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비니 마야데비 사원과 푸스카리니 연못
“하늘 위와 하늘 아래서 오직 나만 높도다.
세계가 모두 괴로움이므로,
내가 장차 편안하게 하리라”
싯다르타가 마야부인의 옆구리를 통해 태어나면서 일곱 걸음을 걸으며 한 손으로는 하늘을 가르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당을 가리키며 외친 말이다. 룸비니Lumbini는 산 크리스트어로 ‘자비롭게 the lovely'란 뜻이다. 자비로운 땅에 발을 내 딛는 순간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 벅차오른다. 나로서는 두 번째의 방문이지만 또 다른 새로운 감동이 온 몸에 퍼진다. 입구에서 비디오 촬영을 위해 10달러를 지불하는 사이 일행들은 먼저 들어가고 나 홀로 남았다.
▲룸비니 마야대비 사원 전경
1300년전에 룸비니를 순례한 혜초를 생각하며...
룸비니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이 만발해 있다. 오, 룸비니! 깨달은 성자를 잉태한 신성한 대지여! 순간 나는 땅에 엎디어 붓다를 탄생 시킨 신성한 대지 입을 맞추었다. 2500년 전의 대지나 지금의 대지나 지구의 대지는 같은 대지이지만 붓다는 육신은 없고 진리의 말씀만 남아있다. 그리고...나는 다시 1300년 전 이 땅을 밟았을 신라의 소년승 혜초를 생각해 본다. 그는 필시 걸어서 이곳을 순례하였을 것이다. 목숨을 건 순례길에서 룸비니를 찾은 혜초의 일성을 들어보자.
“가비야라국은 불타가 태어난 성이다. 거기서 무우수는 봤으나,
성은 이미 폐허가 되었다.
탑은 있으나 승려는 없고 백성도 없다.
이 성은 중천국중 가장 북쪽에 자리하고 있는데,
숲이 많이 황막해지고 길가에는 도적이 득실거려
그곳으로 가는 예배자들은 대단히 어렵게 당도한다.”(혜초, 왕오천축국전에서)
▲기원전 249년에 아쇼카 왕이 세운 돌기둥.
불멸 후 200 여년 뒤에 세원진 아쇼카 석주는
붓다가 룸비니에서 태어났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되고 있다.
1300여 년 전 신라의 소년 승려 혜초가 룸비니를 답사하고 쓴 글이다. 성은 폐허가 되고 백성도 없다. 그러나 탑은 남아있었다니 아쇼카의 돌기둥을 말함일까? 숲은 황막하고 도적의 무리가 들끓고 있었다니 얼마나 어려운 순례길이었는가를 짐직케 한다. 그는 17세에 당나라로 건너가 인도 밀교승 금강지로부터 가르침을 받던 중, 20세에 인도로 갔다. 그리고 4년간 왕오천축국을 기행하고 세계 4대기행문의 하나인 왕오천축국전을 저술했다. 혜초는 우리나라 사람 중 최초로 룸비니를 방문한 사람이다. 그 혜초의 발자국은 어디에 있을까?
▲아쇼카 왕이 세운 돌기둥에 새겨진 다섯줄의 글씨.
룸비니가 붓다 탄생지라는 사실을 최초로 기록한 역사적인 돌기둥이다.
기원전 249년 인도 마우리아 제국의 아쇼카 왕이 룸비니를 참배하고, 기념으로 아쇼카 돌기둥을 세웠다. 역사적으로 붓다나 탄생한 사실을 최초로 기록한 아쇼카. 아쇼카는 그 당시 전륜성왕이라 불릴정도로 위대한 왕이다. 인도를 최초로 통일하며 수많은 사람을 죽인 아쇼카는 불법에 귀의하여 인도 전역의 불교 성지에 아쇼카 돌기둥을 세웠다. 여기 룸비니에도 아쇼카는 붓다의 탄생지에 경의를 표시하기 위하여 거대한 돌기둥을 세우고 브라마한 문자로 다섯줄의 명문을 새겼다. 그 돌기둥이 아직까지 룸비니 동산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아쇼카 왕의 돌기둥에 새겨진 글씨
“아쇼카 왕은 즉위한지 20년이 지나 이곳을 찾아 참배하였다.
