람에 랜턴을 비추어 가면서 가까스로 행사를 마칠 수가 있었다.

 

▲ 자나죠티고등학교 컴퓨터 교실

 

 

네팔의 전기사정은 좋지 않다. 더욱이 시골 오지로 갈수록 전기사정은 더 좋지 않다. 전기가 꺼졌다 켜졌다 하면 컴퓨터의 수명도 짧아지고 고장이 나기 쉽다. 그래서 한국자비공덕회에서는 각 학교마다 미니 발전설비까지 설치를 해주어야했다.

 

행사를 모두 마치고 우리는 어두운 학교교정을 걸어서 버스를 타러갔다. 어린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환송을 하며 버스를 타는 데까지 따라왔다. 칠흑같이 컴컴한 밤하늘에는 별이 총총 빛나고 있었다. 늦게까지 우리들을 기다리며 환송해주는 아이들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빛나보였다. 누군가가 하늘에 빛나는 별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땅에는 아이들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나네!"

 

▲ 환송 나온 아이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는 지상스님.

     

정말 아주 적절한 표현이었다. 이번에 함께 온 일행 중에는 시인이 세 분이나 있었다. 그 중에서 한 분이 감동을 받아 한 말이다. 아니 말 그대로 이 순간을 표현해주는 가장 멋진 한편의 시였다. 나는 시인이 읊조린 말을 되새기며 밤하늘에 총총히 빛나는 별을 바라보았다.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땅에는 아이들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나네!"

 

 

▲ 자나죠티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밤하늘엔 별이 빛나고, 땅에는 아이들의 눈동자가 빛나고 있었다.

 

손을 흔들며 작별의 인사를 하는 아이들의 눈동자가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네팔에 심은 이 작은 '희망의 씨앗'들이 저 하늘의 별처럼 초롱초롱 빛나기를 간절히 바라며 어둠속으로 멀어져가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희망을 가진 아이들의 눈동자가 밤하늘에 별처럼 초롱초롱 빛나고 있는 한 네팔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