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우리강산/사는이야기

새들은 왜 떼죽음을 할까?

찰라777 2011. 1. 16. 09:57

 

영하의 강추위. 올림픽 공원을 산책 하다가 눈 위에서 잔가지를 물고 가는 까치를 발견했다. 까치는 눈이 묻은 나뭇가지를 물고 비상을 하더니 높은 가지위에 앉는다. 그곳에는 다른 까치 한 마리가 까악 까악 하면서 기다리고 있다. 새들은 겨울집을 짓는 것에 대해 서로 의논을 하듯 마주보며 물어온 풀과 나무가지를 큰 가지에 붙인다. 여태 게으름을 피우다가 이제야 집을 짓는가 보다. 이 추운 날씨에 둥지를 틀고 있다니 제대로 살아갈지 걱정이 된다.

 

▲영하 10도의 날씨에 집을 짓고 있는 까치(올림픽공원 2011.1.4)

 


그런데 새들은 왜 떼죽음을 할까? 죽은 새들이 갑자기 하늘에서 몇 천 마리씩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는 보도를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새해 전날 미국 아칸소에서는 찌르레기 수천마리가 갑자기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내렸고, 며칠 뒤 루이지애나에서도 수 백 마리의 죽은 새가 하늘에서 떨어져 내려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이들 새들이 떼죽음을 당한 사유로는 폭죽놀이로 인한 놀람으로 스트레스, 폭풍우, 혹한, 바이러스 감염 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인터넷 상에는 ‘비밀정부’의 실험, 혹은 고대 마야력상 내년도에 종말이 도래한다는 ‘아마겟돈(지구의 종말에 펼쳐지는 선과 악의 대결)의 조짐이라는 음모설이 난무하고 있다.

 

 

 

 

이렇게 새들의 떼죽음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자, 전문가 단체가 새들을 부검을 했다. 부검의 결과는 날개가 부러지고, 부리에 출혈이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집단 외상이 사인으로 좁혀졌다. 새 떼가 건물이나 송전선, 타워에 부딪치거나 땅바닥에 곤두박질을 쳐 죽었다는 것. 즉 눈이나 비가 내려 날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꽃놀이 소리 등에 놀란 새 떼가 스트레스를 받고 이리저리 부딪쳐 죽었다는 것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국립야생동물 보건센터에는 매주 평균 수십마리에서 수천마리의 새가 집단으로 죽었다는 보고를 올리고 있어 ‘종말론’으로 볼 여지는 없다는 것. 그러나 찌르레기 수천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것은 지난 16년간 서른 차례 정도인데, 한 해에 두 차례나 있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라는 것.

 

 

 

 

허지만 이러한 현상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 5일 스웨덴 남서부의 한 도시에서는 까마귀 과에 속하는 갈까마귀 약 100마리의 사체가 발견됐으며, 6일 브라질의 항구도시 파라나구아 해안에서는 무게가 100톤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죽은 물고기들이 물 위로 떠올랐다. 또한 뉴질랜드 북서 동해안의 코로만델 지역에서도 도미 수백 마리의 사체가 바다에 둥둥 떠다니다 해변을 뒤엎었으며 영국에서는 켄트 해안을 따라 약 4만 마리의 꽃게들이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세계의 끝, 페루의 외딴 바닷가로 새들이 날아와 죽는다. 때가 되면 새들은 죽기 위해 먼 길을 날아와 모래 위로 떨어진다. 세계의, 삶의, 절망의 끝…… 새들은 왜 먼 바다의 섬들을 떠나 리마에서 북쪽으로 십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이 해변에 와서 죽는지 아무도 그에게 설명해 주지 못했다.

 

 

 

 

 

새들에게는 이곳이 믿는 이들이 영혼을 반환하러 간다는 인도의 성지 바라나시 같은 곳일 수도 있었다. 새들은 진짜 비상을 위해 이곳으로 와서 자신들의 몸뚱이를 던져버리는 것일까. 피가 식기 시작해 이곳까지 날아올 힘밖에 남아 있지 않게 되면, 차갑고 헐벗은 바위뿐인 조분석 섬을 떠나 부드럽고 따뜻한 모래가 있는 이곳을 향해 곧장 날아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로맹가리의 소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는 이렇게 시작된다. 그렇다면 요즈음 새들이 떼죽음을 하는 것은 로맹가리의 소설처럼 영혼을 반화하기라도 한단 말일까? 그러나 아무도 그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비단 새들만이 아니다. <구제역>이니, <AI>니 하여 소와 돼지들이, 오리와 닭이 몇 백만 마리씩 살 처분으로 떼죽음을 한다.  수십만 마리의 벌도 떼죽음을 하고 있다. 인간에게는 해롭지 않다고 하지만 그럴리가 없다. 같은 우주 공간에서 숨을 쉬는 동물인데 어찌 인간에게 해롭지 않겠는가?

 

 

 

 

사람들은 말한다. 인간이 저지른 오염때문에 하늘이 저주를 퍼부어 지구에 대재앙이 오는 것이라고.  새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새들을 보며 종말론의 전조가 아니면서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 또 지구 온난화 현상은 곳곳에 이상기온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운 지방에 눈이 내리고 우박이 내린다. 추운 지방에는 갑자기 더운 기류가 흐른다. 그러다 보니 기류가 갈팡 질팡하며 지구 곳곳에 게릴라성 폭우나 눈등을 퍼부어 예측 불허이 날씨르르나타내고 있다.

 

 

 

 

생태계는 이러한 이상 기온 때문에 우왕좌왕하며 라이프 사이클을 잃어 가고 있다. 여름꽃이 겨울에 피는 기현상을 빚어 내고 있다. 벌이 떼죽음을 하여 꽃가루 받이를 제때에 하지 못해 식물들이 개화의 기시를 놓치고 있다. 종의 기원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모든 일은 원인과 결과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볼 때에 이 현상은 인간이 저지른 오염의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날마다 태우고 태우는 에너지, 사라져 가는 숲, 무분별한 환경파괴, 지구에너지는 고갈되어 가고 기온은 올라가 온난화 현상이 점점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종이 한장을 버리는 순간 숲의 나무가 그만큼 사라져 산소가 적어지고 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시장을 자동차를 타고 가면 그만큼 지구 에너지가 소모되고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다.  

 

 

 

 

일요일 아침, 우리 모두가 한번쯤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이다. 지구는 하나다. 새들은 국경이 없다. 새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것이 새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림픽공원에는 까치들이 여전히 둥지를 짓기 위해 마른풀을 물어 날리고 있다. 저 까치들은 편안히 살 때에 우리도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일요일 아침 서울 올림픽공원을 산책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