여기 석사모니 부처님이 탄생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돌로 말(馬)의 형상을 만들고 석주를 세우도록 했다.
이곳에서 위대한 분이 탄생하였음을 경배키 위한 것이며,
이에 룸비니 마을은 조세를 면제하고 생산물의 8분의 1을 징수케 한다.”
높이 7.2m의 거대한 아쇼카 석주는 마야대비 사원 뒤쪽에 있으며, 지상에서 3.3m 지점에 아쇼카의 명문이 새겨져 있다. 아쇼카 제국은 지금의 파키스탄, 아프카니스탄,과서쪽 페르시아 제국으 일부, 동쪽으로는 인도의 아삼 주 남쪽으로는 미소레 주까지 세력을 넓혔던 인도에서 가장 위대한 황제였다.
그러나 아쇼카는 전쟁의 비참함을 깊이 느껴 불법에 귀의를 하고, 곳곳에 절을 세우며 불교를 융성하게 하고 비폭력과 윤리에 의한 통치를 실현하고자 하였다. 조선시대 세조가 사륙신을 죽이고 참회하며 우리나라 곳곳에 절을 세우며 참회를 한 것과 흡사하다. 아쇼카는 총애하는 왕비를 잃고 고독과 번민 속에서 죽었다. 아쇼카는 스리랑카, 타이, 미얀마지역에 이르기까지 불교를 전파하기에 노력하였으며, 불교 선교사들을 시리아, 이집트, 그리스 등 전세계에 파견해서 붓다의 가름침을 전파했다.
(사진:사요카 왕의 상상도, 출처 위키백과)
중국 동진 시대의 구법승 법현이 5세기 초에 이곳에 순례를 왔고, 당나라 현장이 서기 623년에 룸비니를 찾아왔다. 현장의 <대당서역기>에 의하면 아쇼카 왕의 돌기둥은 벼락을 맞아 주안 부분이 부러져 있었다고 한다. 그 후 723년경에 신라의 혜초가 이곳을 순례하였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표시석
14세기에 서네팔의 왕 Ripu Malla를 마지막으로 순례기록은 끊기고 만다. 인도와 네팔을 재패한 이슬람 세력에 의해 룸비니는 파괴되고 폐허가 되어 아쇼카 왕의 돌기둥도 매몰된 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사라져 버렸다. 1896년, <대당서역기>의 기술을 토대로 룸비니를 조사 중이던 독인 고고학자 휴러Fuhrer가 아쇼카 왕의 돌기둥을 발견하고 그 뒤 룸비니 유적의 발굴이 시작하면서부터 룸비니는 긴 잠에서 다시 깨어난다.
1970년 UN본부에 룸비니를 순례, 관광의 중심지로 개발을 하기 위한 국제위원회가 설치되고, 일본 건축가가 디자인한 룸비니 개발 기본계획이 채용된다. 1985년 룸비니 개발공단이 발족하고, 7.68㎢의 룸비니 정원에는 성원지구Sacred Garden Zone, 사원지구 Monastric Zone, 신 룸비니 마을 New Lumbini Village로 나누어진다. 성원지구의 중심부가 싯다르타 왕자의 탄생지다.
