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봉천고개에서 관악산에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고
온 가족이 함께 이곳 연천 금가락지로 돌아왔습니다.
동이리로 가는 길은 그제 내린 눈으로 완전 빙판길입니다.
북극의 어느 시골길을 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온 세상이 하얗습니다.
집앞까지 슬금슬금 기어와 대문앞 언덕의 눈을 치우고 나서야, 겨우 자동차가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연천 동이리에 지는 해
집에 도착하자 말자 눈을 치웠습니다.
먼저 대문 앞에 눈을 치우고
정자로 가는 길
창고로 가는 길
현관으로 가는 길을 내고 나니
온몸에 땀이 흠뻑 젖어들었습니다.
마당 눈 길
장독대 눈 모자
정자에 점점 길어지는 고드름
화로에 불을 지피고
김장독 눈을 헤집고 김치, 홍당무, 알타리 무를 꺼냈습니다.
김장독을 묻은 지 한 달 반정도 되고나니
김치와 홍당무가 아주 적당히 잘 익었군요.
역시 땅속에서 서서히 익어가는 김치와 무가 감칠맛이 납니다.
김장독에서 꺼내온 김치와 무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김장독 묻은 자리, 방한거적을 걷어내면...
지푸라기가 나오고,
김장독이 나온다.
보석처럼 서서히 익어가는 홍당무...
백김치를 꺼내는 아내의 손
맛이 제대로 들어가는 백김치. 김치가 아니라 金치다
점심을 먹고는
화로에 밤과 고구마를 구어 먹었습니다.
실로 오랫만에 온 가족이 함께 화롯불에 둘러 앉아
군밤과 고구마를 구어먹고 있자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문밖의 날씨는 엄청 춥지만
거싱에서 방한복 입고 군고구마를 먹는
마음은 훈훈하기만 합니다.
마음이 따뜻하니 몸도 따뜻합니다.
모두가 훈훈한 세밑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금굴산 서쪽으로 지는 2012년 해넘이
주상절리를 금빛으로 물들이는 노을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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