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산딸기의 유혹!
그러나 산딸기 밑에는 말벌집이 도사리고 있네....
이곳 연천군 동이리 텃밭 밑 돌담에는
야생 산딸기나무가 몇 그루 자생을 하고 있습니다.
6월이 오자 산딸기는 생각보다 많이 열려
싱싱한 후식으로 우리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고 있군요.
야생 산딸기는 비교적 따먹기 힘든 돌담이나 언덕에 주로 자라고 있지요.
텃밭을 일구다가 우연히 축대 밑에 자생하고 있는 산딸기나무를 우연히 발견했는데,
산딸기를 따먹기 위해서는 험한 축대 밑으로 내려가야만 합니다.
허지만 빨갛게 익어가고 있는 산딸기의 유혹을 뿌리칠 수는 없지요.
▲단비를 맞고 더욱 싱싱하고 탐스런 산딸기가 먹음직스럽지요?
▲산딸기나무는 현관에서 15m 정도 떨어진 텃밭 건너 돌담밑에 있어요~ 산딸기나무는 집 현관에서 텃밭을 건너 15m 정도 떨어진 돌담 밑에 자라고 있는데요, 요즈음 고맙게도 계속 열매가 먹음직스럽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몇 번 따 먹었는데도 비가 내리자 산딸기가 더욱 싱싱하게 익어가며 군침을 돌게 하고 있군요.
산딸기란 말은 듣기만 해도 신선하고, 사람의 마음을 싱그럽게 해주는 매력이 있지요. 요즈음 저희 집을 방문하는 친구들도 산딸기를 따는 재미와 손수 딴 산딸기를 먹는 재미를 동시에 만끽하기도 하지요. 지난 7월 4일 아내 친구들도 산딸기를 따 먹으며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거든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산딸기를 들고 있는 친구... 토요일(7월 7일)에는 서울에서 오랜만에 두 딸들이 왔습니다. 나는 아이들에게 산딸기를 따는 체험과 손수 먹는 재미를 맛보게 해주려고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었지요. 일요일 오후, 아이들을 데리고 산딸기가 있는 텃밭을 가로질러 돌담 밑으로 앞장을 서서 갔습니다. 장화와 모자, 그리고 어깨에 토시를 끼고 완전무장을 한 채 돌담 밑으로 내려가 막 산딸기를 따려고 하는데… 벌떼들이 윙윙하며 날아들지 않겠습니까?
▲산딸기와 말법집은 이 돌 축대 밑에....
"이크! 빨리 엎드려! 벌이야!" "아이고 엄마, 사람살려!" 아이들은 질겁하며 뒷걸음질로 혼비백산 도망을 갔습니다. 맨 앞에 있는 나는 이미 무릎에 벌침을 한방 맞은 상태였습니다. 벌들이 잠잠해지자 아이들을 돌담 위로 피신시키고 다시 조심스럽게 산딸기가 열린 밑을 살펴보았습니다. "아빠, 조심해요! 빨리 올라오세요!" "응, 알았어. 근데, 며칠 전만해도 벌집이 없었는데?"
▲먹음직스런 산딸기 바로 밑에 있는 말벌집...
벌들은 건드리지만 않으면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낮은 자세를 취하며 산딸기나무 밑을 조심스럽게 살펴보았습니다. 아이고, 맙소사! 놀랍게도 말벌로 보이는 벌들이 떼거리로 들어붙어 벌집을 짓고 있지 않겠습니까? 정말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했습니다. 다행히 저 벌집을 크게 건드리지않아 큰 피해는 없었지만, 벌집을 건드려 저 말벌들의 공격을 일시에 받았더라면 생명의 위협도 받을 수 있을 뻔 했으니까요? 벌들은 이제 막 집을 짓기 시작했나 봅니다.
▲이제 막 벌집을 짓기 시작하고 있는 말벌들. 보기만 해도 위협적이지요? 나중에 곤충도감을 찾아보니 저녀석들은 말벌들 중에서도 <땅벌>에 속하는 종류 같습니다. 말벌은 아시는 바와 같이 육식성 곤충으로 치명적인 독침을 지니고 있지요. 사람을 공격하여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는 호전적인 말벌은 장수말벌, 땅벌, 쌍살벌 등 약 20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산딸기 밑에 있는 말벌은 <땅벌>종류인 것 같습니다. 최근들어 성묘객들이 벌초를 하다가 말벌에 쏘여 사망하는 사건이 종종 보도 될 만큼 말벌은 무서운 독을 가진 벌입니다. 매년 성묘철만 되면 119에 신고되는 말벌집 제거요청이 증가될만큼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말벌중 땅벌의 길이는 수컷이 12~18mm, 암컷은 15~19mm로, 흑색바탕에 황색의 무늬가 있으며, 머리전면에 털이 나 있다. "나를 함부로 건리지 말아다오!" 검은 몸뚱이에 황색 경고띠를 두루고 있는 말벌 말벌 중에서 땅벌의 길이는 수컷이 12~18mm, 암컷은 15~19mm로, 흑색바탕에 황색의 무늬가 있으며, 머리의 전면에는 점각과 흑생의 털이 빽빽이 나 있고, 머리방패에는 둔한 2개의 이가 있습니다. 더듬이가 긴 녀석이 암컷이고, 치명적인 독침을 가지고 있지요. 배 끝에 암컷의 산란관이 변한 뾰족한 침이 있는데, 이것으로 아이를 낳기도 하지만 상대를 공격하여 죽일 수도 있습니다.
