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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 바친 40년 교육열정-물리아 위자야씨

찰라777 2012. 11. 25. 07:28

40년 동안 인도네시아에서 묵묵히 장학사업을 추진해온 이사람

눈높이교육상을 수상한 자카르타 물리아 위자야 씨

 

영광의 올림픽 메달을 받는 선수들 뒤에는 반드시 소리 없이 그들을 뒷바라지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선수들을 가르치고 돌보며 후원하는 감독과 코치진이 바로 그 사람들이다. 22일 대교문화재단이 주최한 '제21회 대교눈높이교육상'을 받은 9명의 수상자 중 8명은 현재 학교에서 직접 교편을 잡고 있는 선생님들인데, 그 중에 유독 교편을 잡지 않는 최고령 수상자가 눈에 띠었다.  

 

글로벌교육부문상을 수상한 인도네시아(이하 인니) 물리아 위자야(Mulia Wijaya 71세, 한국이름 정무웅) 코린도 장학재단 이사장은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지고 있지는 않지만 현지 교민 한국학생들과 인니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10년간 묵묵히 장학 사업을 추진하고 후원을 해 오고 있다.

 

▲22일 대교문화재단 눈높이교육상 글로벌부문을 수상한 물리아 위자야부부

 

 

물리야 위자야 이사장이 인니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41년 전인 1971년 3월이었다. 당시 건설회사인 삼환기업(주) 주재원으로 파견 되었던 그는 1985년 인니 현지법인인 코린도 그룹으로 이직을 하며 인도네시아 국적을 취득하였다. 코린도 그룹에서 영업, 구매 사업본부장 및 목재사업 부사장 등 중요한 요직을 수행하여 오던 중, 1997년 그룹 내에서 장학사업부를 신설함에 따라 그는 장학사업부 발기인으로 참여하게되였다. 그리고 2003년부터는 장학사업부 이사장에 취임을 하면서부터 인니 교민과 현지 대학생 장학 사업에 본격적으로 전념을 하기 시작하였다.

 

기자는 지난 11월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여행 중 함께 동행을 한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자카르타 코린도 그룹 사무실에서 눈높이교육상 수상자로 선정된 물리아 위자야 씨를 만날 수 있었다. 현재 코린도 그룹 장학사업부 이사장직과 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 재단이사회 부이사장, 한국학교 운영위원장직을 맡고 교육사업에 전념하고 있는 그로부터 현지교민 학교와 인니 대학생 장학사업에 대하여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코린도 장학재단

 

 

-인니 한인 교육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나요?

 

"현재의 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의 효시는 1972년 7월 2일 자카르타 한인연합교회를 설립한 고(故) 서만수 목사의 뜻에 따라 1974년 5월 4일 자카르타 끄망기산 지역에 위치한 일부 숙소를 이용하여 개설한 한인유치원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서 목사님이 개설한 한인유치원은 이듬해 1인 교사인 정소라 전도사의 지도를 받은 6명의 유치원 졸업생을 배출하게 되었습니다. 유치원을 졸업한 아이들에게는 초등학교 과정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인니 한인회는 한인초등학교 설립을 위한 이사회를 조직하게 되었는데, 그 당시 이사장에 승병훈, 교장에는 서만수 목사가 맡아서 수행을 하게 되었고, 저는 이사회 서기로 학교설립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이 학교는 2학년 1학기에 한인회가 시작한 지금의 국제학교에 인계되었지요."

 

그러나 학생 수는 계속 불어나고 교실은 턱없이 부족했다. 1977년 재단이사회를 결성한 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는 1978년 1월 28일 대사관과 인접한 부지에 연건평 362㎡의 학교건물(현재 한인사무실로 이용 중에 있음)을 신축하여 쁘좀뽕안 주택가의 임차주택에서 공부하던 28명의 학생들이 입교식을 하면서부터 학교로써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자카르타 중심가에 들어선 코린도 그룹 사옥.

코린도 그룹은 1969년 승은호 회장에 의해 설립되어

직원수 3만명의 인도네시아 진출 기업중 가장 큰 한국기업이다.

 

 

-코린도 그룹 장학재단은 어떤 계기로 설립되었나요?

 

"인니에 진출한 기업과 교민이 크게 늘어나면서 학생수도 계속 늘어나 대사관 옆에 지은 학교 건물로는 감당을 하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에 교민들은 1989년 5월 28일 학교교사 건축을 위한 한국학교 육성재단이사회를 발족하고 재단이사장에 승은호 코린도 그룹 회장을 선임하였습니다. 재단이사장에 취임한 승은호 회장님은 1990년 현재 CEGER에 위치한 학교 터 6,600평(USD483,710)을 코린도 그룹 명의로 구입하여 선 듯 기증함으로써 현재규모의 학교를 짓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 후 인재양성에 남달리 관심이 컸던 승은호 회장님의 뜻에 따라 코린도 그룹은 1997년 1월 29일 코린도 장학재단을 발족하여 인니 현지 장학생을 선발하여 학자금을 보조하기 시작했습니다. "

 

코린도 그룹(회장 승은호, http://www.korindo.co.id)은 1969년 인도네시아에 창립한 직원 수 3만 명의 글로벌 기업으로 제지, 중공업, 금융, 부동산, 화학, 물류 등 30여개의 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기업 중 가장 큰 기업이다.

