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재를 딛고 급성장한 도시 시카고
▲19세기 대화재를 딛고 급성장한 시카고 야경.
시카고는 이 오대호를 거점으로 거대한 중서부의 주요 산업인 목축업과 삼림, 곡물 산업의 집산, 중개, 거래 중심지로 급성장했다. 이러한 변화는 시카고를 새로운 ‘꿈의 땅’, 즉 아메리칸드림의 상징으로 등장하기에 충분했다. 19세기 중후반 시카고는 프런티어의 중심으로서 새로운 거주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미국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는 장소였다.
시카고의 성장과 발전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빨랐다. 1833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하였지만, 19세기 들어 미국 내에서 급성장의 대명사로 등장했다. 도시가 건설되기 시작 한지 불과 20년 만에 인구 순위 9위에 등극을 했고, 그 후 30년 만에 전국 순위 2위고지에 올랐다. 전체적으로 따져 보면 1840년에서 1890년 사이 불과 50년 동안 인구가 200배 이상 증가했다. 시카고는 가장 미국적인 도시로 손꼽힌다.
그러나 1871년 일어난 시카고 대화재(Great Chicago Fire)는 일순간에 시카고를 잿더미로 만들고 말았다. 그해 유난히 가문 여름이 지난 뒤 10월 8일부터 10월 10일까지 발생한 화재는 어마어마한 손실을 초래했다. 시내 중심지 5,631㎢의 반경을 전소시키고 건물 1만 8000여 채와 10만여 명의 집을 잿더미로 만들었고 300명에 가까운 목숨을 잃었다. 이는 도시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되는 피해였다.
▲존 R. 캡틴이 하퍼스 위클리 지에 올린 랜돌프 다리에서 북동쪽을 바라보며 그린 시카고 대화재의 그림(자료 : 위키백과).
당시 화재는 수평화재였다. 한 곳에 불이 나면 가연성 물질로 지어진 다른 건축물에 순식간에 옮겨 붙었다. 시카고 시 소방 당국은 화재신고가 들어왔을 때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고, 소방관들이 도착했을 때는 많은 수의 목조 주택과 농장이 불길에 휩싸인데다가 강한 바람이 불길을 걷잡을 수 없이 퍼뜨리고 있었다. 거기에다 목조 건물, 도시에 쌓여 있는 많은 양의 재목, 나무로 된 보도가 불길이 타오르는 데 일조했다.
하필이면 당시 시카고에서 축산 엑스포가 열리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축사들 사이사이에는 나무 보도블록과 톱밥을 섞은 흙들이 여기저기 널려있기까지 했다. 소방국은 비교적 폭이 넓은 시카고 강을 마지노선으로 삼아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은 시카고 강을 건너 상수도 시설을 파괴했고, 따라서 소방관은 더욱 애를 먹었다
그러나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캐서린 올리어리라는 부인 이주민의 암소가 헛간의 등불을 걷어찬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었지만, 이는 당시 신문기자가 꾸며낸 소설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여러 가지 다른 설도 있지만 현재 일반적으로 인정받는 설은 없다.
그러나 시카고는 대화재에 무릎을 꿇지 않았다. 그들은 즉시 복구와 재건사업에 집중했다. 그리고 불과 5년 사이에 도시의 기능을 완전히 재건시켰다. 그것도 그냥 복구수준이 아니라 더욱 화려하고 멋진 신도시로 부활시켰다. 화재의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 화재를 계기로 시카고에는 목조 건축 대신 강철과 석조를 이용한 건축들이 대세를 이루었다. 19세기 말에서부터 20세기에 빠르게 발전하는 건축 기술이 반영되어 시카고에는 다양한 형태의 건물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특히 마천루의 밀집도가 대단해져서 이후 시카고는 미국 마천루 건축의 박물관으로 불리게 되었다. 새로운 공법과 기술을 바탕으로 더 높고 독특한 모양의 건축물이 놀라운 모습으로 하늘을 찌르듯 들어서게 되었다. 이러한 대역전 드라마가 세인들에게 시카고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더욱 자극시켰다. 과연 미국다운 저력이다!
도시발전의 원동력은 오대호- 시카고에서 미시시피까지 이어지는 운하
버스는 트럼프 타워 인근에서 멈췄다. 곧 시카고 강 유람선을 탄다고 했다. ‘바람의 도시’라는 말이 적합하다. 시카고는 날씨 변화가 심하다. 바다처럼 드넓은 오대호 영향이 크다. 이건 호수라기보다는 바다다. 세계 최대의 담수호인 오대호는 빙하가 물러난 자리에 거대한 호수로 변해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을 이루고 있다.
최상류부의 슈피리어 호수에서 발원한 물은 미시간호, 휴런호, 이리호, 온타리오호를 경유하여 세인트로렌스 강을 따라 대서양으로 흘러간다. 이 호수들 중 이리호의 수면은 174m로 최하류에 있는 온타리오호 수면 75m과 약 100m의 낙차가 있어 그 사이를 흐르는 나이아가라 강에 그 유명한 나이아가라 폭포가 절경을 이루고 있다.
▲우주에서 바라본 오대호
오대호에는 대형 외항선이 드나들고 있다. 이는 호수와 호수, 강을 연결하는 운하의 건설로 가능해졌다. 19세기 이리호와 허드슨 강을 잇는 이리 운하가 건설되고, 이리호-온타리호을 잇는 웰랜드 운하, 슈피리어호와 휴런호를 잇는 수세인트머리 운하가 차례로 완성되어 밀, 철광석, 석탄 등 화물운송이 거대한 외항선을 이용해 가능하게 되었다. 또 이 운하를 통하여 일리노이 강 및 미시시피 강까지도 연결되어 시카고가 무역 거점지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미국다운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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