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빛은 왜 붉을까?
▲8월 2일 임진강에 지는 저녁노을
노을 앞에 서면
노을 앞에 서면
어쩐지 마음이 경건해진다.
노을 앞에 서면
저절로 기도하는 마음이 된다.
노을 앞에 서면
밀레의 만종소리가 들린다.
노을 빛은 왜 붉을까?
저녁노을은 내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고
아침노을은 새로운 희망을 준다.
노을 앞에 서면
어쩐지 황홀경에 빠지고 만다.
노을 앞에 서면
가진 것 하나 없이
활활 태워버리고
텅 빈 마음이 된다.
-8월 2일 노을지는 임진강 변에서, 찰라
▲8월 1일 저녁노을
성서의 마태복음에 보면 “너희가 저녁에 하늘이 붉으면 날이 좋겠다 하고,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오늘은 날이 궂겠다 하나니…(마태복음 16:2~3)” 란 문구가 나온다. 실제로 그러한 예측은 적중하는 듯하다. 당시 예수님은 하늘의 천기도 기상청처럼 예측을 할 수 있었던 모양이다.
성경구절처럼 실제로 저녁에 붉은 노을이 지면 다음날 날이 맑고, 아침노을이 지면 대체로 비가 오는 날이 많다. 하늘이 붉게 물드는 것은 대기가 먼지나 물방울을 포함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노을은 왜 붉을까? 태양빛이 공기 중의 먼지, 질소, 산소 등과 같은 작은 입자들과 부딪칠 때 빛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현상을 ‘빛의 산란’이라고 한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자외선은 대부분 오존층에서 흡수되고, 대기를 통과하여 들어오는 일부 자외선은 대기 입자들과 분자들에 의해 산란된다.
태양광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무지개와 같은 여러 가지 색으로 나누어진다. 빛이 여러 가지 색으로 나누어지는 현상을 빛의 분산이라 하며, 펼쳐진 색의 띠를 스펙트럼이라 한다. 이 스펙트럼에서 빨간색이 가시광선(눈으로 지각되는 파장 범위를 가진 빛)에서 가장 파장이 길고, 보라색 가장 파장이 짧다.
▲아침노을-8월 2일
하늘이 파린 이유도 빛의 산란 때문이다. 백색광인 태양광선이 대기층을 통과할 때 짧은 파장의 보라색과 푸른색이 긴 파장의 붉은 색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산란되어 하늘이 파랗게 보인다.
반대로 새벽녘이나 해질 무렵에는 태양빛이 낮보다 상대적으로 두꺼운 대기를 통과하므로 파란빛은 대부분 대기 속에 산란되어 지표면에 도달하지 못하고 붉은 빛이 지표면에 도달하여 하늘이 붉게 보인다.
보통의 경우 저녁하늘이 붉게 물드는 것은 수증기와 고기압이 존재를 의미하므로 다음날은 날씨가 맑아진다는 징조이다. 반대로 아침노을이 붉게 물드는 경우에는 다음날 기압골 접근이 예상되어 비가 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저녁노을은 햇빛이 먼지에 의해 흩어지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푸른색이 붉은 색보다 더 쉽게 흩어지기 때문에 붉은 색 계통이 더 오래 남게 되어 하늘이 더 불게 보인다.
▲8월 1일 저녁노을
▲8월 2일 저녁노을
그런데 최근 며칠 사이 저녁에 하늘이 붉더니 아침에도 하늘이 붉었다. 그제(8월1일)는 저녁노을이 붉게 타오르더니, 다음날 아침노을도 붉게 타올랐다. 그러나 날씨는 섭씨 35도를 웃도는 불 볕 더위가 이어졌다. 어제 저녁에도 노을이 붉게 타며 해가 졌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비가 내렸다.
▲8월 2일 아침노을
요즈음 날씨는 붉으락푸르락 하는 노을이 상관없이 제멋대로 개었다 비가 왔다 하는 모양이다. 예수님이 계신다면 이렇게 변덕스런 날씨를 보고 뭐라고 말씀하실까?
▲8월 2일 동이1교에 드리워지는 아침노을
어쨌든 오랜만에 비가 내리니 숨쉬기가 한결 수월하다. 텃밭이 모든 작물들도 그 동안 타는 갈증을 해소하는 것 같다. 추석배추도 훌쩍 커지고 당근 모종도 파랗게 손을 내밀고 있다. 콩잎과 고구마 잎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자지러지는 북소리를 낸다. 홈통을 졸졸졸 타고 내려오는 빗물이 여기에 합세하여 자연의 실내악을 들려준다.
아직 태풍은 도달하지 않고 있다. 농구대보다 더 키가 큰 명아주가 미동도 하지 않고 장승처럼 서 있다. 말 그대로 태풍전야다. 모든 만물이 숨을 죽인 듯 고요하게 정좌하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이하고 있다. 임진강에도 빗방울이 원을 그리며 조근조근 속삭이고 있다. 큰 바람이 불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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