 

 

▲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 교장에서 만난 물리아 위자야씨

 

-코린도 그룹 장학재단의 장학금 지원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요?

 

"현재까지 코린도 그룹 장학금 수혜자는 인도네시아 현지인 직원 자녀 1,045명(6억 루피아), 인도네시아 대학교 대학생 556명(13억 루피아),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세종대학교 대학원 및 학부과정 유학생 26명(USD255,000) 등 총 1,627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주로 한인 직원 자녀들에 대한 장학금 지원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점차 수혜범위를 넓혀 인도네시아 대학교, 보고르농과대학교, 반둥 빠자자란대학교, 내셔널 대학교, 그리고 족자카르타 가자마다 대학교 등 인니 현지 5개 대학교의 우수한 대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지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2003년부터는 우수한 인니 대학생들을 한국의 대학교와 대학원에 교환학생으로 유학을 보내는 자금도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

 

-장학사업과 연계하여 인니 전문가 2세를 양성하고, 장학금을 수혜 받은 학생들과 졸업 후에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요?

 

"요즘 장학재단 추세는 일반 장학금 지원에서 전문가 양성지원으로 전환하고 있지요. 생명공학, 이공분야, IT분야, 예술분야 등 다양한 사회의 요구에 포커스를 맞추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장학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니 교육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인도네시아 5개 대학교 총장 및 대외협력 처장들과도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정보를 교환하는 등 유대를 긴밀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니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수가 1,500여 개로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데, 장학금 수혜를 받은 졸업생 중에서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는 일종의 인재풀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지요."

 

 

▲한국인 2세들이 꿈을 키워가고 있는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정

 

 

-장학사업을 추진하는 과정 중 가장 어려웠던 일과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든다면?

 

"가장 어려운 일은 역시 장학기금을 조성하는 일입니다. 현재는 코린도 그룹 계열사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기부를 받고 있는데요, 수혜를 받고자 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나 한계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코린도 장학금을 수혜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인사를 왔을 때입니다. 매년 1번씩 장학금 수혜를 받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만남의 기회도 갖고 있는데요, 각계각층에 진출한 졸업생들을 만날 때가 가장 마음이 뿌듯하고 보람이 있습니다."

 

-앞으로 장학사업계획과 비전을 든다면?

 

"앞으로 늘어나는 장학금 수혜자들을 보다 폭 넓게 수혜를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장학재단을 코린도 그룹에서 완전 독립된 장학재단으로 분리하는 방안도 재고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면 보다 많은 기업이나 개인이 장학금을 기부를 할 수 있고, 장학금수혜 범위도 더 넓혀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한국-인니간의 문화교류와 관련된 장학사업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국내외 재단과 연계하여 문화, 교육과 관련된 연계 지원을 한다면 양국 간의 교류도 좀 더 활발하게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대학 캠퍼스를 방불케 하는 자카르타국제한국학교

학생수 1000 여명, 교사 수 113명으로 세계 한인학교중 가장 큰 규모이다.


▲2012년 7월 준공을 한 고등학교 건물

 

물리아 위자야 이사장과 함께 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를 둘러보는 기회도 갖게 되었다. CEGER 지역에 총 대지면적 23,851㎡, 연건평 11,604㎡에 달하는 초‧중‧고등학교 교정은 수영장, 테니스장, 복지관, 어학실, 도서실, 멀티미디어실과 14,496㎡에 달하는 넓은 운동장을 구비하고 있어 마치 대학캠퍼스를 방불케 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는 국적이 있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현지교민들의 염원과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의 모금운동 및 한국대사관의 협조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여 현재는 초‧중‧고 재학생 1,000여명, 교사 100여명이 재직하고 있는 국제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한인학교로 성장하였습니다. 금년 7월에 고등학교를 새로 신축하여 넓은 강당을 구비하고 여러 가지 부대시설을 대폭 확충하였습니다. 앞으로 글로벌 소양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우수교사를 확보 하는 등 조화로운 인간 육성과 자긍심이 높은 한국인상을 구현하는데 교육의 역점을 둘 것입니다."

 
최근에는 교사, 학부모, 한인사회 인사들로 구성된 학교발전위원회를 신설하여 한국대사관의 협조 아래 학교발전기금을 조성하는 한편 학생들의 학력신장과 영어교육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졸업생들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입시전략을 세워 맞춤형 진학지도를 활성화 하는 한편 현지대학 및 해외대학 진학을 위해서도 많은 정보를 제공하여 다양한 진로선택을 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 학생들은 수많은 교포 2세 학생들이 꿈과 인재를 키워나가고 있다. 오늘날 그들이 국적을 잃지 않는 교육을 받게 된 것은 물리아 위자야 씨 처럼 뒤에서 묵묵히 장학사업을 추진하는 사람들과, 기업을 이윤을 상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처하는 코린도 그룹의 승은호 회장처럼 2세 교육사업에 남달리 큰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