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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 따끈한 찌아차에 난을 뜯어 먹는 맛!-삼청동 <옴OM>에서j

찰라777 2011. 1. 14. 15:35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면

뜨끈 뜨근한 찌아차와

버근버근한 난을 뜯어 먹고싶다  

 

눈은 펑펑 내리고 날씨는 춥다.

바람이 불어 체감 온도는 배가 된다.

나는 문득 더운 나라 인도와 네팔이 그립다.

 

 

그리고 또 뜨거운 <찌아>(인도 짜이) 차 한 잔에

따뜻한 난NAN 한 장을 뜯어 먹고 싶어진다.

네팔과 인도는 이렇게 추운 날 나를 그립게 한다.

 

 

이럴 땐 네팔의 향기가 그윽한 삼청동 <옴OM>으로 가서

그 입에 붙는 찌아 한잔과 뜨끈뜨끈한 난을 뜯어먹으며

네팔과 인도 여행 이야기를 허벌나게 하면 금방 더워질 것만 같다.


나의 오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삼청동 <옴>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는 흔쾌히 동의를 했다.

눈은 펑펑 내리고,

그도 입이 심심했던 차에 아주 좋다고 한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거리를 걸어 지하철을 탔다.

우리는 시청 앞 지하도에서 만났다.

그가 그의 아름다운 여인을 데리고 왔다.

일행은 셋이 되었다.

리고 눈이 쏟아지는 서울의 세종로 길을 걸었다.


날이 어두워지고,

북악산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이 얼굴을 저미지만

우리는 따끈한 찌아와 난을 떠 올리니

마음은 춥지 않았고

버근버근한 난을 뜯어먹을 생각을 하니

입가에 빙그레 웃음이 번져 나왔다.

 

 

삼청동 감사원 갈림길,

그 삼거리에 <OM>자가 보인다.

삼청동 안의 ‘작은 네팔’ 문을 열고 들어서니

힌두의 시바 신처럼 생긴 여인상이 나를 반긴다.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묻어나는 실내 장식.

나는 마치 네팔인도의 어느 레스토랑에 온 착각을 느낀다.

 

 

 

네팔 관광청 한국사무소장 케이피 시토울나가

네팔에서 직접 공수해와 꾸민 실내장식이다.

서울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은 그는

한국통 네팔리이다.

그는 나보다 한국말을 더 잘한다.

 

 

 

우리는 우선 찌아차 한 잔으로 언 몸을 녹였다.

그리고 나는 주방으로 가서 주방장 쩨타람과 께섬의 손을 잡았다.

<옴>의 요리는 모두 이 두 사람의 손끝에서 빚어진다.

 

 

 

 

밀가루 반죽을 하고,

둥글게 만들어서,

조롱박처럼 빚어내는 솜씨가 그저 감탄스럽기만 하다.

그 반죽을 화덕에 탁 하고 붙이면 금세 부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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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쩨타람씨의 난 반죽 솜씨

 

쩨타람은 인도와 독일에서 네팔인도요리를

20년간 빚어온 정통 요리사다.

그는 탄두리(화덕)요리의 달인이다.

그가 신들린 듯 빚어내는 난의 과정을 나는 넋을 잃고 바라본다.

 

 

 

이 화덕도 네팔에서 직접 공수해 온 거란다.

화덕은 진흙에 야자나무 껍질 등을 섞어 특수제작을 한 것이라는 것.

쩨타람은 화덕에 따라서 난의 맛이 달라진다고 귀띔을 해준다.

 

 

*화덕에서 부풀어 오른 난

*<옴>은 방문객에게 화덕을 공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께섬은 커리의 달인이다.

인도의 특급호텔에서 오랫동안 요리를 해온 커리 솜씨는 일품이다.

그는 향신료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어 개발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진한 향신료 맛보다는 그윽한 향이 입안을 돌게 한다.

 

*35가지 원료가 들어간 특별 홍차?

 


우리는 옴 세트 메뉴를 주문했다.

오랜만에 왔으니 골고루 제대로 된 네팔음식을 먹어보자는 것이다.

세트메뉴B 코스-

난, 바스머티 라이스, 사모사, 커리(치킨, 양고기, 야채), 탄두리 치킨, 치킨버섯스프, 샐러드, 라씨, 찌아……

으아~ 생각 만해도 군침이 넘어간다.

 

*홍차의 원료

 


마침 시토울나님이 레스토랑에 있었다. 그는 무지 바쁜 사람이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반갑게 나를 맞이하며

특별 차를 특별히 한잔 선사 하겠다고 한다.

찌아 말고 특별 차라?

 


곧 차가 왔고, 차의 빛깔은 홍차를 닮았다.

차를 마셔보니 향긋하면서도 톡 쏘는 향이 가미되어 있다.

이 차는 35가지의 원료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차의 원료가 든 병을 가져왔다.

 

화덕에 몸을 달구고 차를 두잔 연거푸 마시고 나니 몸이 훨 더워진다.

헐레벌떡 걸어온 탓인지 목이 마르다.

