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Greece

[그리스11] 옴파로스, 그 오라클의 세계속으로...

찰라777 2004. 8. 31. 11:48
● 세계의 중심 델포이


□ 옴파로스, 그 Oracle의 세계 속으로...





- 델포이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는 옴파로스. 원래는 아폴론 신전 지하 전실에 있었음.
원형은 없어지고 로마시대 것으로 추정된다.



□ 올리브나무 향기를 맡으며...

버스는 델포이의 어느 조그만 상점 앞에서 정차를 했다. 해발 500m 언덕에 자리 잡은 델포이 마을은 작지만 성스러운 분위기를 풍긴 다. 마을에서 아폴론 신전이 있는 유적지까지는 1.5km 정도.

버스에서 내려 Y자형의 갈림길에서 오른쪽 내리막길로 걸어가니 절벽을 따라 기념품점과 레스토랑, 호텔들이 길게 늘어 서 있다. 거 리의 모습은 절벽아래 전개된 아름다운 전망과 어울려 빼어난 절경을 이룬다.












- 델포이 마을의 카페와 기념품점과 호텔들. 거리는 매우 고풍스런 분위기를 풍긴다.


고풍스런 거리의 풍경. 우리는 시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듯 천천히 아폴론 신전으로 걸어갔다. 마을 끝 쪽에는 형형색색의 깃발 들이 올리브나무의 향기를 싣고 온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탁 트인 협곡 같은 벌판사이로 멀리 코린토스의 만이 보이고 이오니아 해의 푸른 물이 보인다. 아테네로 가는 도로의 보도를 따라가 다가 왼쪽으로 벗어나면 올리브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이 나오고 신전의 입구에 델포이 박물관이 보인다.

“저게 대지의 배꼽이란 옴파로스로군….”
“희한하게도 생겼군요.”


- 아폴론 신전 입구에 있는 옴파로스 조형물→

박물관 계단을 올라가니 ‘대지의 배꼽’이라고 불리는 옴파로스가 이상한 모형을 하고 서 있다. 이 돌은 원래 아폴론 신전의 지하 전실에 있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델포이가 대지의 배꼽 즉, 세계의 중심이며, ‘대지의 자궁’이라고 믿었다. 천국과 지상이 만나는 곳. 지구상 에서 신에 가장 가까운 장소로 여겼던 곳이다. 델포이는 제우스가 풀어놓은 두 마리 독수리가 만나는 장소였다. 이 독수리가 만나는 곳이 지구의 중심이 된다는 것.

옴파로스는 세계의 중심을 나타내 주는 조각물이다. 현재 델포이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옴파로스는 아폴론 신전에 있었던 오리지널 이 아니고 로마시대 카피다. 원추용의 대리석에는 마치 우주를 얽어 맨듯한 네트워크가 조각되어있다.

옴파로스의 대체물은 아폴론 신전으로 올라가는 곳에도 하나 더 서 있다. 오라클은 아폴론 신전 지하 전실에 이 옴파로스 앞에서 행 해졌다고 한다. 전통에 따르면 신탁은 남성 신관의 의뢰로 무녀 피티아(Pythia)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 신탁의 절차

- 신탁의 절차를 행하고 있는 무녀 피티아와 사제

초기에 무녀 피티아는 어린 처녀였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피티아는 50세 이상의 흠 잡을 데 없는 여인이어야만 했다. 신탁의 초기에는 신의 응답은 1년에 단 한번 주어졌다. 즉 2월 말과 3월 초의 7일, 아폴론의 생일날 응답이 이루어졌다.

신탁의 전성기에는 응답의 수는 늘어나 매달 17일에 주어졌으며, 예외적으로 겨울에는 세 달에 한번 이루어 졌다. 이때는 아폴론이 빛이 영원히 비추이는 곳으로 가기 때문이다. 아폴론이 부재동안에는 해방과 자유의 신이며 포도주의 신인 디오니소스가 숭배되었다 .

신탁의 절차는 이러했다. 피티아가 응답을 주기 위해서는 매우 정결하고 정확한 절차가 행해져야 한다. 사제와 피타아들은 카스탈리 아 샘(Kastalian Spring)의 물로 목욕 재게 하며 몸을 깨끗이 씻는다.

그러고 나서 동물 한 마리를 아폴론의 제단에 희생으로 바친다. 동물은 어리고 아무 흠이 없는 완전한 것이어야 한다. 제단에 바친 그 희생물 위에 사제와 피티아는 찬물을 끼얹는다.

만일 동물이 전율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신이 현재 내려오고 있고, 응답이 곧 주어질 것이라는 신호다. 그 신호가 있으면 피티아가 월계수와 보리꽃을 영원한 불꽃이 있는 곳에서 태우고, 지하 성단으로 내려간다. 지하성단은 아폴론사원 의 본당 회중석(會衆席)의 바로 아래다.

사제들과 신탁 신청자들은 위쪽에 있는 한방에 머물러 있다가 신청자가 큰 소리로 신탁 질문을 외친다. 피티아는 카소티스 샘(Kassotis Spring)의 물을 마시고 월계수 잎을 씹고 나서, 신성의 삼각대(sacred tripod)에 앉는다.

- 아폴론 신전으로 올라가는 곳에 세워진 옴파로스 앞에서

그녀 근처에는 옴파로스(Ompahalos)가 있다. 이때 땅의 균열이 생기고, 균열 사이로 수증기가 올라온다. 피티아는 그 수증기를 들이 마시며 몽환(夢幻)의 경지에 빠져 들어간다.

그녀는 몽환의 경지에서 신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말하기 시작하고, 사제들은 그 말들을 글로 받아쓴다. 신탁으로 주어진 응답은 해석이 거의 불가하였고 모호한 것이었다. 비록 사제들에 의해 해석되어 신탁자에게 전달은 되었지만 그것은 신들이 주는 메시지였 기 때문이다.

우리가 델포이 박물관을 나와 아폴론 신전의 성역으로 들어 갈 때에는 오후의 작열하는 태양이 더욱 강열한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마치 태양의 신 아폴론 인간들의 마음을 훤히 꿰뚫어 보듯 세상은 가장 밝게 보였다. 그 신전의 입구에는 옴파로스 대체모형이 놓여 있었다.

나는 옴파로스 위에 손을 얹고 장엄하기 그지없는 아폴론 신전의 열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작열하는 태양속에 빛나는 아폴론 신전의 열주를 바라보고 있는 나는 마치 몽환의 세계로 들어가듯 눈앞이 아득해졌다. 아마 너무도 강열한 햇빛 때문이리라.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 우리는 이제 옴파로스가 놓여졌던 ‘대지의 자궁’ 속으로 점점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계속-





- 완벽히 보존되어 있는 청동관리상. 델포이 박물관.
네 마리의 말이 이끄는 전차를 묘사하는 조각상의 일부분.
BC478년에 게라(Gela)의 참주(僭主) 폴리자로스(Polyzalos)가
피티안 게임에서전차 경주에 승리한 기념으로 아폴론에게 헌납한 것임.
엄격한 아틱 스타일(Attic style)의 대표적인 예로 주요 아티스트의 작품임.




- 델포이의 박물관 유리창 속으로 보이는 페르나소스의 언덕
사진속의 조각상은 안티누스 대리석 조각상. 안티누스는 외모로 유명함.
이 조각상은 신과 같이 묘사된 젊은이상 중 가장 최고의 숭배 조각상 중의 하나임.



(2002. 10. 22 그리스 델포이에서, 글/사진 찰라)


♬~ 야니 : At First S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