▲룸비니 유적
탄생은 죽음을 향해 달려 가는 것
우리 일행 중에 정 보살은 네팔을 다섯 번이나 여행을 했지만 룸비니를 와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는 이번에 내가 룸비니를 간다고 하니 무조건 따라 붙겠다고 했다. 그녀는 두 달간의 쿠바여행에서 돌아 온 직후였다. 그만큼 룸비니를 찾는 인연도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나는 왜 다시 룸비니를 찾아가는가? 이번 일정이 자원봉사 겸 네팔 성지순례기행으로 짜여져있지만, 내가 룸비니 땅을 다시 밟을 수 있다는 것은 보통의 인연이 아니다. 룸비니는 잉태의 땅이다. 나는 룸비니의 대지에 입을 맞추며 나를 낳아주신 아버지와 어머니를 생각했다. 나의 아버지는 나를 낳으신지 6개월 만에 돌아가셨다. 그러므로 나는 아버지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룸비니 유적들
어쩌면 나의 아버지는 나를 탄생시키고 대신 저 세상으로 가셨는지도 모른다. 그런 나를 나의 어머니는 홀로 외롭게 나를 키우셨다. 내가 룸비니 땅에 입을 맞추며 느끼는 것은 ‘탄생’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고통의 바다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간은 죽음을 향하여 달려간다. 다만 인간은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영원히 살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카필라는 삼천의 해와 달과 이천의 하늘과 땅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인데,
과거미래현재의 모든 부처님이 모두 이 땅에서 탄생하셨느니라.”(수행본기경, 현변품)
흔히 룸비니는 석가모니 부처님만 태어난 곳으로 알고 있지만 불경에는 과거미래현재 부처님이 모두 룸비니에서 태어났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므로 온 세계 각지에서 매일 수많은 순례자들이 룸비니를 찾아온다. 그들은 ‘깨달은 자’가 태어난 신성한 정원에 존경의 예배를 드리고자 온다.
▲룸비니 정원으로 들어가는 버자르나 게이트
룸비니 유적 둘러보기
바이러허와에서 출발한 버스를 타고 룸비니 버자르나 게이트 앞에 하차를 하면 릭사들이 기다리고 있다. 릭사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걸어서 가는 묘미가 더 한다. 게이트로 곧장 들어가니 이름 모를 남국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게이트 정면에는 티베트 사원이 보이고, 기념품 가게와 식당이 보인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점원들이 룸비니 기념품을 들고 호객 행위를 한다. 룸비니를 기념 할만 한 한두 가지 기념품을 사는 것도 좋다.
▲게이트에 세워놓은 룸비니 마스타 플랜 도표
티벳사원 건너편에 금색 울타리로 둘러 싸여 있는 곳이 성원의 중심부다. 마야대비 사원Maya Devi Temple, 아쇼카 왕의 돌기둥Asoka Pillar, 불탑 초석이 여기 저기 놓여 있다. 주변에는 불경을 새긴 깃발이 보리수나무에 걸려 바람에 흔들리며 성지를 감싸고 있다. 성원을 둘러싸고 각국의 불교사원이 화려하게 들어서고 있지만, 정작 하얀 색의 마야데비 사원은 사원이라기보다는 조립식 건물처럼 볼품이 없고 초라하다.
신발을 벗고 마야데비 사원 안으로 들어가면 아쇼카 왕의 석판을 중심으로 2500년 전 고대 사원 초석들이 보존 되어 있다. 우리는 경건한 마음으로 모두 2500년 전의 싯다르타와 마야데비 왕비를 생각하며 합장을 했다. 그리고 지상스님은 떨리는 목소리는 <석가모니불>정근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석가모니불>정근을 따라 하며 사원 내부를 세 바퀴를 돌았다. 지상스님은 목에 메어 눈물을 흘렸고, 뒤를 따르는 보살님들 중에서도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내부의 길을 따라 세바퀴를 돈 후 붓다가 태어난 벽을 향해 엎디어 삼배를 올렸다.
▲마야대비사원 내부 건너편에 보이는 벽 밑에서 붓다가 태어났다.
탄생의 벽에서 느끼는 전률
붓다가 태어난 벽으로는 철재다리를 설치하여 참배를 하도록 동선을 배치해 놓았다. 금색으로 칠해진 벽에는 붉은 색도 보인다. 이는 현지인들이 힌두사원으로 숭배를 하며 붉은 색을 칠했기 때문이다.
벽에는 붓다를 잉태하는 마야데비 왕비의 부조가 설치되어 있다. 무우수(無憂樹보리수나무)를 오른 손으로 잡고 옆구리로 출산을 하는 마야데비 왕비, 그 앞에 브라흐마Brahma가 왕자를 받아내고 있고, 그 뒤에는 천신인 인드라Indra와 창조주인 프라자파티Prajapati가 서 있다. 구 마야 사원 유적지에서 발굴된 이 석상은 복원을 하여 금색 철망 옆 사당에 안치되어 있다.
