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곳에서 유턴, 그리고 목적지 도착
▲렌터카 쉐보레 임팔라
하와이를 여행하는 내내 날이 좋았다. 그것은 하늘이 우리에게 주는 큰 행운이다. 와이키키 비치사이드 호스텔에서 온 가족이 한 방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도대체 얼마만인가?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하며 한 방에서 잠을 자는 것이… 돌이켜 보니 온 가족 해외여행 자체가 처음이다. 아이들은 2층 침대에서, 그리고 우리는 1층 더블 침대에서 잤다.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도 역시 아이들이다. 2층 침대에서 잠을 자는 것이 그렇게 좋은 모양이다.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가족회의를 열어 여행코스를 정했다. 한국에서 출발을 할 때 대강의 코스는 정했지만 가족회의(?)를 열어 합의점을 찾아 오아후 섬의 여행 일정을 확정했다. 짧은 시간에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유쾌한 코스를 정해야 한다. 그래야 불만이 없다. 신혼부부가 여행을 가서 티격태격 싸우다가 이혼까지 하는 사례가 있다고 하지 않은가?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할 때 부모는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여행일정은 아빠인 내가 최종 결정했다. 선장이 많으면 배가 거꾸로 가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대로 일정을 짰다. 오늘은 돌 파인애플 농장(Dole Plantation-파인애플 대량 조림 농장)을 견학하고, 지오바니 쉬림프 트럭에서 점심을 먹고, 폴리네시안 문화센터에서 폴리네시안 전통 민속 쇼를 관람하면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호놀룰루 시가지는 맨 마지막 날 돌아보기로 했다.
이른 아침 와이키키 호스텔을 출발했다. 출퇴근 시간이라 차량이 홍수를 이루고 있었다. 호놀룰루를 빠져 나갈 때까지는 정신 바짝 차리고 운전을 해야 했다. 돌 플랜테이션은 오아후 섬 중심을 지나가는 지점에 있다. 진주만으로 빠져 나가는 삼거리에서 잠시 길을 잘못 들어 잠시 헤매기는 했지만 돌 파인애플 농장에 8시 반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차량을 렌트를 할 때 한국어버전 내비게이션을 함께 렌트를 했는데 내비 아가씨의 코멘트가 혼선을 빚어내게 한다. 이곳 내비아가씨의 코멘트는 아주 간단하다. 예컨대 “10미터 앞 좌회전”, “우회전”, “그리고 목적지 도착”, “적당한 곳에서 유턴”… 뭐 이런 식이다.
얼듯 들으면 모두가 반말이다. 적당한 곳에서 유턴을 하라니, 그 안내 코멘트를 처음 듣고 우리가족은 폭소를 자아내고 말았다. 그런데다 코멘트가 늦어 자칫 잘못하면 목표지점을 지나치고 만다. 그래도 카우아이 섬에서는 워낙 한적한 길이라 길을 놓치거나 잘못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오하우섬 호놀룰루에서는 좀 다르다. 차량이 워낙이 많고 차들이 속력을 내는 차들이 많아 조심을 해야한다. 어떻든 돌 플랜테이션에 무사히 도착하여 입구로 들어나니 9시부터 문을 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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