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3] '미운 오리 새끼'의 꿈

'미운 오리 새끼'의 꿈 세계적인 동화작가 안데르센 여러분은 아마 안데르센 동화 중에 나오는 ‘미운 오리새끼’ 이야기를 아시겠지요? 저는 어렸을 때 이 동화를 읽고 얼마나 감동 을 크게 받았던지 마치 내가 백조가 되어 날아가는 미운오리 새끼 같은 착각에 빠지곤 했답니다. 내가 태어났던 시기는 해방 후와 6.25전의 혼란과 가난이 겹친 아주 어려운 시대였습니다. 나는 어느 농촌 벽지에서 6남매의 막 내로 태어났습니다. 말하자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미운 오리 새끼 같은 존재로 태어난거죠. 왜냐하면 내가 태어나자마자 저희 아버 지는 그만 돌아가시게 되었고, 홀로 남은 어머님께서는 6남매를 키워야 하는 매우 힘든 멍애를 두 어깨에 드리우게 되었거든요. 농사일을 해가며 우리 6남매를 키우시는 어머님에게 나는 버거운 짐이 되는 미운 오리새끼 같은 존재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농사 를 짓기도 힘든데 갓난 아기를 키워야 하는 젊은 어머니의 심정을 여러분은 이해 하시겠지요. 그런 와중에서도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가면서 형들은 학교를 가게 되었습니다. 허지만 형들이 학교를 가고 나면 나는 홀로 집 을 지켜야 했습니다. 마당에 널어진 곡식을 뒤집는 일, 나무를 말리는 일, 술참에 물과 막걸리를 배달 하는 일 등. 그래서 집안일을 돌 보느라 나는 초등학교를 매우 늦게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도 드디어 학교에 들어가도 된다는 어머님의 허락이 떨어졌습니다. 그것은 큰 형이 장가를 가고 난 후 몇 해가 지 난 다 음이었습니다. 형수님이 집안일들을 돌보게 되었고 따라서 나는 조금 자유러워진 형편이 되었거든요. 초등학교에 들어간 나는 학교의 도서실에서 우연히 책장이 닳아져 다 헤진 안데르센 동화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 동 화책 을 읽으면서 꿈을 먹은 소년이 되어갔습니다. 그것은 이 ‘미운 오리 새끼’처럼 백조가 되어 넓은 세계로 날아가는 것이었습니 다. 코펜하겐의 안데르센 동상 앞에선 나이들고 미운 오리 새끼(?) 늦게 학교에 들어간 나는 손에 잡히는 책이라면 닥치는 대로 읽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농촌에서 넓은 세상으로 가는 길은 오직 공 부를 열심히 하는 길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장학생이 아니면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도저히 다닐 수 없는 농촌의 살 림 형편이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하느님은 그 꿈을 이루게 해주어 정말로 나는 돈을 한 푼도 안들이고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고, 취직되어 드디어 무지무지하게 넓은 세계로만 생각되었던 서울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십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백조 가 되고자 했던 '미운 오리 새끼’의 꿈이 이루어져 지금 아내와 함께 안데르센의 고향인 덴마크까지 날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안데르센의 ‘인어공주’이야기보다는 이 ‘미운 오리새끼’ 이야기를 더 좋아 합니다. 미운오리 새끼는 백조가 되 는 꿈 이 있었고, 그 꿈이 이루워 졌지만, 왕자를 사랑하다가 엉뚱한 사건 때문에 그 만 바다의 물거품이 되어 공기의 요정으로 날아가 버린 인어공주 이야기는 너무 슬픈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안데르센은 이곳 코펜하겐에서 기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오덴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15세에 배우가 되려고 코펜하겐으로 왔으나 배우로의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대신 그는 그의 평생의 은인인 왕립극장 단장 요나스 콜린의 도움으로 대학에 들어가 게 되었고, 배우로의 길이 좌절된 그는 대신 대학시절부터 동화를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코펜하겐에서 가난 때문에 뚜렷한 거처 가 없었던 그는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동화를 써야 했습니다. 안데르센의 고향 오덴서의 풍경 암스테르담에서 덴마크로 오는 풍경은 모두가 동화속의 풍경처럼 보였는데, 40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유틀랜드 반도의 덴마크 풍경은 진짜 동화 나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자동차와 기차를 집어삼켜 실어 나르는 배가 있는가 하면, 나무와 꽃 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집들, 크고 작은 섬.... 이 모두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렇게 아름다운 풍 경을 바라보면서 이 나라에 안데르센과 같은 유명한 동화 작가가 덴마크에서 태어날 수밖에 없다는 데 이유를 달수가 없다는 것 을 알게 되었습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