▲붓다 탄생을 묘사한 부조
▲붓다 탄생 복원상
마야데비부인은 그 당시 관습에 따라 해산을 하기 위해 친정으로 가다가 아름다운 봄 햇살로 눈부신 룸비니 동산에서 잠시 쉬게되었다. 따스한 봄볕 속에 아쇼카 꽃들이 아름답게 활짝 피어 있는 것을 보고, 왕비가 오른팔을 들어올려 그 꽃가지를 꺾으려는 순간 왕자를 잉태하였다. 결혼을 한 지 20년이 지나도록 자식이 없었던 숫도다나 왕은 왕자의 탄생을 매우 기뻐하며, 이름을 '싯다르타'라고 지었다. 그 뜻은 '모든 것을 성취한다'는 것이다.
붓다 탄생 부조 그 바로 밑에는 부처님의 발자국 조각이 놓여 있다. 이 발자국이 있는 자리가 붓다가 태어나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친 자리다. 아직도 붓다의 외침이 들려오는 듯 하여 감회가 새롭다.
▲붓다의 발자국. 이곳이 붓다가 태어난 자리다
서양에서 온 참배자들이 벽에 머리를 대고 잠시 묵상에 잠기더니 흰 천인 카타를 벽으로 던진다. 카타가 너울너울 춤을 추며 벽에 걸리거나 벽 너머로 떨어져 내린다. 모두가 경건하다. 어떤 알 수 없는 힘이 공간을 지배하고 있다. 함께 참배를 간 보살님들도 한 분 한 분 벽에 이마를 대고 잠시 묵상에 잠겼다.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예루살렘에 있는 통곡의 벽이 생각난다.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성지 통곡의 벽에 가면 종교를 초월하여 통곡을 한다고 한다. 이곳 룸비니 붓다 탄생의 벽을 찾는 사람들도 종교를 초월하여 참배를 하고 감동을 받는다. 통곡의 벽은 고대 로마인들에 의해 파괴되었고, 룸비니는 이슬람세력에 의해 파괴되었다. 모두가 전쟁으 참화로 파괴된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성지로 받들어지고 있다.
▲붓다의 탄생 자리로 건너가는 다리
▲붓다가 태어난 벽에 이마를 대고 기도를 하는 참배객들
벽에 이마를 대고 무엇을 염원하는 것일까? 붓다는 침묵하고 있지만 참배객들의 모습은 진지하고 얼굴은 상기되어 간다. 이마의 정수리를 벽에 대고 있으면 어떤 알 수 없는 느낌이 전해 온다. 부처님으로부터 마정수기를 받는 느낌이랄까? 수기란 미래에 부처나 보살이 되리라는 다짐을 받는 의식이다. 수리를 받는 순간 과거의 업장이 소멸되고 새로운 복전을 만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과거에 연등부처님은 석가모니 부처님께 "너는 다음에 반드시 석가모니라는 이름으로 부처가 될 것이다"라는 수기를 내리셨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미륵부처님께 "너는 도솔천 내원궁에서 석가모니라는 이름으로 부처가 될 것이다"라는 수기를 내리셨다.
▲탄생의 벽에 이마를 대는 순간 찡한 전률이 느껴졌다는 아내.
"무언가 찡한 전률이 온 몸에 타고 내려오는 것 같아요!"
탄생의 벽에 이마를 대고 나오던 아내가 한 말이다. 어떤이는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어떤이는 한 동안 가동에 젖어 멍하게 서 있기도 했다.어떤 이는 목에 메어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종교에서 의식은 그만큼 중요하다. 생각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것이 중생이므로 의식을 통해서 중생은 느끼고 배운다. 룸비니에 가면 반드시 종교를 초월하여 탄생의 벽에 이마를 대고 무언의 수기를 받아보기를 권한다.
▲탄생의 벽에 이마를 대고 떨어질줄 모르는 진성거사님. 그는 강동의 눈물을 흘렸다.
