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양배추의 고행

찰라777 2015. 5. 30. 21:48

양배추가 배추벌레에게 몸을 내주며 고행을 하고 있다.

잎을 다 내준 양배추의 모습은 마치 양배추의 고행상 같다.

앙상한 줄기만 갈비뼈처럼 남아 있다.

 

그야말로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다.

속 잎을 만들면 어느새 배추벌레들이 갉아 먹어 버린다.

끊임없이 속잎을 만들고

끊임없이 갉아먹고...

 

아아, 과연 양배추는 성불(成佛)을 할까?

부처는 춘다가 공양을 한 흰죽을 먹고

기운을 차려 보리수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었는데

그렇다면 양배추에게 흰죽이라도 공양을 해야 하지않겠는가?

농약을 칠까?

소주를 칠까?

설탕물을 칠까?

 

조금만 더 견뎌 보자

양배추여, 힘을 내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