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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여행19]문성공주 사연이 깃든 키츄라캉 사원

찰라777 2014. 1. 29. 06:32

 

부탄에서 가장 오래된 키츄라캉 원

 

천년 넘긴 숨결 그대로 살아있네

송첸감포 왕과 문성공주 사연이 얽힌

부탄에서 가장 오래된 키츄라캉 사원

도깨비 108급소 중 왼쪽 발 급소라네

십일면 얼굴, 천 개의 팔을 가진 관세음보살

자비로운 미소로 중생을 굽어 살펴주시네

 

키츄라캉사원 입구. 부탄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쵸르텐

 

쵸르텐

 

오래된 나무

 

 

 

유자나무

 

 

 

 

 

 

 

 

 

 

 

 

 

팔자좋아 보이는 개

 

파로 밸리 들판 

 

 

문성공주의 사연이 깃든 키츄라캉 사원

 

탁상사원을 출발한 버스는 파로 밸리를 한없이 내려갔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니 제법 넓은 들판이 나온다. 평지로 내려와도 한라산보다 더 높은 해발 2280미터다. 파로는 부탄 제2의 도시로 부탄에 유일의 공항도 이곳에 있다.

 

푸른 들판을 가로 질러 파로에서 제일먼저 찾아 곳은 키츄라캉 사원이다. 키츄라캉 사원은 부탄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사원 중의 하나다. 이 사원은 티베트를 최초로 통일한 송첸감포왕이 서기 659년에 건립한 것으로 사원건설에 대한 특별한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7세기 티베트를 최초로 통일한 송첸감포 왕은 막강한 국력을 바탕으로 당나라의 문성공주를 왕비로 맞이한다. 당나라가 탕평책의 일환으로 문성공주를 티베트의 왕에게 헌납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문성공주는 혼인지참물로 석거모니 불상을 라사로 옮겨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불상을 옮겨 오는 도중 어느 지점에서 마치 진흙에 파묻힌 듯 꼼작 달싹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겨 사유를 알아본 즉, 티베트에 사는 거대한 도깨비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광활한 티베트의 국토만큼이나 큰 도깨비가 머리는 동쪽으로, 발은 서쪽으로 기다랗다 누워있어 불상을 붙들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었다. 이 도깨비를 물리치기 전에는 도저히 불상을 옮길 수가 없게 된 것을 알게 된 송첸감포 왕은 도깨비의 l08개 급소에 사원을 세우도록 하였다.

 

108개의 사원이 완성하여 도깨비를 제압하자 드디어 불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108개의 사원은 대부분 티베트 땅에 있는데, 라사의 조캉 사원은 도깨비의 배꼽에 해당되고, 파로에 있는 키츄라캉사원은 도깨비의 왼쪽 발 부분 급소에 해당된다고 한다. 그 후 문성공주가 가져온 석가모니 불상은 지금까지 라사의 조캉사원에 보관하고 있다.

 

사원 입구에 도착하니 나무로 된 울타리가 쳐져 있고 거대한 나무가 사원을 지키고 있다. 본래의 건물과 불상은 화재로 손실이 되고 1839년 파로의 성주와 25대 제캠포에 의해 복원되었다. 이곳에는 11개의 얼굴과 1000개의 팔을 가진 첸라식 관음상(천수관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사원은 너무나 고요했다. 사원들에 거대한 삼나무와 유자나무가 탑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특이했다. 그러나 관음상을 모셔 놓은 법당은 문이 잠겨 있었다.

 

“이거 헛걸음 한 것 아닌가?”

 

그 때 마침 순박하게 생긴 아무머니가 양동이를 들고 뜰로 들어섰다. 그녀에게 스님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더니 법당 안쪽에 있는 방을 노크해보라고 했다. 용기를 내서 통로로 들어가 문을 노크했더니 노스님이 한분이 걸어 나왔다. 노스님께 합장 배례하고 법당을 참배하고 싶다고 하였더니 문을 따 주었다.

 

 

법당안의 천수관음보살상은 매우 특이하게 보였다. 우리는 법당에 참배를 하고 사원을 한 바퀴 돌아 나왔다. 노파 한 분이 마니차를 돌리며 천천히 사원을 돌고 있었다. 손에는 염주가 들려 있었다. 노파는 마니차를 돌리다가 숨이 찼던지 계단에 걸터앉아 염주를 돌리며 지극정성으로 염주를 돌리면서 기도를 했다.

 

 

 

부탄에서는 사원과 불상은 기도의 대상이다. 부처로서 숭배할 뿐 따로 감상을 하지 않는다. 약사여래는 약사, 아미타여래면 아미타, 미륵보살이면 미륵으로 숭배를 한다. 불상은 신앙의 대상일 뿐 감상의 대상이 아니다.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올리는 노파의 표정은 모든 것을 내려놓은 편안한 표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