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 했다!
황정에게 사형 언도를 내린 제중원...
▲SBS드라마 제중원의 한 장면(사진제공:SBS)
3월 22일 밤 방영된 제23회 제중원은 해도 해도 너무 했다. 환자의 목숨을 살려놓은 의사를 백정이라는 이유로 사형언도까지 내리다니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적반하장에 시청자의 속 내장 까지 토하게 만들어 놓고 말았다. 메디컬 프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주부 박영희(가명)씨는 제중원을 보던 중 울화통이 치밀어 아예 TV를 끄고 말았다.
월요일 밤에 방영된 23회 제중원은 형판대감의 딸이 늑막염에 걸려 헤론 원장이 없는 사이에 제중원으로 오게 되었다. 형판대감의 딸이 제중원에 왔을 때에는 병이 깊어 죽음 직전의 상태였다.
제중원에는 이 환자를 돌볼 의사가 없었다. 워낙에 긴급한 상황인지라 석란(한혜진 분) 백정마을로 가서 사정사정하여 황정(박용우 분)을 제중원으로 데려 온다. 워낙 귀한 집 딸인지라 남자 의사를 수술실에 들여보내지 못하게 하는 풍토까지는 참을 수 있다.
환자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지경까지 이른지라 황정은 오직 환자를 살리기 위해 수술실로 들어간다. 환자는 가래가 기도에 막혀 입으로 썩션(흡입)을 했으나 가래가 나오지 않는다. 황정은 그 당시 제중원에서 한 번도 시술하지 않는 목의 기도 뚫어 가래를 나오게 하고 늑막에서 고름을 빼내어 수술에 성공한다.
그러나 남자의 손이 자신의 몸에 닿은 것을 기억한 형판대감의 딸은 자살을 기도하여 목숨을 끊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형판은 밀도살 죄까지 물어 황정에게 사형언도를 내린다. 물론 그 시대에 상황으로 보아서는 백정신분에게는 그런 죄를 물을 수도 있다.
허지만 처음부터 안하무인격으로 일방적으로 황정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씌우며 인간이하의 취급을 하는 의도는 드라마의 본질이 잘못 된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 그렇다고 드라마의 결말을 권선징악의 스타일로 끌어가라는 주문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한 인간을 두고, 황정을 이 지경까지 몰고 간 원흉인 도양(연정훈 분)을 비롯해서 빈정거리는 의생, 백주사, 오주사, 정포교, 와타나베, 그리고 의녀들에 이르기까지… 드라마의 시작부터 한 순간도 빼지 않고 모두가(석란과 알렌원장을 제외하고) 한 인간을 의도적으로 능멸해 가는 드라마는 정말 해도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시대 상황이 그렇더라도 드라마를 이런 식으로 몰고 가지 말아야 한다.
이건 억지다. 아무리 TV시청률을 의식하여 흥미본위로 꾸며 나간다고는 하지만 이런 억지를 부려서는 아니 된다. 좀 더 사실에 입각하여 내용을 풀어 나가더라도 충분히 흥미가 있는 소재이다. 제중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병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관심과 흥미가 있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