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아침 일찍 섬진강으로 갔습니다. 섬진강엔 물안개가 환상적으로 드리워져 있습니다. 강물은 세월을 안고 흐르는데 안개는 속절없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강물에 어리는 물안개, 그리고 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가 가을의 서정을 노래 하고 있습니다. 나는 억새숲과 안개 사이를 오가며 아침 이슬을 털어봅니다. 바짓가랭이에 적시는 이슬을 머금고 강물 속을 유영해 봅니다. 안개처럼, 강물처럼 휘적휘적 걸어가는 내 발자국 속에 세월이, 가을이 가고 있습니다. 강물은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을 안고 흘러갑니다. 거기 희망과 절망, 그리고 고통과 환희가 서려 있습니다. 때로는 안개 속에 가리우며, 때로는 억새 숲에 가리우며 세월의 고통의 강물, 기쁨의 강물, 슬픈의 강물, 환의 강물은 흘러만 갑니다.
(2011.11. 1 아침 섬진강 간전교 유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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