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숲의 전령들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토록 아름다운 푸른색깔을 뿜어내며 객승아닌 나그네의 발길에 멜로디를 채워주며 경쾌하게 리듬을 주며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고 있었다. 룰루~ 랄라라~~~♬... 두륜산으로 들어가는 숲의 터널은 너무도 신선했다. 떼묻지 않는 신선들이나 갈 수 있는 피안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더욱이 대흥사로 들어가는 입구엔 마음의 고향같은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
"유선관은 또 뭐지요?" |
한 여인이 엎어져서 누워있었다. 허리의 곳선이 너무 아름다워 남자의 혼을 빼내며 누워있었다. 밤새도록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지쳐서 엎디어 누워있을까? 피안교를 지나 절집에서 바라본 두륜산! 내가 바라본 두륜산은 여이늬 허리같은 곡선이다. 절로 들어가는 문턱도 산을 닮은 곡선이다. 세상에! 이토록 아름다운 여인의 곡선이 또 있으리요. |
피안교를 지나면 서산을 행여 만나 볼 수 있을까? 어려서 조실부모하고 승려가 된 청허당 휴정.... 속명이 나와 같은 최씨라니 그를 만나 종친회라고 해볼까? 그러나 서산을 기리는 부도 앞에는 다섯명의 소나무가 사대천왕처럼 눈을 부라리고 서 있었다. 내 이 이놈 네가 이 이치를 아느냐? |
고계봉으로 이어지는 캐이블 카.... 아하! 산이 아프단다. 산 정상에 괴물처럼 서 있는 건물의 모습이 푸른산을 아프게 한다. 기왕에 캐이블을 놀거라면 녹쓸어 붉은 물을 토해내는 쇠기둥 대신 나무로 자연 친화적인 건물을 지어 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
그래도 이 속물은 어찌할 수 없나봐... 더워서 걸어 올라가지는 못하고 캐이블카를 타고 고계봉 정상에 올랐는데... 고계봉에 올라 내려다 보는 한국의 산하는 오! 아름답다 못해 눈이 부시네! 멀리 다도해가 푸른 파도를 일렁이며 춤을 추고 있고,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산맥은 아무리 보아도 아름다운 금수강산이라... |
벼이삭이 익어가는 논의 모습이 한반도를 닮았네요! |
어라? 산 아래서 바라볼때는 분명 한 여인이 엎어져서 아름다운 허리의 곡선을 내 보이고 있었는데.... 고계봉에서 바라본 두륜은 그게 아니네? 오호라! 그래서 초의가 이곳에 머물러 다도를 즐겼던가? |
도(道)는 좇지 않고, 여인의 허리와 유방만 보이는 그대는 누구인가? 선인은 되지 못해도 속물근성은 버릴 나이가 되지 않았는가? 에고, 에고 내 팔자야~~~ 산을 여자로 보는 우매한 속물을 서산과 초의는 비웃고 있겠지... |
(해남 두륜산에서 글/사진 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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