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여행준비
□ 고해(苦海)
산디마 스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날부터 어쩐지 이번 여행이 고행길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왠지 모르게 안개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여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처음생각과는 달리 복잡하게 얽히고설킨다.
이번 여행계획은 산디마 스님과 함께 미얀마 불교성지순례를 15일 동안 한 후, 우리부부만 떨어져 나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5일, 라 오스기행 10일, 나머지를 타이로 들락 달락 하면서 배낭여행을 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당초엔 법보신문의 K기자, 그리고 산디마 스님으로만 팀이 이루어질 줄 알았는데, 산디마 스님은 8명 내지 10명 정도가 될 거라고 한 다. 떠나기 하루 전까지도 인원수가 확정되지 않고 오락가락 한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최종적으로 산디마 스님, 한국스님 두 분, K기자, 문 보살님, 그리고 우리부부 이렇게 일곱 명으로 여행팀이 구성 되었다.
“귀의승 중중존!(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아내 덕분에 5계를 받은 몽매한 이 중생이 고귀하신 스님들을 모시고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인지 두렵다. 언제나 배낭 하나만 떨렁 짊어지고 아내와 단 둘이서만 훌쩍 여행을 떠나곤 했던 나에겐 다소 무언가 옥죄는 듯한 기분이 든다. 패키지여행도 아니고 여행의 성격이 애매모호하다.
그러나 이도 수행의 한 길이다. 수행길이 될 것인지 고행 길이 될 것인지… 오직 산디마 스님만 믿고 안개 속 같은 미얀마로 떠나는 길. 어차피 인생은 고해의 바다 속을 헤매이는 것이 아닌가?
*사진 : 양곤의 쉐다곤 파야 부처님 앞에서 기도하는 노파 (2004.10.31 양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