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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일기4]하롱베이 선착장- 물동이 80만개?

찰라777 2005. 7. 22. 23:32
 

 

 

 

“여보 비가 오려나 봐요.”
“아마 용이 하늘에서 다시 내려오려고 하는 모양이지.”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지요?”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서 하롱이래.”
“아, 난 또…”

하롱은 ‘하룡 下龍’의 베트남 발음으로 용이 내려와 앉았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홍가이Hong Gai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 비가 한 두 방울 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우리는 하롱베이로 가는 미니버스엔 스위스와 스웨덴에서 온 커플, 그리고 독일과 영국에서 온 배낭여행자 6명, 우리부부 이렇게 12명이 어우르게 되었다.

런던에서 온 힐은 6개월간 동남아시아를 여행 중에 있단다. 힐은 장발에다 양 어께는 문신투성이다. 힐과 함께 온 여인 역시 런던에서 왔다는데 긴 머리에 치마가 겨우 엉덩이 밑에 걸려있다. 그 모습이 매우 선정적이다. 그들은 식사 때마다 맥주를 한 깡, 포도주를 한 병을 다 먹어치운다.

독일에서 온 커플은 둘 다 키가 매우 크다. 그들은 책벌레처럼 보인다. 그저 차 한 잔 시켜 놓고 책만 읽는다. 곱슬머리에 타원형의 미인얼굴을 한 그의 여자 파트너는 언제나 싱글벙글 웃고 있다.

 

반면에 스위스에서 왔다는 커플. 남자는 축구선수 베컴 헤어스타일에 익살스럽기 그지없다. 허지만 그의 파트너는 단발머리에 매우 얌전하다. 그들은 모두 부부 같지는 않아 보인다. 아마 여행 중에 만났거나 그냥 사귀는 사이처럼 보인다.

선착장에는 수많은 배들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내가 하롱베이 국립공원 입장료를 30,000동에 구입을 하는 사이에 아내는 한손에 물 한 병, 다른 손에는 과자 봉지를 사들고 손사래를 치며 온다.

“물 한 병에 5,000동, 과자 한 봉지에 45,000동. 너무 비싸요. 그래도 바다 위보다는 싸겠지요?”

뭐? 물동이가 45,000개? 그러나 엄청 비싼 것 같지만 환율이 높아서이지 사실 비싼 것은 아니다. 베트남의 화폐 단위는 ‘동 Dong'인데 1달러에 약 16,000동 정도한다. 50달러를 주니 800,000동을 내 준다. 물동이 80만개를 전대에 넣은 나는 무지 부자가 기분…^^

페트병을 빨아먹고 있는 어느 외국청년의 모습이 귀엽다. 공산당 복장에 모자를 쓴 여자 경찰이 우스꽝스럽게 보인다. 아직도 공산정권의 잔해가 여기저기 남아있다.

 

어떤 소년이 우리를 배로 인도한다. 맨발의 소년은 말없이 배에 오르는 우리들 손을 잡아 주더니 잽싸게 갑판위로 올라간다. 그 모습이 마치 원숭이보다 더 빠르다.

 

 

* 홍가이 선착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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