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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끼의 눈물-1박2일이 준 가장 위대한 선물

찰라777 2011. 1. 16. 20:53

 

 

1월 16일 방송된 KBS 2TV 1박2일 프로그램이 준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선물이었다. TV에 담을 쌓고 잘 보지 않는 나는 TV앞에 밥상을 차려 놓은 탓에 온 가족과 함께 시청을 하게 되었는데, 점점 TV의 진한 감동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이날 신년 특집의 백미는 이역만리 타국에서 막일로 고생을 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그들의 고향 집과 가족들을 보여주는 선물을 데서부터 시작되었다.  

 

“선물을 TV에서 보는 거예요.”

 

선물을 준다는 말에 그렇게 담담하고 어눌하게 말을 하던 네팔 근로자 까르끼는 펼쳐지는 TV화면을 보자마자 고개를 수그리며 구슬 같은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1박2일 팀도, 집에서 시청을 하는 식구들 모두가 눈물을 삼켜야 했다.

 

“마을에서 가장 가난한 아가씨를 반지 하나 주고 데려와서 결혼을 했어요.”

 

까르끼는 두고 온 처자를 그리워하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 하지 못했다. 한국에 돈을 벌러 오기 위하여 한국어를 배웠다는 까르끼. 그는 한국에 온지 7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는 데 한국말을 곧 잘했다. 그러나 그는 흐르는 누물을 휴지로 훔치느라 TV화면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아내에 대한 미안함, 그리움, 향수... 그 모든 것들이 물밀듯이 그의 마음에 밀려 들어왔으리라.

 

이어서 TV화면에 비치는 자신들의 고향집과 식구들을 바라보며 다른 근로자들도 그리움과 향수로 눈물을 삼켜야 했다. 방글라데시 칸, 캄보디아 쏘완, 파키스탄 아낄, 미얀마 예양…

 

그러나 더 큰 선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가족을 한국으로 초청하여 깜짝 만남을 주선한 극적인 상봉! 그것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감동을 주는 장면이었다.

 

"다시는 떨어지지않을 거야. ...네팔에 가기 싫어요..."

 

특히 강호동의 짝 까르끼는 그의 아내와 아이들을 부둥켜 않고 한없이 울었다. 까르끼는 자신을 붙들고 다시는 떨어지지 않겠다고 흐느끼는 아내를 부둥켜 않고 함께 우느라 둘째 딸이 와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한 칸이 병약한 노모를 상봉하는 장면도 감격적이었다. 어머니를 재회한 아낄, 쪽지를 건네주며 아들에게 충고를 잊지 않는 예양의 아버지, 태어난 지 두 달 된 딸과 아내를 두고 온 쏘완…

 

이역만리 타향에서 가족들과 극적인 상봉을 하는 장면은 마치 이산가족이 만나는 장면을 방불케 하여 눈시울이 더욱 뜨거워졌다. 이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70년대를 전후하여 중동의 폭염 속에서 가족을 떠나 달러를 버느라 구슬 땀을 흘렸던 우리들의 이야기나 다름없다. 

 

2010년 12월 말 현재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 수는 125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수치다.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하여 결혼이민자 등 앞으로 갈수록 외국인 유입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는 점점 하나로 글로벌화 되어 가고 있다. 이제 외국인 근로자들도 우리와 같은 수준의 노동자로 보아주어야 한다. 당국은 외국인 근로자를 인권옹호 등 다양한 정책을 합리적으로 펴 나가야 한다.

 

까르끼가 흘린 눈물은 우리들의 눈물이다. 그의 눈물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새해 벽두에 외국인 근로자와 우리가 하나 되게 하는 가장 위대한 선물을 준 KBS 1박 2일 프로그램에 뜨거운 갈채를 보낸다.

 

(사진 : KBS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