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아웃백 울룰루
벌레가 우글거리는 야생 텐트
▲야생의 텐트에는 벌레가 어찌나 많던지 밤새 잠을 설쳐야 했다.
사실 멋모르고 거기까지 갔었다. 40도를 웃도는 불 볕 더위, 그늘이 없는 곳. 이것이 12월의 아웃 백이다.
밤에 텐트에서 잠을 자는 것은 괴로웠다. 벌레가 어찌나 많은지 아내는 무서워서 거의 한 잠도 이루지 못했다. 화장실에 가면 형광등 불빛에 야생의 벌레들이 떼거리로 윙윙거리며 몰려들었다. 벽에 부딪쳐서 땅바닥에 떨어진 벌레들이 부지기수였다.
울룰루의 캠핑그라운드에는 지네, 나방, 모기, 파리, 애벌레…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벌레들이 텐트 안을 스물스믈 기어 다녔다. 하기야 벌레가 없는 곳은 그만큼 공기도 나쁘고 오염도 심하리라. 벌레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야생이 아니겠는가? 밤에도 날씨는 무지하게 더웠다.
벌레가 우글거리는 야외 텐트에서 하루 밤을 묵은 우리는 다음날 새벽 울룰루의 일출을 바라본 뒤 3시간의 트레킹을 하고 다시 캠프로 돌아왔다.
캠프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하여 점심을 먹기 위해서였다. 음식 솜씨가 꽤 괜찮은 아내는 식사시간이면 단연 인기였다. 햄과 야채, 토마토, 오이를 썰어 진열해 놓고 뷔페식으로 떠먹는 캠핑요리는 그렇게 맛이 있었다. 하기야 다른 것이 먹을 게 없으니 입에 살살 녹을 수밖에 없었다. 즐거운 점심을 먹고 난 후 울룰루를 떠나 우리는 킹스캐년으로 향했다.
▲입에 살살 녹는 점심식사. 먹을 것이 없으니 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