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하와이 자유여행

플루메리아 꽃을 머리에 꼽고...

찰라777 2016. 3. 17. 19:15

플루메리아 꽃을 머리에 꼽고... 







카우아이 와일루아 해변의 푸른 물빛과 황금모래사장


 

우리는 와일루아 폭포를 출발하여 다시 56번 쿠키로 하이에를 타고 해변을 달려갔다. 와일루아 골프 코스를 지나 와일루아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갔다. 도로 우측에 와일루아 만으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해변이 이어진다. 우리는 잠시 차를 세우고 해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푸른 바다와 이어지는 긴 백사장이 산책을 하기에 딱 좋다. 하와이 어느 해변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석양노을에 비추이는 푸른 물빛, 그리고 황금색 모래사장이 유난히 아름답다.


 

모두가 사랑스럽다. 해변의 풍경도 사랑스럽고, 해변을 걷는 아내와 두 딸로 오늘은 더욱 사랑스럽게 보인다. 그 모래 해변에 찍힌 우리들의 발자국도 사랑스럽다. 장성한 아이들이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어린애로만 보인다. 100살 먹은 노인이 80살 먹은 자식을 어린애 취급하는 것과 같다. 장성한 아이들과 함게 하는 이대로가 좋다. 우리 가족에게 오늘처럼 사랑스러운 날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해변을 산책하다가 우리는 마켓에 들리기로 했다. 알레카 루프로 들어가기 전 우측에는 코코넛 마켓 플레이스가 있다. 탁 트인 공간에 30여 개의 상점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쇼핑몰이다. 저녁에 먹을 야채와 과일, 라면을 사려고 했는데 식료품점은 수리를 하는 중이어서 문을 닫고 있었다.



▲코코넛 마켓플레이스 한국인 가게


 

쇼핑몰은 한적하다. 우리는 그중에 화려하게 진열된 옷가게로 들어가서 아이쇼핑을 하고 있는데 뜻밖에도 가게 주인이 한국인이다. 얼마나 반가운지! 세계 어디를 가나 한국인은 만난다. 물론 오하우 섬의 호놀룰루에는 제법 많은 한국인 교포들이 살고 있다. 그러나 카우아이에서 한국인을 만난 기쁨은 또 남다른 느낌이 든다.

 

우리는 그 한국인 가게에서 하와이의 상징하는 플루메리아(Plumeria) 꽃으로 된 머리핀을 샀다. 세 모녀가 플루메리아 꽃을 머리에 꽂으나 영락 없이 하와이 원주민이 된 것 같다. 한국인 가게 주인은 플루메리아 꽃을 꼽는 방법을 일러준다.

 

하와이를 상징하는 플루메리아꽃을 머리에 꽂고...

 

"따님들이 결혼을 했나요?"

"아니오, 아직 올드미스랍니다."

"그럼 절대로 왼쪽에 꼽으면 안 돼요. 미혼 여성은 머리 오른쪽에 이렇게 꼽아야 합니다."

"아하, 그런 심오한 뜻이 있군요."

 

가게 주인은 능숙한 솜씨로 아내는 왼쪽에, 아이들은 오른쪽 머리에 플루 메디아를 꼽아준다.

 



플루메리아는

<축복 받은 사람>,

<당신을 만난 것은 행운이야>

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해서부터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멕시코가 원산지 이만 유독 하와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꽃이다. 하와이에서는 이 꽃으로 레이(Lei, 꽃목걸이)를 만들어 목에 걸어준다. 플루 메시아로 만든 레이는 환영, 사랑, 축제, 존경 등 의미를 담고 있다.

 

"하하, 너희들이 둘 다 하와이 원주민이 된 것 같구나."

"아빠, 우린 이제 하와이 스타일이 되었어요. 플루메리아 꽃을 머리에 꽂으니 정말 이곳에서 살고 싶네요."

"그럼 너희들은 여기서 살아라. 호호."

"플루메리아 꽃말처럼 당신을 만난 것은 행운이야."


 

세상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을 낳고, 알콩달콩 살아가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온 가족이 이렇게 하와이로 여행을 떠나온 것은 참으로 큰 행운이다. 삶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순간순간 행복을 느껴야 한다. 저가항공을 타고와 값싼 민박을 하고 있지만 이 순간은 우리 가족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다.

 

우리는 그 한국인 가게 아주머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가게를 나왔다. 세 모녀는 플루메리아꽃을 머리에 꼽으니 이제야 하와이에 온 기분이 제대로 든다고 좋아한다. 우리는 숙소 근처에 있는 식료품 가게인 <Longs>에서 파인애플, 야채, 바나나, 당근, 농심 신라면 등 찬거리를 사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식료품 마트 렁스에서 먹거리 쇼핑

 

 

숙소에 돌아와 아이들과 아내는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아내는 벌써부터 알큰한 라면을 먹고 싶다고 한다. 신라면을 끓여서 수프로 대신하고 햇반을 데워서 맛있게 먹었다. 따끈한 라면 국물로 저녁을 먹고 나니 졸음이 밀려온다.

 

정말 긴 하루다! 한국에서 127일 오후 3시에 출발하여, 하와이 도착하니 같은 날 오후 1시 반이다. 그리고 카우아이 섬에 도착하니 오후 2시 반이다. 날짜 변경 선을 통과하여 하와이는 하루가 늦게 간다. 오늘은 마치 시간의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모처럼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나오니 행복감 이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온다. 가족끼리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많이나누고.... 역시 여행은 새로운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서로 바빠서 대화도 나누지 못하고, 서로 흩어졌던 마음을 하날호 응집해 주는 효과가 있다. 하여, 더 늦기 전에 가족여행을 많이 다녀야 할 것 같다.



▲카파아 코코넛 마켓플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