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읍 호암마을에 피어난 매화(3월 10일)
▲같은 나무가지라도 과연 성질 급한 놈부터 피어나는 모양이다.
▲희고 고운 빛깔이 눈이 부시다
▲섬진강이 바라보이는 호암마을 언덕에 핀 매화는 섬진강을 배경으로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호암마을 언덕에 핀 청매화
▲햇빛에 부서지는 붉은 반점과 꽃술이 아름답다
"같은 가지의 매화라도 성질 급한 놈부터 피어나지."
하동 호암마을 용화사 주지스님은 일찍 피어나는 매화를 이렇게 표현했다. 말이 성질 급한 매화꽃이지 매화의 종류도 다양하여 그 개화 시기는 그 종류와 기후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스님의 말씀처럼 같은 나무가지에 달린 매화라도 성질 급한 놈은 먼저 꽃망울을 터트리는 모양이다. "에라, 매화야 참아라. 성질급한 놈이 먼저 죽는다는 거 모르느냐."
3월 10일 아침 섬진강이 한 눈에 바라보이는 호암마을(일명 범바구마을)을 찾았다. 호암마을 양지바른 기슭에는 매화들이 앞 다투어 피어나고 있었다.
어제와 그제 이틀 동안에는 강한 바람이 불고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 매화의 개화가 늦추어 지는가 했더니, 오늘 아침에는 바람도 잠잠해지고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어 봄기운이 완연하다. 섬진강을 얼게 했던 동장군의 기승도 언 땅을 밀고 올라오는 봄기운에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섬진강 매화꽃은 광양 다압면 쪽보다 하동 흥룡마을 양지바른 곳에서부터 먼저 개화를 하기 시작한다. 'NEWS 경남' 보도에 따르면 금년에도 먹점골 언덕에는 지난 2월 24일 매화가 첫 꽃망울을 터트린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중순 이후에는 섬진강을 중심에 두고 하동 먹점골 언덕 일대와 광양 다압면 매화마을 일대에는 온통 눈을 뿌려 놓은 듯 매화꽃으로 뒤덮인다.
하여간 3월이 오면 섬진강 자락에는 성질 급한 매화를 필두로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3월 하순경에는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마을은 노란 수채화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산수유 꽃으로 뒤덮이고, 4월 초순에는 하공 쌍계사 계곡을 중심으로 하동포구 100리 벚꽃 길이 펼쳐진다.
지난겨울 유난히도 기승을 부렸던 동장군 탓에 매화의 만개는 예년보다 열흘 늦은 3월 20일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홍쌍리 청매실농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광양매화축제'와 구례 '산수유축제'는 구제역으로 인해 모두 취소되었다.
(2011. 3.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