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인도네시아·발리

타잔 놀이도 할 수 있는 ‘깃깃 쌍둥이 폭포’

찰라777 2012. 12. 28. 07:08

더운 나라 이야기로 추위를 이겨내자

발리 ‘깃깃 쌍둥이 폭포(Gitgit Twin Waterfall)’

 

지금 한국은 영하 10도에서 2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곳 발리는 영상 30도를 오가는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50도의 차이가 나는 극과 극을 오가는 날씨이다. 더운 지방을 여행하다 보니 여러 가지 편리한 점도 많다. 가장 좋은 점이 겨울옷이나 난방 걱정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3대 요소인 의식주(衣食住) 중에서 두 가지를 덜게 되니 얼마나 편리한가? 어떻게 보면 주거생활도 담요 한 장만 있으면 아무데서나 잘 수 있을 정도이니 추운나라에 비해 비용이 월등하게 덜 들어가는 셈이다. 그렇게 본다면 더운 나라에 태어나는 것도 축복이다. 추운 날씨에 더운 나라 이야기로 조금이나마 추위를 덜기를 기원드리며 이 글을 올려본다.

 

 

▲발리 깃깃 쌍둥이 폭포(Gitgit twin waterfall)

 

 

연중 더위가 계속되는 발리는 그런 의미에서 신들로부터 축복을 받은 땅인지도 모른다. 렌터카 운전사 꼬망은 가까운데 폭포가 있으니 폭포에서 잠시 쉬었다는 가는 것이 어떠냐고 말했다.

 

“미스터 초이,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깃깃 워터 폴이 있는데 한 번 가보지 않을래요?”

“깃깃 워터폴?”

“네, 트윈 폭포인데요, 시원하고 볼만해요. 타잔 놀이도 할 수 있고요.”

“타잔 놀이?”

“네, 가보시면 압니다.”

 

깃깃 폭포라? 뭐, 새의 깃털이 연상되기도 하는 이름이다. 그런데 운전사 꼬망의 말로는 이 지역 마을 이름이라고 했다. 이름도 신비하게 느껴지고 타잔 놀이도 할 수 있다니 호기심이 발동하여 가보지 않으면 어쩐지 후회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폭포로 가는 길에 피어 있는 이상하게 생긴 열대꽃.

 

 

 

 

▲깃깃 폭포로 가는 길에 핀 꽃(부겐베리아 일종  같다)

 

깃깃 폭포는 덴파사에서 70km 떨어진 싱아라자Singaraja 인근에 있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넘어 꼬망은 깃깃 폭포에 입구에 차를 세웠다. 이곳에서 약 1km 정도 걸어가면 폭포에 도달한다고 했다. 길이 다소 험하여 걷기가 불편한 아내는 입구 나무그늘에서 쉬기로 하고 처제와 J선생님을 인솔하고 폭포로 향했다.

 

티켓 센터에서 입장료로 5000루피아를 지불하고 정글처럼 생긴 오솔길은 가는데 도중에 세 명의 아이들이 발리의 수공예 기념품을 사달라고 졸라댔다. 사보아야 어디 쓸데도 없는 싸구려 물건인데 인정이 많은 처제는 아이들이 불쌍하다며 세 아이들한테 골고루 사주었다.

 

 

 

 

▲깃깃 쌍폭포 가는 길

 

 

 

▲나뭇잎 방패 겸 파라솔 포즈

 

▲인증 샷~~

 

▲폭포에서 피서를 즐기고 있는 발리의 아이들

 

▲저 폭포에서 타잔이 되기도 한다.

 

▲너무 시원해요~~

 

 

★쌍둥이 폭포 아래 있는 또 다른 폭포

 

 

  

폭포로 가는 길에는 이름을 알 수없는 남국의 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특히 양 날개를 펼치듯 켜켜이 피어있는 노란색 꽃이 신비롭게만 느껴졌다. 꽃들을 촬영하며 오솔길을 걸어가는데 드디어 우람한 폭포소리가 들려왔다. J선생님은 방패처럼 생긴 나뭇잎을 주어들고 파라솔을 하며 천진난만하게 걸어왔다.

 

 

드디어… 깃깃 쌍둥이 폭포에 도달하니 시원한 물줄기가 뱃속까지 한기를 느끼게 했다. 높이 45m에서 ‘Y'자를 그리며 떨어지는 쌍 폭포는 우리나라 무릉도원의 쌍폭포를 연상케 하는데 그 보다 더 우람하게 높게 보였다.

  

나뭇잎 방패를 든 J선생님을 폭포 앞에 모델로 하고 인증 샷을 촬영했다.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 J선생님은 언제 소녀처럼 보인다. 나도 나뭇잎 방패를 하나 주워 인증 샷 포즈를 잡았다. 처제는 선녀처럼 젊잖게 폭포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선녀가 따로 없다. 이런 곳에 오면 모두가 선녀로 보인다.

 

폭포 밑에는 발리의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며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시원하게 보이던지, 우리도 옷을 벗고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정도였다. 우리는 신발을 벗고 발을 담그기로 했다. 맨발로 계곡물에 들어가니 뼛속까지 시원해지며 파로감이 싹 가시는 것 같았다.

  

타잔 놀이는 폭포 옆에 로프가 있는데 그 줄을 잡고 폭포 속을 왔다 갔다 하며 타잔처럼 고리를 지르기도 한다고 했다. 이곳 발리는 폭포수에 들어가는 것을 제한하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수영도 하고 물놀이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타잔놀이까지도 허용되는 발리 깃깃 폭포… 폭포에 매달린 줄을 타고 타잔 폭포를 가로지르며 흉내를 낸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위험해 보인다. 폭포에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는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쌍폭포 바로 아래에는 또 다른 폭포가 있다. 그곳에서도 젊은이들이 폭포 밑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 발리를 가기 전에는 발리 섬에는 바다만 있는 줄로 알았다. 그런데 발리에는 보니 3000m가 넘는 산도 있고, 거대한 호수도 있다. 높은 산이 있다 보니 자연히 이런 폭포도 있게 마련이다.

  

깃깃 폭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우리는 일몰을 감상하기 위해 따나롯 해상사원으로 향했다. 발리여행의 묘미는 산과 바다를 오가며 발리의 문화와 풍경을 음미하는 데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