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80일간의티벳일주

티벳 할머니의 기막힌 헤어스타일

찰라777 2011. 12. 8. 07:17

 

아, 저 티벳 할머니의 기가막힌 헤어 패션! 세월의 무게가 실려 있는 백발의 머릿결!

긴 백발을 한 땀 한 땀 총총히 땋아 내리다가 끝에는

밤색과 파란색 천을 엮어 꼬아 딴 모습이 매우 컬러풀하고 역동적이기까지 하다!

 

 

 

 

이마의 정수리에 정성스럽게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고 그대로 온 몸을 천천히 땅에 밀착시킨다.

이마, 양쪽 팔꿈치, 양쪽 무릎은 물론 온몸을 차가운 돌바닥에 밀착시키면

백발의 긴 머리가 둥그런 타원형을 그리며 등위로 저절로 모아진다.

이마를 땅 바닥에 대고 두 손바닥은 공손히 접족례를 하고 있다.

마치 여린 두 손으로 거대한 포탈라 궁을 떠받치기라도 하려는 겸손하고 경건한 모습니다.

 

 

 

라사 포탈라 궁 앞에는 수많은 순례자들이 끊임없이 모여든다. 그들은 하루 종일 포탈라 코라(순례길)를 돌거나 포탈라 궁을 향하여 오체투지로 절을 올리기도 한다. 나는 수많은 순례자들 중에서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가 아주 느린 동작으로 포탈라 궁을 향하여 수 없이 오체투지로 절을 올리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보니 할머니는 매우 특이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정성스럽게 이리저리 꼬아서 길게 땋아 내린 은발 머리는 엉덩이까지 치렁하게 흘러내리고 있다. 아, 저 멋진 헤어 패션! 세월의 무게가 실려 있는 백발의 머릿결! 긴 백발을 한 땀 한 땀 총총히 땋아 내리다가 끝에는 밤색과 파란색 천을 엮어 내린 모습은 매우 컬러풀하고 역동적이기까지 하다!

 

할머니는 끊임없이 절을 올렸다. 이마의 정수리에 정성스럽게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고 그대로 온 몸을 천천히 땅에 밀착시킨다. 이마, 양쪽 팔꿈치, 양쪽 무릎은 물론 온몸을 차가운 돌바닥에 밀착시키면 백발의 긴 머리가 둥그런 타원형을 그리며 등위로 저절로 모아진다.

 

이마를 땅 바닥에 대고 두 손바닥은 공손히 접족례(接足禮-손바닥을 위로 향하도록 뒤집어 양쪽 귀까지 올려 부처님의 발을 떠 받쳐 올리는 의식)를 하고 있다. 마치 여린 두 손으로 거대한 포탈라 궁을 떠받치기라도 하려는 모습니다.

 

신발 패션은 또 어떤가!

비단 꽃신을 신은 할머니의 양쪽 신발은 달고 달아있다. 얼마나 먼 길을 걸어 왔을까? 할머니 옆에는 원색으로 수를 놓은 가방과 모자, 그리고 염주와 마니차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모두가 기도를 위한 소중한 용품이다.

 

할머니의 모습은 기도 덩어리 그 자체이다. 말없이 포탈라 궁을 향하여 절을 올리는 할머니의 모습은 사뭇 경건하다 못해 어떤 범접 할 수 없는 위엄까지 서려있다. 나는 정면으로 가서 할머니의 앞모습을 감히 바라볼 수가 없다. 더구나 티벳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이 사진 찍히면 영혼이 빠져 나간다고 믿고 있어 함부로 사진을 찍을 수도 없다. 나는 할머니의 뒤 모습만 조심스럽게 카메라에 담았다.

 

저 할머니는 무엇 때문에 차가운 바닥에 그리도 힘든 오체투지를 정성스럽게 올리고 있을까? 도대체 티벳 사람들은 왜 저토록 온 몸을 던져 오체투지로 절을 할까? 우리는 인도에서 출생하여 티벳에서 큰 가름침을 편 위대한 스승 아띠샤의 가르침에서 그 오체투지의 중요성을 찾아 볼 수 있다.

