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지평선>을 찾아서 ⑧
지상 최후의 상형문자, 둥파
나시족이 이상한 그림문자를 써 온 역사는 천년이 넘는다. 아직도 원형그대로 사용 중인 상형문자로서는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유일한 문자이다. 가장 유명한 나시 문서로는 둥파의 고전인 <창조>가 있다. 둥파문서는 지금도 리장과 미국의 대학 문서 보관소에 보관하고 있다.
둥파문자의 기원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시족은 기원전부터 만물의 형상을 그대로 그려서 기록했다. 티베트에서 남쪽 윈난으로 대이동을 거치는 동안 둥파문자는 오늘날 1400여 개 글자가 확인되고 있다.
<둥파>는 문자를 관리하고 사람과 영적 세계 사이를 중재하는 나시족의 무당이다. 둥파교는 석가모니 이전의 본교(불교 이전의 티베트 주술종교의 한 종파)로서 출발, 후에 티베트 불교, 이슬람교 그리고 도교와 혼합종교로 발전하였다.
▲인간의 생로병사를 그림문자로 표시한 매우 흥미로운 둥파문자는 지상의 마지막 상형문자이다.
둥파문자는 매우 원시적이고 직설적이다. 남녀가 서로 사랑을 하여 혼례를 치르고 교접을 하여 아이를 낳는 장면, 인간의 생로병사를 모두 그림으로 그렸는데, 그 그림을 보면 누구나 쉽게 해석을 할 수 있다.
오후에는 둥파궁(東巴宮)에서 둥파 전통 가무 쇼를 관람했다. 중국 정부에서 관리하는 둥파궁은 전설속의 나시 고대음악과 가무를 공연한다. 나시족의 말에 의하면 정통이라기보다는 중국식으로 재해석을 한 퓨전에 가깝다고 한다. 그러나 슬프고도 몽환적인 늙은 영웅들의 연주는 여행자의 심금을 울려준다.
▲둥파 할아버지(둥파궁)
▲나시의 전통쇼 공연(둥파궁)
둥파궁에서 나온 우리는 기념품점에서 둥파문자가 새겨진 티셔츠를 리장 방문기면으로 몇 개 샀다. 티샤츠에는 인간의 생로병사가 둥파문자로 새겨져 있었다.
"이 티셔츠를 입으면 언제나 리장고성의 골목길이 생각나겠지요?"
"암, 그렇고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