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80일간의티벳일주

쟁기를 타고 밭을 갈다니... 티벳 농부 밭갈이-시가체

찰라777 2015. 6. 11. 17:03

5월 25일   시가체에서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로 가는 길

 

 

 

유쾌하게 노래 부르는 티벳 운전사 깡파

 

 

 

 

 

시가체에서 출발하자 운전사 깡파는 유쾌하게 노래를 불렀다. 그는 매우 낙천적인 성격이다. 고물 자동차가 말성을 부려 그렇게 고생을 하는데도 운전대를 잡으면 곧 콧노래가 나온다.

 

구릿빛 강인한 얼굴에 사가의 선글라스를 쓴 깡파의 모습에서 낙천주의를 배운다. 라싸에서 에베레스트를 거쳐 네팔 국경까지는 890km에 달한다. 길은 최악의 험로다. 이 길을 깡파는 고물 지프로 3박 4일 동안 홀로 운전을 하며 간다. 우리의 생명이 그에게 달려 있는 것나 마찬가지다.

 

그는 순간순간을 즐기는 낙천적인 사람이다. 노래를 부르다 씨익 웃는 모습이 너무나 천진스럽게 보인다. 윗 입술에 콧수염을 기른 모습도 귀엽다. 순간을 멋있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놀랍게도 푸른 가로수가 서 있는 도로도 있다. 티벳을 여행하며 처음보는 가로수다. 히말라야의 신이 눈 녹은 물을 흘러 보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이 있는 곳에 생명이 산다. 풀이 돋아나고, 짐승이 살며 사람이 산다 야크 떼와 양 떼가 유유히 걸어 다니며 풀을 뜯고 있다. 사막 같은 평야에 돋아나는 풀은 매우 거칠게 보인다.

 

 

 

 

 

 

 

 

 

 

쟁기를 타고 밭을 가는 티벳 농부

 

이렇게 4000m의 고원지대에도 평야가 있고 목초지대가 있다니 놀랍다 야크 떼와 양떼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밭에서 농부가 소를 몰며 밭을 갈고 있다. 특이한 것은 두 마리의 소가 끄는 쟁기를 농부가 타고 가며 밭을 갈고 있다.

 

 

 

 

뿔에 빨간 깃을 단 두 마리의 소가 농부가 모는 방향으로 재발리 걸어간다. 농부가 탄 쟁기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빠른 속력으로 지나간다. 소가 더 힘이 들텐데 농부는 어찌하여 쟁기를 타고 있지? 자세히 살펴보니 보니 농부가 써래에 올라 써래를 눌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티벳의 소들은 힘이 더 셀까? 하긴 두 마리가 끌고 있으니 속도가 더 나겠지.

 

이렇게 척박한 땅에서 농사를 짓는 티벳인들의 노력은 대단하다. 히말라야의 눈 녹은 물을 끌여들여 주로 보리를 재배한다고 한다. 신이 흘린 눈물로 생명을 이어갈 양식를 기르는 그들의 지혜는 수만 년전 전부터 내려온 원시농법이다. 한동안 티벳 농부의 특이한 쟁기질을 바라보다가 우리는 다시 길을 재촉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