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Mongolia

[6]하늘과 통하는 푸른 깃발

찰라777 2006. 8. 17. 07:35

하늘과 통하는   푸른 깃발 ‘하닥’

 

 

 

▲몽골의 토속신앙 '어버'. 돌무더기로 기단을 쌓고 그 위에 고목을 꽂아 푸른 천인 '하닥'을

두른 모습이 우리나라 성황당과 비슷하다. 어버는 하늘과 통하는 몽골인들의 무속신앙이다.

 

 

몽골 최대의 라마사원 '간단사원'

 

울란바토르에서 맨 처음 찾아간 곳은 간단사원이다. 사원 입구에 도착하니 비둘기들이 평화롭게 날고 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시원하게 솟아있는 사원의 최대 볼거리는 달라이 라마에 의해 점안된 금불상. 초대형 구리입상으로 겉에는 전신을 순금으로 입혀져 있다. 

 

 

 

▲몽골 최대의 라마 사원인 간단사원


원나라 태조 오고타이 칸이 라마교를 받아들인 후 쿠빌라이 칸이 중국 땅 전체와 티베트까지 점령하였을 때 티베트 라마교의 지도자인 파스파를 초청하여 파스파 문자를 제정할 정도로 라마교는 몽골 전역에 번창했다.


“달라이라는 칭호도 몽골어 ‘바다’에서 비롯된 것이랍니다. 이 명칭은 티베트의 3대 달라이 라마가 몽골을 방문했을 때 무릇 종교지도자는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하면서 몽골의 칸이 하사한 이름을 지금까지 쓰고 있지요.”

 

 

▲경전을 공부하고 있는 어린 동자승들

 

히스키는 어깨를 우쭐대며 계속 설명을 이어간다. 그 후 티베트는 알탄 칸의 직계후손인 ‘용텐 갸초’를 4대 달라이 라마로 추대하였고, 이를 계기로 몽골에는 라마교가 더욱 번성했다. 또한 최근 몽골은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망명 중에 있는 현 14대 달라이 라마인 톈진 갸초를 초청했다.

 

초강대국의 눈치를 뛰어넘는 몽골인의 기상답다.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전전긍긍하며 달라이 라마의 초청을 미루고 있는 우리정부와는 퍽 대조적이다. 우리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코밑의 대만에서조차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고 있는데….

 

 

▲스님들이 그린 만다라


몽골은 90퍼센트 이상이 라마교를 믿고 있는데도 사원에서 기도를 하는 사람들을 그리 많지 않다. 한 때 공산당의 탄압으로 대부분의 라마사원이 파괴되고 종교의 자유가 억압되기도 하였지만, 여전히 라마교는 몽골 전역에서 평소 생활의 일부로 받아드려지고 있다.

 

 

▲간단사원 안에 있는 금불상

 

 

파란하늘과 통하는 무속 신앙 


  그러나 사원 안에 있는 금불상보다 내 눈에 가장 인상적으로 비추이는 것은 사원 앞의 신성한 기둥에 이마와 가슴, 손을 대고 소원을 빌고 있는 몽골인 들의 경건한 모습이다. 푸른 천과 흰 천을 감은 ‘어버Oboo'라는 고목에 이마를 대고 간절히 기도를 하고 있는 몽골인들의 모습은 신성 그 자체다.

 

 

▲어버에 이마와 손을 대고 기도를 하고 있는 몽골인

 

“몽골인에게 어버는 하늘에 계신 신과 교감을 하는 신성한 통로이자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지요. 우리 몽골인들은 나무, 바위, 산 등 모든 사물에 신의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고목에는 오랜된 행운의 구멍들이 있다.

 

어버는 우리나라의 성황당과 같은 것으로 우리네 무속 신앙과 매우 흡사하다. 몽골인들은 이 어버를 보면 오른쪽으로 세 번을 돌며 자기의 소원을 빈다. 푸른 깃발인 하닥은 하늘을 상징한다고 한다. 몽골을 여행하는 동안 어버에서 기도를 하는 몽골인들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자, 당신도 한번 저 기둥에 대고 기도를 해보심이 어떨까?”

“당신이 먼저…”

"아니, 당신이 먼저...

 

 

▲여행은 체험이다! 하닥에 이마를 대니 찡한 느낌이 ...

 

여행은 체험이다!

우린 번갈아 가며 눈을 감고 하늘로 통하는 기둥에 이마와 가슴을 대고 기도를 한다. 손가락은 나무에 뚫린 행운의 구멍에 집어넣고…. 각자의 기도는 서로가 비밀이다. 기도는 어떤 형태로든 마음에 울림을 준다. 기둥을 통해서 무언가 찡하는 울림이 가슴에 전달되는 느낌을 받는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푸른 깃발이 창공에 휘날리고 있다.

 

 

 


▲하늘을 상징하는 푸른 천은 나무, 겔, 동상 어디에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