 

 

아띠샤는 "항상 일곱 갈래의 기원과 길을 가려는 뜨거운 소원을 올리라"고 강조한다. 수행자는 매일 일곱 갈래의 기원이라 불리는 예비수행을 해야 한다. 이것은 제단에 물그릇 일곱 개를 올리는 것으로 상징된다. 마음을 지닌 모든 존재는 안으로 부처의 성품(佛性)을 간직하고 있다. 그것은 감정의 갈등과 어리석음이란 장막에 가려져 있지만, 일곱 갈래의 기원 속에 담긴 방법으로 그것을 드러나게 할 수 있다.

 

그 일곱 갈래의 첫 번째는 몸을 내던져 절을 하는 것이다. 절을 함에 있어서는 마음이 그 육체적 동작이나 회수를 헤아리기에 머물게 하지 말고, 우리가 그렇게 하는 동기에 마음을 모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 몸을 던져 절을 하고 재빨리 몸을 일으키면서 이것은 바로 세상의 미혹과 비참에서 재빨리 몸을 빼냄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절하기는 자만심을 꺾는 가장 강함 무기이다. 이것은 바로 굴복의 형상, 즉 자신의 마음을 항복 받아 겸손해지는 절차이다. 아띠샤는 이 수행을 크게 강조했다. 모든 특별한 수행 가운데서도 이것은 장애를 씻고 복을 쌓기에 가장 효과적인 수행이기 때문이다(이상의 내용은 아띠샤 Atisha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인도의 큰 스승 디팜까라 슈리쥬나나 Dipamkara Shrijnana의 핵심적인 가르침들 가운데 일부를 소개한 '마음 바꾸기-가방 하르제야' 지음에서 인용하였음).

 

 

기가 막힌 헤어스타일을 하고 포탈라 궁을 향하여 끊임없이 절을 올리는 티벳 할머니로부터 겸손의 미덕을 배운다. 사람들은 말로는 겸손 한 채 하지만 실제로는 아심으로 가득 차있다. 더구나 나이가 들수록 남의 말을 점점 더 듣지 않는다. 그래서 성철 스님께서도 죽을 때까지 매일 108배 공양을 부처님께 올렸는지 모른다.

 

108배는 자만심과 교만을 뽑아내는 가장 효과적인 명약이다. 108배는 요즈음 종교를 초월하여 기적의 건강법으로 더 많이 알려지고 있다. '나를 살린 기적의 108배'(KBS 아침마당 2011.7.18 청견스님 편), '기적의 108배 건강법(조현주 지음)', '하루 108배 내 몸을 살리는 10분의 기적(김재성 지음) 등에는 종교를 초월한 기적의 건강법으로 108배가 소개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포탈라 궁을 향하여 하염없이 절을 올리는 80 노구의 티벳 할머니는 무척이나 건강해 보인다. 건강하지 않으면 어떻게 맨 바닥에 저렇게 많은 절을 올릴 수 있겠는가?

 

금년 1월부터 과민성장증후군으로 지난 10월까지 고생을 한 나는 11월 1일부터 일체의 약을 끊고 108배를 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수평리 집을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고부터는 설사가 더해졌다. 장이 그만 큼 더 과민해 진 것이다. 오만가지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독한 마음을 먹고 아침마다 108배 정진을 하기 시작했다.

 

불교방송 <108 대 참회문> 영상에 맞추어 절을 올렸다. 처음에는 너무나 힘이 들었다. 108배를 하다가 쏟아져 나오는 설사 때문에 몇 차례나 화장실을 오가야 했다. 음식을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먹으면 그대로 쏟아져 내리기 때문이다. 실로 엄청난 양의 변이 쏟아져 나왔다. 나는 굶거나 죽을 먹거나 음식을 아주 적게 먹어야 했다. 그래도 나는 108배를 멈추지않았다. 그러나 머리는 맑아지고 마음은 점점 차분해졌다.

 

만 일주일이 지나자 설사 회수가 하루에 10번 정도 가던 것이 3~4번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14일, 21일, 한달이 지나면서 화장실을 가는 회수가 점점 줄어들더니 마침내 이제 하루에 한 번 갈 정도로 컨디션이 회복되었다. 참으로 놀라운 변화였다. 그러니 108배는 가장 좁은 공간에서 자신을 더 겸손하게 하고, 기적을 일으키는 최고의 건강법이라 할 수 있다.

 

겸손한 자들이여, 그대에게 복이 있나니....

 

 

 

▲포탈라궁을 향하여 끊임없이 오체투지를 올리는 티벳 순례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