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쓰레기 더미 둥둥 떠내려 가는 임진강

찰라777 2015. 8. 2. 12:34

 

 

장맛비로 수문을 연 군남홍수조절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군남호수조절지 수문을 열었다. 새벽부터 임지강변에서는 사이렌을 웽웽 요란하게 울리며 대피를 하라고 방송을 한다. 오랜만에 임진강은 흙탕물로 물로 가득하다. 북한 땅 함경남도 마식령에서 발원한 임진강은 길이 254km로 연천군의 젖줄이다.

 

▲임진강에 쓰레기들이  떠내려가고 있다.

 

비가 개이자 산책을 하기로 했다. 나는 아내 먼저 곡괭이와 삽을 들고 집으로 들어오는 길로 갔다. 가로등 밑에 있는 좁은 도로가 비만 오면 물이 항상 고여 있다. 작년에도 곡괭이로 파서 도랑을 냈는데, 금년에도 역시 발목이 빠질 정도로 물이 잠겨 있다.

 

 

비만 오면 발목이 빠지도록 고이는 길

 

이곳은 좌측 홍 선생님 집으로 가는 높은 길목에서 물이 모여들고 우리 집과 윗집, 금굴산에서 내려오는 물, 그리고 우측 이장님 밭에서도 물이 흘러내려 항상 비만 오면 발목이 빠지도록 물이 고인다. 장맛비가 내리자 도로가 여기저기 패여서 높이가 낮은 자동차나 사람이 다니기도 위험하다.

 

  ▲비만 내리면 발목이 빠질정도로 고이는 길. 배수로를 판 후라 물이 빠져 있다.  

 

낮은 곳을 높여서 포장을 하거나, 작은 관을 묻어 배수로를 설치해야 할 것 같다. 빨리 포장을 해야지 조금만 더 패이면 자동차가 지나가기도 힘들어 질 것 같다.

 

나는 곡괭이로 먼저 도로 아래쪽 끝을 파서 작은 도랑을 냈다. 자갈땅이어서 곡괭이가 잘 들어가지 않는다.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가 있겠는가? 정말 열 번 정도를 찍어 내리니 골이 파졌다. 금세 온 몸에 땀이 흘러내린다.

 

도랑을 좀 깊게 파고 삽으로 쳐 올리니 작은 시냇물이 되어 고였던 물이 콸콸 흘러내려갔다. 물이 다 빠져나갈 때쯤 아내가 지팡이를 짚고 내려왔다.

 

▲자갈땅을 곡괭이로 파서 배수로를 냈다.  

 

진작 좀 수로를 낼걸 그랬지요?”

글쎄 말이요. 작년에도 팠는데 또 미어졌어요. 그리 쉬운 작업은 아니지. 이젠 물이 빠져 걷기가 좀 편할 거요.”

고마워요. 당신 덕분에 편하게 되었네요.”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한 달 전 이장님께서 수고를 하여 도로에 얽힌 땅 소유주들의 토지사용승낙서를 모두 받아 제출을 했으니 금방 포장 공사가 진행 될 것이라고 했다. 무려 열여섯 명이나 시용승낙을 받아내느라 이장님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큰 수고를 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도로포장은 되지 않고 있다.

 

나는 이곳 연천으로 귀촌을 한지 4년이나 되어간다. 귀촌 첫해부터 토지 사용승낙만 받으면 이장님은 곧 포장을 해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얽히고설킨 땅 소유주를 찾아 무상으로 토지사용승낙을 받는 일이 그리 쉽지가 않다. 각자가 다 의견이 가르기 때문이다.


 

▲토지사용승낙을 받으면 곧 포장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나라 관공서 일이라는 것이 대부분 그렇다. 공약과 구호는 금방인데 실행은 느리다. 연천군도 꿈꾸는 행복도시 으뜸연천 명품연천이란 구호를 요한하게 내걸고 살기 좋은 연천으로 귀농귀천을 하라고 적극 권유를 하고 있지만, 정작 실행은 늑장을 부리고 뒷전이다. 주민은 의무를 다하고 관은 주민들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약속을 제때에 지켜야 한다. 장마철이라 장마가 끝나야 공사가 시작될까?

 

 

하나뿐인 연천의 젖줄 임진강을 보호하자

 

임진강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가니 흙탕물이 급류가 되어 하류로 하염없이 내려간다. 더러운 쓰레기 더미들이 여기저기 물에 쓸려 둥둥 떠내려간다. 이미 726일 날 군남홍수조절지 수문을 열어 방류한 물로 상당부분 쓰레기들이 떠내려갔지만 아직도 쓰레기들은 끝없이 떠내려 오고 있다.


 

▲북한 함경남도 마식령에서 발원한 임진강은 연천의 젖줄로 우리 모두가 보호해야 한다. 

 

쓰레기들의 종착지는 바다가 되겠지만, 오염물질이 되어 다시 생태계를 파괴하고 그 과보는 인간에게로 고스란히 돌아온다. 하나뿐인 연천의 젖줄 임진강을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