탄생의 벽에 이마를 댄 우리들은 모두 상기된 모습으로 사원을 나왔다. 말은 없지만 자신만의 어떤 법열을 느끼고 있음에 틀림없다. 사원에서 나와 뒤로 돌아 가는 데 스리랑카에서 온 스님 세 분이 사라수 나무 밑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석상처럼 조용히 앉아 명상에 잠겨 있는 모습이 너무 진지하게 보인다. 스님들은 석상처럼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고 좌선 삼매에 들어 있다.
▲사라수 나무 아래서 선정 삼매에 들어있는 스리랑카 스님들의 기도
▲선정 삼매에 들어있는 스리랑카 스님들
사원 뒤에 아쇼카 석주가 세워진 곳에는 역시 스리랑카에서 온 순례자들이 돌기둥 앞에 앉아 기도를 하고 있다. 2260년 전에 세운 돌기둥은 말없이 하늘로 솟아있다. 이 카쇼카 석주는 붓다가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물이다. 우리는 아쇼카 돌기둥에 합장을 하고 참배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쇼카 석주와 마야데비사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자비공덕회 회원들. 모두가 상기된 표정이다.
▲마야부인이 붓다 출생 전후에 목욕을 했다는 푸스카리니 연못
사원 옆에는 푸스카리니Puskarini 연못이 있다. 마야데비 왕비가 붓다를 출생하고 처음으로 목욕을 했다는 연못이다. 마야 부인은 출산 전에 이 연못에서 목욕을 하고, 왕자 출산 후에도 이 연못물을 사용하여 목욕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연못은 1939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연못에 비추이는 사원이 환상적으로 보인다.
▲보리수나무 아래서 설법을 듣고 있는 스리랑카 참배객들
연 못 앞 보리수나무 아래에는 역시 스리랑카에서 왔다는 참배객들이 조용히 앉아 구루의 설법을 듣고 있다. 이 거대한 보리수나무는 붓다가 태어날 당시 있었던 손자뻘이 되는 나무이다. 한 소녀가 보리수나무 앞에서 정성스럽게 촛불을 밝히고 있다.
▲보리수나무 아래서 촛불을 밝히는 소녀
붓다가 태어난 그 때에도 촛불을 켰을까? 사원을 돌아 나오는데 룸비니 정원에 석양노을이 환상적으로 진다. 해는 세월을 모르는 것일까? 붓다의 육신은 가고 없지만 붓다가 말한 진리는 저 태양을 넘어서 귓전에 울려오고 있다. 하늘과 땅이 시작하여 끝나는 동안을 일 겁이라고 한다. 연등부처님은 붓다가 될 전생의 동자에게 미리 수기를 내렸다.
“너는 지금으로부터 백 겁 후에 부처님이 되리니, 명호는
석가모니,
여래,
집착이 없는 이(無所着),
지극히 높으신 이(至尊),
다 옳게 깨달은 이(等正覺)이라고 할 것이며,
겁의 이름은 파타(波陀)요, 세계의 이름은 사바(娑婆)이리라”(본연부, 수행본기경)
그 룸비니에서 연등부처님의 예언대로 석가모니 부처님이 탄생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또 다른 붓다의 탄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 부처는 도솔천에 주석하고 계시다는 미륵부처일까? 우리는 저 멀리 테라이 평원으로 지는 태양을 바라보며 룸비니 동산을 떠났다. 그 해가 떨어진 곳이 붓다가 29년 간 살았던 가비라 성이다. 내일은 가비라성을 찾아가 붓다의 출가 흔적을 더듬어 보려 한다.
룸비니! 룸비니! 룸비니!
룸비니에 해가 진다
붓다가 탄생한땅
룸비니에 해가 진다
붓다의 육신은 보이지 않지만
붓다의 진리는 이 땅에 남아 있네
(2010.10 12 룸비니 동산에서)
▲룸비니에 지는 노을. 해가 지는 곳이 붓다가 29년 간 살다가 출가를 한 가비라 성이 있는 곳이다.
▲룸비니에 지는 노을
▲룸비니 유적지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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