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80일간의티벳일주

"Free Tibet!" 티베트 여인들의 지신밟기

찰라777 2011. 6. 27. 10:05

 

 

티베트 여인들의 지신밟기

 

▲라싸 조캉사원에서 지신밟기를 하고 있는 티베트 여인들

 

 

나는 조캉사원 옥상에 앉아 한동안 라싸 시내를 바라보았다. 멀리 설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키추강이 라싸를 가로질러 흐르고 있다. 포탈라궁이 거대한 돛처럼 라싸 중심에 우뚝 서 있다. 주인을 잃은 라싸는 마치 표류하는 난파선처럼 보인다. 그 난파선 위에 수많은 선원들이 나라를 찾기 위해 오체투지로 기도를 올리고 있다. 티베트 각지에서 온 순례자들이 조캉사원을 중심으로 소용돌이처럼 돌며 "옴 마니 밧 메 훔"을 독경하고 있다. 바코르는 우주의 블랙홀처럼 살아서 움직인다. 저들이 영혼이 숨쉬는 동안 티베트는 다시 일어날 것이다!

 

나는 1층으로 내려와 조캉사원 내부에 있는 좁은 낭코르를 돌았다. 낭코르는 조캉사원 안에 있는 코라다. 좁은 코라에는 마니차를 돌리는 사람, 오체투지를 하며 가는 순례자들로 가득 차 있다.  향냄새와 버터기름 냄새가 코를 찌른다. 티베트인들의 기도는오직 하나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다.

 

 

▲나라를 빼앗긴 티베트 라싸는 표류하고 있는 난파선처럼 보인다. 그러나 라싸의 심장 바코르를 돌며 기도를 하고 있는 순례자들의 영혼은 언제가는 나라를 되찾고 말 것이다.

 

 

낭코르를 돌고 있는데 어디선가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들어보니 한 무리의 여인들이 머리에 수건을 둘러쓰고 손에는 긴 작대기를 들고 장단을 맞추며 노래를 부른다. 작대기로 바닥을 두드리며 장단을 맞추면 한족이 노래를 부르고, 다른 한쪽이 작대기를 두드리면 나머지 한 쪽이 노래를 부른다. 마치 우리나라 '캐니나 칭칭 나네'와 비슷한 음률이다. 이는 건물을 지을 때자 보수를 할 때 지신밟기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인들이 노래는 구슬픈 영혼의 소리다.

나라를 잃은 영혼의 소리다.

한 때 우리나라도 일제의 압제에서 신음소리를 내지 않았던가?

나는 그들의 영혼이 빨리 나라를 되찾기를 기원하며 낭코르를 돌았다.

낭코르를 도는 내 손에는 티베트인들의 손에 쥐여져 있는 마니차가 돌아가고 있었다.

내 손과 마음에서도 티베트의 영혼이 숨을 쉬며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Free Tibet"

 

나는 자즈막이 티베트의 자유을 외치며 낭코르를 돌다가 조캉사원 밖으로 나와 바코를 돌고 있는 순례자들 속으로 빠져 들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