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찰라의세상보기

마지막 겨울여행②-얼음계곡으로 변한 수렴동 계곡

찰라777 2012. 4. 5. 06:37

사람들은 왜 이렇게 힘든 길을 걸어서 설악산에 올라갈까요?

아름다운 경치를 보기위해서?

봉정암에서 소원을 빌기 위해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마음을 비우기 위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어쨌든 다 맛는 말입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행복해 지기 위해서 산을 오르겠지요?

따지고 보면 저 역시 행복해 지기 위해서 이 추운 날 봉정암으로 가는 험한 길을 오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직은 얼음과 눈으로 덮혀있는 수렴동 계곡

 

 

 

  

▲배낭뒤에 달고 가는 노란 봉투는 무엇일까? 나중에 알고보니 봉정암 부처님 전에 받칠 미역이다. 봉정암은 자동차 길이 없어 순례자들은 미역, 떡, 쌀, 김치, 라면 등을 등에 지고 간다. 자신이 먹거나 다른 순례자들이 먹을거리를 지고 가는 것이다.

 

 

수렴동 계곡은 백담 산장에서 수렴동 대피소에 이르는 계곡을 말합니다.

이 골짜기는 수많은 담과 소, 기암괴석 등 함께 어우라져 일대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천불동계곡이 외설악을 대표하는 계곡이라면 수렴동계곡과 구곡담계곡은 내설악을 대표하는 계곡입니다.

 

 

 

 

 

 

 

 

 

 

 

 

 

 

 

 

 

 

 

 

 

 

깊고 부드러운 계곡에는 눈이 녹아 내리는 맑은 물이 철철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눈사태로 거대한 나무들이 쓰러져 있고, 암반에는 고드름이 길게 달려 있습니다. 담과 소에는 겨룽내 두껍게 얼었던 얼음과 산처럼 쌓인 눈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어 계곡은 신비로움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설악의 계곡에는 아직 겨울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100년도 넘었을 나무들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넘어져 있다. 계곡은 해빙기를 맞아하여 암석과 흙이 무너져 내리고 있어 보행시 낙석을 주의해야 한다.

 

 

▲나이테나 150개는 될 듯

 

 

길을 가로막은 나무를 토막을 내어 길옆에 놓이두었는데, 진한 솔향기가 가슴속까지 져며 듭니다. 몇 백년을 살아온 나무도 운명이 다하면 자연의 법칙에 따라  이렇게 쓰러져 생명을 다하고 맙니다. 그러나 나무는 생명을 다 한것이 아니라 자연으로 돌아가 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 날 것입니다.

 

 

 

 

 

 

▲낙석과 붕괴위험에 있는 나무, 흙더미를 조심해야한다.

 

 

 

 

 

▲눈속에 피는 버들강아지

 

 

▲하늘을 덮고 있는 나무들

 

 

▲오세암으로 가는 갈림길

 

 

 

 

 

더구나 용의 이빨처럼 하늘높이 솟아있는 용아장성의 기암괴석과 서북주릉의 험준하고 힘찬 산세는 무언가 알 수 없는 기운이 던달되어오고 있습니다. 수렴동계곡은 가을단풍이 어우러질 때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지만 겨울풍경도 가을 못지않게 신비로운 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눈의 무게를 못이겨 여기저기 쓰러져 넘어진 나무들이 겨울의 험난한 기후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용의 이빨처럼 날카로운 암봉이 용아장성의 신비로움을 더해주고 있다.

 

 

 

 

 

 

 

 

 

 

 

 

 

 

 

 

 

 

계곡의 얼음 사이로 힘차게 흘러내리는 물기운과 용의 이빨처럼 뾰쪽뾰쪽하게 솟아오른 날카로운 암봉들은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않는 절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영시암에서 잠시 물 한잔을 마시며 숨을 고른 뒤 눈덮인 산길을 걸어 올라갔습니다. 영시암에는 아직도 천장에 닿을 만큼 많은 눈들이 녹지않고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삽으로 눈을 쳐내고는 있지만 아마 이 봄이 다 가도록 치워도 어려울 듯 합니다.

 

 

 

 

 

 

 

영시암을 지나 구곡담계곡으로 진입을 하는데 눈발이 휘날리기 시작했습니다. 계곡은 점점 더 많은 눈들이 쌓여 있습니다. 아이젠을 채우지 않으면 걷기가 힘든 길입니다.  바람은 불고, 눈발은 점점 거세지고, 설악산의 날씨는 정말 예측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순례자들은 묵묵히 앞을 바라보며 한걸음 한걸음 봉정암을 향해 걸어 가고 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