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화분으로 옮겨심은 블루베리
오늘은 너무 바쁜 하루를 보냈다. 아침 일찍 어제 깨비농장에서 가져온 화분에 블루베리를 옮겨 심었다. 플로라바 피트모스 유기물 덩어리와 뉴펄샤인 펄라이트를 7대 3의 비율로 섞어서 넣고, 작은 화분에서 큰 화분으로 깨비농장에서 가져온 4년생 마그나리아 블루베리를 옮겨 심었다. 그리고 작년 태풍으로 깨진 화분 2개를 새 화분에 분갈이를 해주었다.
▲블루베리를 큰 화분에 옭겨 심고 거름을 주고, 솔잎으로 덮어주다.
그새 자란 블루베리 뿌리가 화분에 꽉 차있다. 깨비 농장 주인이 준 거름을 큰 화분에는 세 주먹, 작은 화분에는 한 주먹씩 뿌려주고 하얀 비료를 물 1000, 비료 3의 비율로 섞어서 뿌려 주었다. 화분 위에는 미타암 뒤뜰에서 가져온 소나무 잎새를 덮어 주었다.
분갈이를 해 놓고 보니 훨씬 안정되어 보인다. 4년생과 2년생의 블루베리는 분명 차이가 있어보이는데, 꽃망울은 2년생이 더 살갑게 맺혀 있다. 머지않아 꽃망울을 터트릴 껏 같다. 꽃이 피면 불루베리가 열린다는 것 아닌가? 저 작은 나무에 검푸른 불루베리 열매가 열린다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뛴다. 난생 처음 길러보는 블루베리 꽃망울을 바라보며 아내와 나는 금방 블루베리라도 열린듯 빙그레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터질 듯한 블루베리 꽃망울
블루베리를 옮겨 심고나서 개울건너 김씨 집에서 가져온 국화와 매발톱을 화단에 심었다. 건너집 김씨집에는 너무나 멋진 매조가 붉게 피어 있다. 우리집 거실에서 보면 마치 우리집 정원에 핀 매조처럼 보인다. 둥근 타원형의 매조는 마치 태양처럼 크고 불게 피어 있다. 테두리를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이 너무나 탐스럽다. 김씨 집 정원에는 배꽃, 금낭화, 산 목단 등 많은 꽃들이 피어 있다.
▲김씨 집에서 분양을 해온 국화와 매발톱
김씨 집 아주머니는 매발톱과 국화를 분양을 해주었다. 더 이상 심을 곳도 없는 데 아내는 꽃만 보면 가져와 심으려고 한다. 김 씨 집에서 가져온 화초를 심으니 화단이 꽉 찬다. 김씨 부인은 텃밭에 자란 야채까지 한광주리 뜯어주었다. 시골인심이란 이런 것이다. 오디주스까지 얻어먹고 나니 눈도 입도 즐겁다.
▲개울 건너 김씨네 집 정원에 핀 금낭화, 매발톱, 배꽃
아랫집 면장님 사모님이 주신 호바씨도 담장 밑에 심었다. 구덩이 좀 깊게 파고 오씨가 준 소똥을 밑거름으로 듬뿍 주고 그 위에 흙을 살살 뿌려서 호박씨를 한 구덩이에 5개씩 심었다. 세 구덩이를 심었는데 호박에 돋아날지 궁금하다.
▲정면장님 사모님이 주신 호박씨를 담장 밑에 심었다.
옮겨 심은 화초에 물을 주고 우리는 목포로 떠날 준비를 했다. 내일은 장모님의 생일이어서 처갓집 패밀리가 다 모이는 날이다. 점심을 먹고 집에서 출발하여 섬진강을 따라가는데 강변에 아직 벚꽃이 끝없이 피어 있다. 벚꽃은 꽃비가 되어 하염없이 섬진강변에 휘날린다. 이제 며칠 후면 벚꽃은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우리집 거실에서 바라본 개울건너 김씨네 매조
꽃 속에 묻혀 사는 이 행복감은 그 무엇에다 견줄 수가 없다. 아내는 손수 뜯어온 나물이며, 야채, 과일을 한 박스 채워서 서울 아이들에게 보낸다고 팩킹을 해 놓았다. 마침 토요일이라 택배나 우체국으로 보낼 수는 없고 하여 오던 길에 광주고속터미널에 들려서 고속버스로 짐을 부쳤다.
토요일이라 6시면 화물 접수가 끝나버린다. 그래서 서울로 가는 승객에게 부탁을 했다. 마음시 좋아 보이는 아저씨에게 가는 편에 서울 영이 전화번호와 내 전화번호를 적어주고 서울에 도착할 즈음 전화를 해서 좀 전달해달라고 부탁을 하니 흔쾌히 승라글 해 준다. 그대신 아내는 수고비로 약간의 사례를 했다. 극구 받지않으려고 하는 것을 주머니에 쑤셔 넣준다. 사람이 사는 사회는 주고 받고 하는 것이 기본이다. 짐이 잘 전달 되기를 바라면서 우리는 목포로 차를 몰았다.
(2011.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