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도 인기짱인 "선덕여왕"
요즈음 아침 7시만 되면 필리핀의 아가씨 찰리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찰리는 필리핀 전화영어 선생이다. 자꾸만 잊혀져가는 영어를 조금이라도 붙들어 놓기 위해 지난달부터 전화영어를 매일 아침 10분씩 하고 있다.
"오늘 선덕여왕은 어땠어요? 덕만은 살아났어요?"
찰리는 전화로 인사를 하자말자 화제를 선덕여왕으로 돌린다. 사실 나는 텔레비전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다. 한 번 맛을 들여 놓으면 다음 장면이 궁금하여 계속 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텔레비전에 너무 매달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필리핀 영어 선생 때문에 MBC Drama 채널 200번에서 선덕여왕 앙코르 편을 매일 보고 있다. 앙코르 쇼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8시부터 두 편을 연속 상영을 하고 있는데, 지난주 금요일(12월 4일)까지 22~23회편을 연속 상영했다.
처음에 필리핀 영어선생으로부터 "퀸 선덕(Queen Sunduk)"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용을 몰라 쩔쩔 맬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기자는 필리핀 영어선생과 대화를 위해서도 선덕여왕을 관심을 가지고 볼 수 밖에 없었다.
찰리는 선덕여왕을 21회까지 보았는데 다음편이 몹시 기다려진다는 것. 어떻게 선덕여왕을 보느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DVD를 통해서 본다고 했다. 한국에서 방영하고 있는 선덕여왕이 복사되어 필리핀에서 DVD로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DVD는 영어자막으로 더빙을 해서 판매되는데 아직 21회분 후속편이 나오지 않아 다음편이 빨리 나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것. DVD가 나오면 찰리는 가족과 함께 모니터 앞에 삥 둘러 앉아 선덕여왕을 본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나라 60년대 모습을 상상해 본다. TV가 귀했던 시절 우리나라에서도 TV가 있는 집으로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 들어 연속극을 보곤 했었다.
"What is Lang(랑이 뭐에요)?"
"Oh My God? Was Misil dead(미실이 죽었다고요?)"
오늘 아침 전화 통화에서도 찰리는 그녀가 이직 보지 못한 선덕여왕 내용에 대하여 이것저것 물었다. 그리고 그녀는 한국여행기회가 주어진다면 선덕여왕 드라마 촬영지도 방문을 하고 싶다고 한다.
한류열풍은 효과는 참으로 대단 한 것 같다. 한류로 인해 드라마와 영화 등 프로그램 수출은 물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계속 늘어나 여행서비스 수입도 증가하고 있다. 한류는 이제 경제적 효과는 물론 외국인들로 하여금 한국인에 대한 친밀감을 형성시키고, 국가적 이미지를 상승시켜 사회, 문화적으로도 큰 효과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