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토마토가 왜 갈라질까?

찰라777 2012. 7. 8. 09:40

토마토가 왜 갈라질까?

 

 

 

오랜만에 충분한 비가 오고 나니 모든 작물들이 생기를 띄며 싱싱하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토마토도 주렁주렁 열리며 열매가 점점 커지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토마토를 자세히 살펴보니 꼭지를 중심으로 열십자로 갈라지거나, 중심부위에 원을 그리며 갈라지고 있군요. 애써 키운 토마토가 금이 가고 결집이 생기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칼로 그은 듯 갈라지는 토마토

 

 

더구나 지난 번 구슬처럼 큰 우박을 맞아 여기저기 흠집이 생겨 마치 마마를 앓고 있는 것처럼 홍역을 치르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칼로 그어내듯 갈라지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우박을 맞은 자리는 딱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군요. 상처를 아물기 위해 몸부림을 친 자국입니다

 

"가뭄에 내린 우박이 날 이렇게 두들겨 곰보로 만들더니, 이젠 장마가 나를 놀라게 하는군요."

 

토마토들은 불규칙한 날씨 때문에 이래저래 홍역을 치르고 있군요. 괜히 녀석들을 바라보기가 민망하기만 합니다. 아마 주인을 잘 못 만난 탓이겠지요? 토마토를 노지에 길러 생업을 하는 농부들은 복장이 터질 지경일 것입니다.

 

▲우박이 날 이렇게 만들어 버렸답니다.

우박을 맞아 마마를 앓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토마토

 

 

요즈음 연군에서 실시하는 귀농교육을 받고 있는데, 뭐든지 궁금한 점을 물어보라는 말이 생각나서. 농촌기술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비가 오고 나니 토마토가 여기저기 갈라지는데 왜 그러지요??”

 

“아, 그거요. 날씨가 너무 가물다가 갑자기 수분이 많아지니 애들이 수분섭취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 현상이 일어납니다. 날씨가 가물 때에는 뿌리에 수분이 없어 애들이 조금씩 빨아드리며 생명을 유지하다가 갑자기 수분이 많아지면 이제 수분을 많이 빨아들여도 괜찮은가 보다 하고 수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여 그 수분들을 주체를 하지 못하고 토마토가 터져 나오게 되지요.”

 

 

▲장맛비를 맞기전 싱싱한 토마토

 

 

“아, 그렇군요. 그럼 이럴 땐 어떻게 해야지요? 비닐 같은 것으로 싸 주어야 할까요?”

 

“그래도 소용없습니다. 평소에 물을 잘 주어서 수분관리를 잘 하는 것이 가장 최우선 책이고요. 지금 갈라지는 열매는 따낼 수밖에 없습니다. 따내지 않으면 갈라진 틈에 곰팡이와 병균이 침투하여 토마토를 먹지 못하게 되니까요.”

 

“잘 알겠습니다. 결국은 가물 때 물을 충분히 주지 못한 과실이군요. 감사합니다.”

 

 

▲수분과다 섭취로 쩍쩍 갈라지는 토마토

 

 

토마토의 DNA 센서가 가뭄과 장마를 잘 조절하지 못하여 결국 토마토가 수분과섭취로 갈라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가물 때 부지런히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도록 물을 주어 장마가 들더라도 충격이 덜하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보, 이건 아직 덜 익었는데 왜 벌써 따왔지요?”

 

“토마토에 금이 가서 그래요. 그대로 두면 병균이 침투하여 아주 못 먹게 된다는 군. 국을 끓여 먹던지, 장아찌를 담가 먹던지 해야 할 것 같아.”

 

“그런데 토마토가 왜 갈라진데요?”

 

 

▲갈라진 토마토는 병이 생기기전에 미리미리 따낼 수밖에 없다니.

 

 

내가 했던 똑 같은 질문을 아내는 의아해 하며 물었습니다. 나는 농촌기술센터 직원이 해준 답변을 똑 같이 전달해 주었습니다.

 

“저런, 토마토의 신경이 그렇게 예민하군요!”

 

“모든 살아 있는 생물은 다 나름대로 살아가는 법이 있지 않겠소.”

 

텃밭에 농사를 지으면서 결국 사람이나 식물이나 정성을 들여야 제대로 성장을 한다는 것을 토마토가 통열하게 느끼게 해주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