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사랑"친구들의 1박 2일 지리산 여행①
형제 같은 친구들의 방문이 반갑기만 했다!
-섬진강 다슬기로 점심을…
5월 21일, 서울에서 9시에 출발한 친구들이 여섯 쌍이 구례 토지면 섬진강 다슬기 집에 모였다. 제17회 "부부의 날"에 한 쌍도 빠짐없이 일곱 쌍이 부부가 한자리에 모이게 되어 무척 기뻤다. 196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결혼을 한 뒤 "부부사랑(http://cafe.daum.net/pupusarang)"이란 이름으로 30년을 넘게 함께 형제처럼 친목을 다지며 등산을 해온 소박한 잉꼬부부들이다.
아니 닭살부부란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모두가 환갑을 넘은 나이에 한 부부도 결원이 없이 서로 사랑하며 한결같이 소박하게 살아온 친구들이다. 두 부부는 물론 낳은 아이들까지 아무런 사고 없이 시집 장가보내며 살아온 것 자체가 경이롭다는 생각이 든다.
그 친구들이 내가 섬진강에 묻혀 살다보니 이번 5월 모임을 1박 2일 코스로 지리산 자락을 찾은 것이다. 멀리 서울에서 누추한 이곳까지 백퍼센트 참석을 해준 친구들이 고맙기만 하다. 해서 나는 친구들의 가이드 역할을 자청해서 나섰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예의를 지킬수록 더 친해지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알찬 여행이 되도록 여행일정을 미리 만들었다. 그래도 14명이 함께 움직이려면 중구난방으로 하는 것보다는 일정을 짜서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였다.
친구들의 1박 2일 일정은 점심을 먹은 후 지리산 노고단 등산을 하고, 천은사 이속 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화개 장터 건너편 제일가든 매운탕 집에서 섬진강 참게탕을 먹은 후, 찰라의 집에서 1박을 하고, 다음 날 순천만, 태백산맥 문학관을 산책하는 것으로 대강의 여정을 잡아 놓았다.
나는 친구들이 도착하기 전에 토금 반냇골닭집으로 사서 주문한 야생 닭을 가지러 갔다. 11시에 가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12시경에 도착을 했더니 닭 집 주인이 웃으며 말했다.
"아직 11시가 안 되었나요?"
"하하하. 제 시계가 늦게 돌아가서 아직 안 되었구먼요."
반냇골닭집은 화덕에 불을 지펴서 산에 올라가 야생닭을 잡아와 털을 뜯어 주는 아주 원시적인 방법으로 토종닭을 키우는 집이다.
닭 집 아주머니는 산골에 사는 분 치고는 유머 감각이 뛰어난 아주머니였다. 우리는 야생 닭 세 마리를 6만원을 주고 건네받았다. 밧냇골닭집은 토금에서도 몇 km를 더 가서 아주 산골 깊숙이 있는 오지 마을이다. 그 때 전화가 왔다.
"찰라, 우리 지금 구례 IC에 도착하였네."
"아ㅡ, 벌써? 그럼 화엄사를 지나 토지초등학교 앞으로 오시게나."
아내와 나는 토종닭을 집으로 가서 냉장실에 보관하려는 생각을 바꾸어서 토지초등학교 앞에 있는 섬진강 다슬기 집으로 달려갔다. 섬진강 다슬기 집에 도착을 했더니 아직 친구들이 도착을 하지 않고 있었다.
미리 예약을 해둔 집이라 2층에 우리들 자리를 마련해 놓고 있었다. 섬진강 다슬기 집은 국산 다슬기만 쓰는 집으로 특히 다슬기 수제비가 일품이다. 다슬기 파전, 다슬기 회무침, 다슬기 수제비를 시켜 놓고 친구들을 기다렸다. 친구들은 두 개의 차로 오는데 김길량 친구 차가 네비가 고장이 나서 늦어지는 바람에 1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을 했다.
모초롬 만에 만나는 친구들이 반가웠다. 몇 십 년 동안 형제처럼 지내는 사이였기에 우리 부부는 그들의 방문이 더 없이 즐겁고 반가웠다. 친구들은 다슬기 파전과 회무침 , 그리고 수제비를 맛있게 먹었다. 아마 배가 고픈 탓도 있으리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