까짓 거 맥주도 애피타이저로 한잔 걸치다.

네팔의 <에베레스트>맥주가 있으면 더욱 좋으련만,

시토울나씨의 말로는 아직 수입이 되지 않고 있단다.

 

*인도산 맥주 킹피셔

 

꿩 대신 닭이라고 우리는 <에베레스트> 맥주 대신

인도 맥주 <킹피셔KingFisher> 캔 두 개를 시켰다.

네팔과 인도에서 마시는 맥주 맛은 모두 기가 막히다.


 

그것은 무더운 햇볕 속에서 마시는 시원한 느낌 때문 모른다.

에베레스트가 네팔 맥주의 최고봉이라면

킹피셔는 인도맥주의 최고봉이다.

 

*샐러드

 

 

킹피셔 오리지널 잔에 킹피셔 맥주를 마시고 나니 속이 훤해진다.

맥주를 마시는데 먼저 샐러드가 나왔다.

신선한 야채가 곁들인 야채샐러드다.

으음~ 먹음직 스럽군...

 

*치킨스프

 

이어서 치킨 스프가 등장한다.

향신료를 가미시킨 부드러운 맛이 혀끝에서 감질나게 녹는다.

향신료를 오랫동안 숙성을 시켜 만든 거란다.

그러나 원료이름과 모든 요리 방법은 비밀이다.

사장도 모르고 주방장만이 아는 내용이란다.

 

*사모사

 

사모사 등장. 향신료가 첨가된

감자와 야채, 콩 등으로 만든 인도식 튀김 만두다.

매콤한 맛이 입맛을 자극한다.

우리는 점점 네팔의 향기와 맛에 빠져 들어간다.

감미로운 네팔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네팔인도 여행이야기가 무용담처럼 끝없이 이어진다.

 

*사모사

 


웨이터가 나무 쟁반에 붉은 빛 나는 치킨을 들고 온다.

치킨 티커Chicken Tikka다.

매콤한 소스와 요쿠르트에 절여 참숯에 구운 뼈 없는 닭고기다.

탄두리 치킨에 비해 매우 부드럽다. 부드럽고 매콤한 맛이 입안 녹는다.

다리 부위를 20시간 이상 숙성을 하여 화덕에 구운다고 한다.

 

 

*치킨 티커

 

*탄두리

 

여기에 곁들여 지는 소스는 맛이 매우 단백하다.

양파피클, 오이피클, 할라피뇨…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상큼하다.

 

*피클

 

*딹뼈 담는 그릇도 고풍스런 폼이난다

 

 

* 야채커리

 

드디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난과 커리의 등장이다.

버근버근 뜨끈뜨끈…

이걸 그냥 맨 손으로 죽 찢어서 커리를 흠씬 발라

입안에 가득 넣고 움질움질 씹어 먹는 맛이란…ㅋㅋㅋ

그 맛은 먹어본 자만이 맛을 안다.

 

*치킨커리

 

*램 커리

 

*난

 

“거, 예쁜 여인의 손으로 좀 찢어주오. ㅋㅋㅋ.”

“제 손 밸루 안 이쁜데요. 호호.”

 


그의 여인이 난을 북~ 찢어준다.

그 난을 세 가지 커리를 듬뿍 발라 입안에 가득 넣는다.

아, 여인의 손맛이 들어가서인지 더 맛있다!

 

 

눈은 폭폭 나리고,

<옴>의 밤은 깊어간다.

셋이서 난을 몇 장이나 먹었는지 모른다.

 

“라씨는 뭘루 할까요?”

“흐음~ 라씨를 빼 놓을 수 없지. 골고루 시켜봐?”

“전 무조건 망고예요.”

 

 여인이 말한다.


* 라씨

 

 

그의 여인이 망고를 시키고 그와 나는 딸기와 키위 라씨를 시켰다.

곧 이어 컬러풀한 라씨Lassi가 등장한다.

과일즙에 향신료, 물, 소금을 적당히 섞어

거품이 생기게 하여 만든 독특한 요구르트다.

 

*빛깔도 화려한 라씨

 

 

잘 흔들고,

휘휘 저어서

조금씩 마셔야 제 맛이 난다.

 

흐흐 그렇게 먹고 마셨는데도 배가 부른 줄 별로 모르겠다.

먹는 동안 소화가 다 되어 버린 모양이다.

7시에 들어왔는데 벌써 10시가 넘었다.

 

*찌아 차

 

 

우린 그동안 네팔의 히말라야와 인도의 갠지스 등을

두루 여행을 한 샘이다.

현장에 가야만 하는 것이 여행이 아니다.

이렇게 앉아서도 현지의 맛을 느끼며

이야기와 상상으로 여행을 할 수도 있다.

 

*찌아 차로 깔끔한 마무리를..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남았다.

 

찌아 차로 마감을 해야 깔끔하지 않겠는가?

따끈하고 고소한 찌아 차로 마무리를 짓고

우린 <옴>레스토랑을 나왔다.

 

 

 

 

 

 

(2011.1.13 눈 내리는 날 삼청동 옴 레스토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