▲더듬이가 긴 녀석이 암컷인데, 산란관이 변한 뾰족한 독침을 가지고 있다. 말벌은 꿀벌처럼 꽃가루를 모으지 않고, 나무 수액을 핥거나 과일즙을 빨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나운 육식성 곤충입니다. 나비목 곤충 등 약한 곤충의 유충을 습격하여 큰 턱으로 잘게 씹어 곤죽을 만들어 집에 가지고 가 애벌레에게 먹이기도 합니다. 말벌 몇 마리가 양봉하는 곳을 습격하여 벌집을 통째로 전멸시키는 일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를 함부로 건드리지 말아다오!"란 표시로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사람의 눈에 잘 띠도록 검은 몸뚱이에 노란 황색의 줄무늬 색상으로 경고를 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점점 커지고 있는 말벌집. 노란색을 띠고 있는 것은 애벌레처럼 보인다. 특히 여름철 야생에서의 생활은 벌, 뱀, 지네 등 독이 있는 생물들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곳 DMZ인근 임진강변은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어 산수가 맑고 오염이 되지않아 매우 청정하지만 그만큼 위협적인 요소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조심을 해야 합니다. 7월 4일 날만 해도 분명히 벌집이 없었는데 금세 저렇게 벌들이 모여 들어 집을 짓고 있는 것만 보아도 항상 경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되겠지요. 작년에 구례 섬진강변에 살때에는 산딸기를 따다가 뱀에게 혼줄이 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벌집위 싱싱하게 익어가고 있는 산딸기의 유혹! "서로가 조심하며 살아가야지." "여보, 벌집을 어떻게 좀 떼어내봐요?" "글쎄… 조금 생각해 보자고." 아내는 딸기는 고사하고 벌집을 어떻게든 떼어 내라고 하는데,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사실은 벌들이 있기에 텃밭에서 호박, 오이, 토마토, 수박 등을 수확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꽃가루 수분(말벌들은 꽃가루 수분을 하지 않지만)을 해주는 벌들은 달리 생각하면 우리 인간에게 굉장히 고마운 존재들이지요. "인간이 무슨 권리로 함부로 벌을 죽일 수 있어. 서로가 조심하며 살아가야지." ▲말벌집 위에 딸기들이 더욱 먹음직스럽게 보이네요! 문득 지리산에 살 때에 쌍계사 부근 홍서원의 스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홍서원에는 바로 절 현관 입구 천정에 말벌들이 집을 크게 지어 놓고 있었습니다. 벌집을 발견한 스님은 그 밑에 망사를 쳐 놓고 드나드는 사람들이 벌집을 건드리지 않게 표시를 해 두었답니다. 그랬더니 어떻게 잘못해서 벌집을 건드린 스님 한분만 벌을 딱 한 번 쏘였다고 하더군요. 말벌들도 눈에 잘 띄도록 몸둥이에 노란 줄무늬 경고를 하고 다니듯 사람도 경계를 게을리 하지않고 서로 조심하면 피차간에 피해가 없다는 것이 스님의 지론입니다. ▲<벌주의!>라 써서 넣은 비닐지퍼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 산딸기 밑에 있는 벌집을 제거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대로 두어야 할까요? 지금 우리 집에서도 아내와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아내는 살충제를 살포해서라도 벌집을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이고, 나는 벌집을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하며 그대로 두자고 하고 있습니다. 다행이 벌집이 있는 곳은 사람의 왕래가 전혀 없는 곳이기 때문에 일부러 건드리지만 않으면 벌들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벌주의!>란 표지판을 벌집 위산딸기나무에 걸어놓고는 있는데... 이튿날 나는 <벌주의!>란 표지를 써서 비닐지퍼에 넣어 말벌집 위에 있는 산딸기나무에 걸어두었습니다. 이 표지를 보고 벌을 조심하라는 경고의 표시를 해 둔 것이지요. 아직 벌집은 그대로 있습니다. 아마 벌들이 더 많이 모여 들 것 같고, 벌집은 더 커질 것 같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우리 집에서 사신다면 여러분은 이 벌집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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