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Greece

[그리스3] 올림포스 아프로디테 모텔에서

찰라777 2004. 8. 19. 14:03

♡♡♡ 아프로디테 모텔




*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에로스의 화살(사랑)이다!





- 무인철도역 '리트호로'에서 바라본 올림포스 산 . 구름에 가려 있어 정상이 보이지 않는다.

기차는 10월의 맑고 강렬한 햇빛이 쏟아져 내리는 에게 해를 옆으로 하고 북으로 북으로 달려갔다. 목화밭이 철로 변에 끝없이 펼쳐 진 그리스의 농촌풍경! 기차는 그리스의 목가적인 풍경을 일정한 리듬을 타고 경쾌하게 달려갔다.

열차의 리듬 속에 잠시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점점 높은 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 올림포스 산이 가까이 오고 있는 모양.

그리스의 할머니 바야가 그 소년을 데리고 먼저 내렸다. 손을 흔들며 할머니와 함께 사라져 가는 소년의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아직도 플렛트 폼에서 손을 흔들며 사라져 가는 그 소년의 모습이 눈에 어른거린다.

몇 정거장 더 가서 신학을 전공하는 마리아가 내렸다. 만면에 웃을 지으며 금발의 머리를 흔들면서 사라져가는 그녀는 여전히 섹시하게 보였다. 섹시함은 바로 아름다움이 아니던가! 아프로디테와 같은 그 미소...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털보 선장이 큰 손으로 악수를 청하며 내렸다. 그는 우리게 몇 정거장을 더 가야 한다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야수 같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사라져 갔다.

리트호로 역에 거의 도착할 무렵 나는 차장에게 역에서 올림포스 산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 차장은 말했다. 역에는 아무도 없고 대중교통도 매우 뜸하다고. 그리고 마침 리트호로 시로 가는 아가씨를 소개해 주었다.

그녀를 역까지 마중 나올 사람이 있어서 그 차편을 이용해서 함께 갈 수 있다고… 이런, 이렇게 고마울 수가! 내가 그 아가씨에게 고마워서 어쩔 줄 몰라하자, 검은 머리에 콧대가 다소 높아 보이는 아가씨는 소피아 로렌 같은 큰 눈에 미소를 담고 그저 생글생글 웃기만 했다. 그녀를 카메라에 담아왔어야 하는 건데...



- 리트호로 역에서 에게해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아내...
어? 에게해를 배경으로 서 있는 여인의 모습이 점점 아프로디테를 닮아가나?


오후 2시 30분. 리트호로 역에 내리니 역무원도 승객도 아무도 없었다.
철도원이 없는 그리스의 무인 시골 기차역! 멀리 올림포스 산이 구름에 덮인 체, 신비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 드디어 제우스 신이 주석하고 있는 올림포스 산 가가이에 왔구나!

기차는 무인정차역에 우리들만 떨렁 내려주고, 소리를 한번 빽~ 지르더니 다시 북쪽을 향해 출발했다. 밖으로 나가니 승용차 한대가 역사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에게해를 배경으로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그리스의 청년!

영화에 나오는 멋진 배우같이 보여 내가 괜히 움츠러 드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 나는 당당하게 그의 손을 잡고 억세게 흔들어 댔다. 그도 유쾌하게 웃으며 함께 손을 흔들어댔다.

그는 이 소피아 로렌(이름을 잊어 먹었다)를 닮은 아가씨의 약혼녀란다. 그녀는 아테네에서 그녀의 약혼자를 만나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하여간 우리는 그녀의 약혼자의 차를 타고 리트호로 시까지 무사히 오게 되었다. 그들은 우리가 머물 '아프로디테 호텔' 바로 앞에 내려 주웠다. 미소를 지으며 사라져 가는 청년의 모습에서 제우스의 전령의 신 ‘헤르메스’ 같은 인상이 풍겼다. 헤르메스! 과연 그는 제우스 신이 보낸 전령인가?

“우린 오늘 참으로 운이 좋군요!”
“글쎄말이요. 아마, 제우스신이 멀고 먼 길을 찾아온 우리를 환영하기 위하여 보낸 전령들인가 봐!”

리트호로는 올림포스 산 바로 밑에 있는 조그마한 읍 소재지 같은 마을이다. 올림포스 산으로 가는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곳.

그런데 참으로 묘했다!
우연히도 우리가 오늘밤 하루를 묵을 모텔 이름도 '아프로디테'니 말이다. 예쁜 장식으로 잘 꾸며진 작은 모텔은 모텔이라기 보다는 전원주택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테이블 위에 종이 앙증 맞다. 데스크에 사람이 없을 때 치라는 종이란다.

종을 한번 뗑~ 하고 치니 정말로 마음씨 좋아보이는 풍만한 육체를 가진 중년부인이 허연 얼굴에 웃음을 가득 안고 안에서 나왔다. 이거...분위기 한번 조네!

흠~! 날더러 오늘밤 이 앙증 맞은 아프로디테의 모텔에서 에로스의 화살이라도 당기란 말인가! (계속)



(그리스 올림포스 산으로 가는 리트호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