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림을 뒤로 하고 구향동굴로 향했다. 구향동굴은 석림에서 쿤밍 쪽으로 약 34km지점에 있다. 구향동굴에 가까워질수록 울창한 삼림지대가 나타난다. 구향동굴은 삼림이 우거진 곳에 있어 한여름에도 서늘하여 피서지로 인기 만점이다. 1989년 발견된 지 3년 뒤인 1992년 일반에 공개 된 석회암 동굴이다. 매표소에 도착하니 중국인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구향동굴은 석림과 함께 윈난성에서 중국인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풍경구의 하나이다.
▲구향동굴내에 있는 자웅폭포. 성룡과 김희선이 주연했던 영화 '신화'의 촬영무대
석림이 지상의 볼거리라면 구향동굴(九鄕洞窟)은 지하선경. 동굴탐사로는 3.2㎞,계단만 1300개를 헤아린다. 입구로 들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60m 계곡 아래로 내려가면 음취협으로 내려가면 바로 보트 선착장이 나온다. 선착장에는 중국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한참동안 보트 탈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우리가 탈 차례가 되어 10인승 보트에 오른다. 음취협 보트 투어는 약 600m의 짧은 구간이지만 작은 보트를 타고 깎아지른 계곡의 웅장함을 천천히 맛볼 수 있는 백미다. 보트는 승객이 노를 저어간다. 깊은 협곡 속으로 보트를 저어 가다보면 정글을 탐험하는 기분이 든다. 협곡유람을 즐긴 다음 본격적인 동굴탐험에 나선다. 동굴의 크기는 어마어마하다. 한여름 동굴음악회도 열었던 2만 명 수용 규모의 동굴광장을 지나면 쌍폭포로 이어진다. 갖가지 돌을 진열해 놓은 전시장과 조명이 현란하게 보인다.
▲동굴 입구에 있는 읍취협 계곡에서는 보트를 타고 노를 저으며 계곡 탐험을 한다.
자웅폭포는 김희선과 성룡, 양가휘가 주연한 영화 '신화(The Myth, 2005, 부제-진시황릉의 비밀)'의 촬영무대이기도 하다. 동굴 밖 계곡에서 떨어져 내리는 물줄기의 기세가 대단하다. 폭포는 'Y'자형으로 떨어지면서 거대한 물줄기를 이룬다. 사람들은 시원한 물줄기와 폭포의 기세에 잠시 넋을 잃고 쌍폭을 바라본다. 물이 떨러지는 소리 현란한 조명, 삐쭉삐쭉한 석회석을 바라보고 노라면 별세계에 온 느낌이 든다.
동굴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신의 밭(神田)'이라고 불리는 계단식 밭이 나온다. 중국내 수많은 동굴이 있지만 神田은 찾아볼 수 없는 진기한 풍경이다. 신전은 다랑논 형태로 된 석회암 지형으로 터키 파묵칼레 풍경을 연상케 한다. 햇빛을 보지 못해 눈이 멀어 버렸다는 물고기도 눈길을 끈다.
시원한 동굴 속을 헤매다가 뒷문을 나오면 입구로 가는 리프트가 나온다. 리프트가 있는 곳까지 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우리처럼 길을 잃어버려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경우 뿐이다. 컴컴한 동굴 속을 거닐다가 리프트를 타고 햇빛이 찬란한 계곡을 내려다보노라면 눈이 부셔 신다.
▲'Y'자형으로 떨어지는 물줄기는 대단한 기세다.
▲동굴은 밀림과 연결되어 있다.
▲다랑논 형태의 계단식 논처럼 생긴 '신의 밭(神田)'은 중국의 수많은 동굴 중에서도 구향동굴에만 있는 진귀한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