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80일간의티벳일주

에베레스트의 황홀한 일몰과 일출

찰라777 2015. 8. 6. 05:55

환상적인 에베레스트의 일출과 일몰 

 

 

▲에베레스트의 황홀한 일몰

 

 

 

 

 

 

석양이 질 무렵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조랑말을 타고 롱부크사원으로 내려왔다. 롱부크 사원(해발 5030m)에서 바라본 에베레스트의 일몰은 과히 환상적이었다. 에베레스트 정상은 점점 황금빛으로 변해갔다. 눈 깃발이 휘날리며 에베레스트는 점점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티벳의 위대한 성자 밀라레빠가 예찬하는 에베레스트의 노래를 들어보자. 그는 그를 찾아온 천녀들에게 기쁨을 증가시키는 노래를 불렀다.

 

동쪽 태양 하늘 아래

맨라리 산봉우리는

상서롭게 솟아 있네.

수정 독시의 머리처럼

산정은 빛나는 황금빛을 반사하네.

흘러가는 구름송이 지붕처럼 덮인 곳,

그 위로 무지개는 아름답게 빛나네.

산허리 보석 같은 바위들은

짙은 안개 띠를 두르고

대설산 아주레 고원의 여왕은

화려한 자태를 나타내네.

-밀라레빠의 십만송 중에서

 

 

 

 

밀라레빠의 노래처럼 에베레스트는 상서롭게 솟아있고, 산정은 황금빛으로 반사되고 있었다. 에베레스트 정상 아래로는 보석 같은 바위들이 황금빛을 띠며 뻗어 있었다. 아내와 나는 한동안 넋을 잃고 에베레스트의 황홀한 일몰을 바라보다가 숙소로 갔다.

 

게스트 하우스 시설은 매우 열악했다. 어둡고 추웠다. 아내와 나는 배낭을 내려놓고 베이스캠프 카페로 갔다. 카페는 난로를 피우고 있어 따뜻했다. 셰르파들이 맥주를 마시거나 야크누들을 후르륵 후르륵 먹고 있었다. 여행자들도 카페에 둘러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맥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야크누들과 오믈렛을 시켜놓고 뜨거운 물을 마셨다. 셰르파들은 맥주를 마시며 흥얼흥얼 노래를 불렀다. 무슨 노래인지는 그 내용을 알 수 없지만 고단함을 달래는 노래처럼 들렸다. 종업원은 때 묻은 손으로 야크누들과 오무렛이 테이블에 놓고 갔다. 이곳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래도 뜨거운 국물을 마시니 추운 기운이 좀 덜했다.

 

5월인데도 밤이 되니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는 추웠다. 하긴, 여기는 해발 5000m가 넘는 곳이 아닌가! 저녁식사를 하고 잠시 앉아 있다가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다. 밤이 깊어지자 더욱 추워졌다.

 

난방장치도 없는 방에서 아내와 나는 서로 부둥켜 않고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내야 했다. 누웠다가 일어나기도 숨이 차서 힘이 들었다. 아니 몸을 옆으로 돌리는 데도 숨이 턱턱 막혔다. 자꾸만 무언가에 눌려 땅속으로 꺼져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 보이지 않는 그물이 몸을 옥죄어 오는 것 같다. 우리는 추위에 떨다가 밤늦게 겨우 눈을 부칠 수가 있었다. 에베레스트는 아무나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해발 5030m에 위치한 롱부크 사원의 아침

 

 

▲베이스캠프에서 B박을 한 외국인여행자

 

추운 날씨 탓인지 아침 일찍 깨어났다. 밖에 나가 에베레스트 정상이 구름과 닿아 있었다. 그래도 삼각형의 정상과 그 아래 펼쳐진 산줄기들이 아침노을에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롱부크사원 앞에서 텐트로 B박을 했던 한 무리의 서양인들이 에베레스트 정상을 바라보며 원더풀을 연발하고 있었다.

 

티벳라면으로 아침을 간단히 먹은 후 아침 830분에 우리는 초모랑마 공원 셔틀버스를 타고 통제소로 내려왔다. 에베레스트 정상이 점점 벌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